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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FP 연합 |
공식적으로 관세 부과에 따른 가격 상승의 부담을 져야 하는 쪽은 반도체를 수입하는 미국 기업들이다. 관세가 부과되면 반도체를 대량 구매하는 엔비디아 같은 빅테크들의 제품과 서비스 가격이 상승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대만의 TSMC 같은 반도체 제조기업들도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 빅테크들이 관세 부과에 따른 추가 비용의 일부를 제조기업이 분담할 것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도 기업이지만, 정부의 고민이 깊을 것이다. 미국이 관세를 무기로 요구하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시설 건설은 3500억 달러(475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와는 별개의 성격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우리 산업정책과 공급망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실제 한정된 기업들의 투자 재원이 미국으로 쏠리면 정부가 '3대 메가프로젝트'의 하나로 추진하는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기업 투자와 생산시설 유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러트닉 장관 등 미 관료들의 발언과 백악관에서 흘러나오는 소식을 종합하면 미 정부의 한국에 대한 최대 불만은 실행되지 않고 있는 대미 투자다. 실제 일본은 미국에 약속한 5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대출 중 약 20%를 이미 이행 중이다. 우리는 대미 투자 1호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트럼프가 지난달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시작 당일 전격 취소한 것도 대미 투자 이행 지연에 대한 불만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 불안 등 우리 측의 대미 투자 지연 사유를 무시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일본과의 뚜렷한 이행 속도 차이는 미국 측에 우리의 대미 투자 이행 의지를 의심할 빌미를 준 측면이 있다. 정부는 우선 대미 1호 투자 건을 조속히 확정하고 상세한 향후 투자 일정을 제시해야 한다. 유연한 대응을 통해 반도체라는 핵심 국익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