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렉라자 성공 이을 유한양행 차기 리더십… 영업·R&D 결합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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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우 기자

승인 : 2026. 09. 0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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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이르면 이달 최종후보 결정
이병만 경영·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
외부출신 김열홍 R&D총괄 사장 3파전
제2 신약 R&D 연속성 과제 떠오르며
'현금창출+성장동력'이 핵심 역량으로
국산 31호 신약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의 성공을 이끈 유한양행이 '포스트 렉라자'를 위한 리더십 전환의 기로에 섰다. 차기 대표 후보군 자체는 이미 윤곽이 드러난 가운데 이번 인사의 관전 포인트는 '누가' 수장이 되느냐를 넘어 렉라자로 확보한 성과를 후속 신약에 재투자하는 연구개발(R&D) 선순환 구조를 어떻게 이어갈지에 쏠린다. 안정적인 영업력을 바탕으로 신약 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경영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차기 리더십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이르면 이달 차기 대표이사 후보를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표이사 선임 결정권을 가진 이사회는 후보 적정성 심의를 거쳐 내년 정기 주주총회에 올릴 최종 후보를 결정하게 된다. 현 조욱제 대표이사의 임기는 내년 3월 만료된다. 차기 대표 후보군에는 김열홍 R&D 총괄 사장과 이병만 경영관리본부장(부사장), 유재천 약품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이 거론된다. 김 사장은 고려대 의대 종양혈액내과 교수 출신으로 2023년 유한양행에 합류한 R&D 전문가다. 이·유 부사장은 유한양행에 입사해 영업과 마케팅, 경영관리 등을 두루 거친 내부 출신이다. 후보들의 강점이 뚜렷하게 갈리는 만큼 차기 경영진이 유한양행의 전통적인 영업 경쟁력과 높아진 R&D 역량을 어떻게 결합할지가 관건이다.

특히 창립 100주년을 맞은 유한양행에는 이번 인선이 향후 성장 방향을 결정할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렉라자라는 첫 글로벌 신약 성과를 일회성 성공에 그치지 않고 후속 신약으로 이어가는 것이 과제로 남아 있어서다. 유한양행은 매년 매출의 10% 안팎인 연 2000억원 수준을 R&D에 투자해 왔다. 그 결실 중 하나가 렉라자다.

렉라자는 이제 연구개발 성과를 넘어 유한양행의 실적에도 기여하기 시작했다. 유한양행은 올해 2분기 렉라자 글로벌 상업화 성과에 힘입어 사상 처음 분기 매출 6000억원을 넘었다. 병용요법의 유럽 상업화 개시로 3000만 달러(약 404억원)의 단계별 기술료(마일스톤)를 수령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견인했다. 신약 개발에 투입한 자금이 기술료와 로열티 등으로 돌아오고, 이를 다시 후속 파이프라인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유한양행은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이어가기 위해 후속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높이는 데 힘을 싣고 있다. 맞춤형 사업개발(BD) 전략과 임상시험 공동연구, 뉴코(Newco) 모델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뉴코 모델은 특정 신약 파이프라인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외부 자본을 유치해 신약 개발 속도를 높이는 전략이다.

현재 핵심 파이프라인은 기술수출 가능성이 높은 알레르기 치료제 레시게르셉트(YH35324)와 HER2·4-1BB 이중항체 네스프로타미그(YH32367), EGFR·4-1BB 이중항체 YH32364, HER2 표적항암제 YH42946,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제 YH25724 등이 있다. 이들 후보물질 가운데 '제2의 렉라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차기 경영진에게 주어진 중장기 과제다.

R&D 투자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면 본업인 영업과 마케팅에서 안정적으로 현금을 창출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약 개발은 장기간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만큼 렉라자에서 발생하는 기술료만으로 R&D를 지속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결국 기존 의약품 사업에서 확보한 현금과 신약 성과를 다시 차세대 파이프라인에 투입하는 구조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우채연 아리스 연구원은 "렉라자의 수요 확대와 차세대 파이프라인의 기술이전 성과가 기업가치를 재평가하는 핵심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이번 인선을 단순한 내부 출신과 외부 전문가의 경쟁으로 바라볼 필요가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영업·경영과 R&D의 전문성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경영 구조 자체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제약업계에서는 대웅제약이 이창재 대표가 영업과 경영을, 박성수 대표가 글로벌 사업과 R&D를 맡고 있다. JW중외제약 역시 신영섭 대표가 영업과 마케팅을, 함은경 대표가 R&D를 분담하고 있다.

유한양행에서도 각자대표 체제가 하나의 선택지로 거론되지만, 핵심은 특정 경영 형태보다 안정적인 현금 창출과 R&D 혁신을 동시에 이어갈 수 있느냐에 있다는 평가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외부 전문가 단독 대표 체제는 오랜 내부 문화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며 "본업의 실적으로 R&D 투자를 뒷받침해야 하는 시점이기에 경영 관리와 R&D 혁신이 각자의 역할에 몰입할 수 있는 실리적인 구조를 고민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문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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