닫기

Advertisements

[취재후일담] ‘산유국 꿈’ 현실로 만든 동해가스전…‘다음 쓰임’은 없나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917010006859

글자크기

닫기

배석원 기자

승인 : 2026. 09. 17. 18:22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한국석유공사 동해 1가스전 전경..석유공사 제공
한국석유공사 동해-1가스전 전경/한국석유공사 제공
배석원 기자 증명사진
배석원 기획취재부 기자
'대왕고래 프로젝트'로 불린 동해 심해 가스전 사업이 다시 뉴스의 중심에 섰습니다. 감사원이 어제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감사 결과를 내놓으면서 유망성 평가와 검증, 시추 추진에 이르기까지 그동안의 과정이 다시 도마에 오른 겁니다. 새로운 석유·가스를 찾는 데 얼마나 많은 검증과 신중한 판단이 필요한지를 보여주는 국내 자원개발의 한 사례로 남게 됐습니다.

새로운 가스전을 찾는 문제로 동해 자원탐사가 다시 주목받는 사이, 한편에서는 정반대의 작업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거 우리나라를 세계 95번째 산유국 반열에 올려놓았던 한국석유공사의 동해가스전 철거 이야기입니다. 지난 7월 3일부로 6-1광구 중부 채취권이 만료되면서 해저광물자원개발법에 따른 원상회복 의무가 발생했습니다. 가스 생산이라는 임무를 마쳤으니 법에 따라 시설을 철거하고 원래 상태로 되돌려야 한다는 겁니다.

당초 법에서는 채취권 만료 후 1년 내 원상회복 의무를 두고 있었지만, 최근 시행령 개정으로 원상회복 기간이 5년으로 연장됐습니다. 또 동해가스전 시설을 CCS나 해상풍력 등에 재활용할 수 있도록 원상회복 예외를 확대하는 법 개정도 이뤄졌습니다.

그 동안 정부와 석유공사도 이 시설을 재활용해 동해가스전 탄소포집·저장(CCS) 사업과 200메가와트(㎿)급 부유식 해상풍력 사업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해왔습니다. CCS의 경우 동해가스전 저류층과 플랫폼 등 기존 시설을 활용해 연간 120만t의 이산화탄소를 저장하는 사업으로 기획됐습니다. 하지만 CCS 사업은 경제성 문제로 사실상 멈춰섰고, 해상풍력 등 기존 시설의 재활용 역시 아직 현실화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대로 새로운 쓰임을 찾지 못한다면 앞으로 5년 내 '산유국의 꿈'을 현실로 만들었던 해상플랫폼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동해가스전 CCS 사업이 사실상 멈춰선 상황에서도 업계는 아직 재추진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최근 서울에서 열린 한 CCUS 컨퍼런스에서 만난 국내 에너지기업 관계자는 "동해가스전 CCS는 국내 CCUS 산업을 위해서라도 필요한 사업"이라며 "국경통과 CCS도 추진되고 있지만 동해가스전이 세계적으로 큰 규모는 아니더라도 비용 절감과 산업 육성 차원에서 중요한 거점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반면 자원개발 학계에서는 국내에서 탐사와 개발, 생산에 이어 철거까지 직접 수행해봐야 자원개발의 전 주기 경험을 온전히 축적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동해가스전 철거를 아쉬워하는 목소리는 해양과학 연구계에서도 나옵니다. 한 해양과학 분야 연구자는 "플랫폼 철거는 연구자 관점에서는 아쉬운 측면이 있다"며 "상부구조물을 철거하더라도 하부구조물만이라도 남아 연구에 활용됐으면 한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실제로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2018년 '동해 가스전 해양과학조사 및 해양장비 테스트베드 활용 기획연구' 보고서를 내고 동해가스전을 해양과학 연구와 장비 실증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적도 있습니다. 다만 여러 이유 등으로 이후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습니다. 현재는 석유공사와 지난 2월에 체결한 '동해가스전 해양시설물 활용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으로 추진한 구조물 모니터링 연구가 정도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석유공사가 수립한 계획대로라면 본격적인 철거는 2029년부터 시작될 예정입니다. 입찰 등 준비 작업은 이보다 앞서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새로운 자원을 찾는 과정에서 무엇을 검증하고 경계해야 하는지를 남긴 사례라면, 동해가스전은 생산을 마친 자산의 마지막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가 될 겁니다. 철거로 생애를 마칠지,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자산으로 다시 쓰일지는 지켜볼 일입니다.
배석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