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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는 같이, 손실은 각자…안전장치 빠진 ‘원전 원팀’ 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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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호 기자

승인 : 2026. 08. 3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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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한전·한수원 해외 원전 협력지침 제정·고시
비용·손실 배분 기준 빠져…'제2 바라카 분쟁' 불씨
해외 원전 SPC '의무→검토' 후퇴…조정 구속력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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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사진=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이 '원전 원팀' 체계를 가동해 해외 원전을 수주하도록 하는 지침이 고시됐다. 다만 사업 손실을 분담할 기준은 빠져 'UAE 바라카 분쟁'이 재발할 가능성이 남았다.

30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10일 '한국전력공사와 그 자회사 간 해외원자력발전사업의 협력 및 추진체계에 관한 지침'을 제정해 고시했다. 국가별로 나뉘어 있던 원전 수출체계를 통합하고 한전과 한수원의 역량을 결합하겠다는 취지다.

지침은 한전과 한수원이 해외 원전사업 개발에 공동으로 참여하고 발주국 정부·발주처와의 협상은 한전을 통해 진행하도록 했다. 수주와 계약 때에는 양사가 공동 주계약자가 되는 것을 원칙으로 정했다. 한전은 금융조달과 투자구조 설계를, 한수원은 건설관리와 시운전·운영을 주도한다.

그러나 바라카 원전 추가 공사비 분쟁의 재발을 막겠다며 정부가 제시했던 '독립법인 설립 의무화' 방침은 최종 지침에서 후퇴했다. 산업부는 지난 5월 원전 수출체계 효율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모든 신규 수출사업을 조인트벤처(JV)나 컨소시엄 형태의 독립된 사업주체를 통해 수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독립법인 설립을 추진한 것은 한전과 한수원을 공동 출자자로 묶어 사업 초기부터 지분과 의결권, 손익 및 추가 비용의 분담 원칙을 정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한전이 발주처와 주계약을 맺고 한수원이 한전의 하도급 역무를 수행했던 바라카식 이중 구조를 없애겠다는 구상이었다.

바라카 원전 분쟁은 공기 연장과 추가 역무에 들어간 비용의 지급 주체와 시점을 놓고 불거진 사건이다. 한전은 2009년 UAE원자력공사(ENEC)와 원전 4기 건설 주계약을 체결했고, 한수원은 이듬해 한전과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을 맺고 시운전 지원 등의 역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원전 건설과 시운전이 당초 계획보다 늦어지면서 한수원의 현장 인력 투입 기간이 늘었고, 추가 비용 10억달러 이상을 한전이 지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반면 한전은 추가 비용을 발주처와 먼저 정산해야 한다며 맞서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최종 지침에 SPC나 JV, 독립법인 설립에 관한 내용이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업 계약 및 이행 과정에서 '컨소시엄 구성 등 공동 추진을 우선적으로 검토한다'고만 규정했다. 방침이 의무가 아닌 검토사항으로 낮아졌고 강제성도 없다.

또한 새 지침에는 이 같은 계약상 비용과 책임을 본계약 전에 확정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다. 사업 수행 범위와 내용을 별도 업무협약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을 뿐이고, 추가 공사비, 지체상금, 배상책임 등의 항목도 제시하지 않았다.

분쟁이 발생한 뒤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범위도 제한적이다. 산업부 장관이 조정을 권고할 수 있는 대상은 사업 추진 방식과 주도기관, 참여 구조 수준에 그친다. 비용 정산 및 손실 배분 분쟁이 조정 대상에 포함되는지 명확하지 않고, 조정 권고 역시 법적 구속력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새 지침은 한전과 한수원의 수주 경쟁과 대외 창구 혼선을 줄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도 "다만 분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정부 차원에서 조정할 수 없다는 한계는 여전히 남았다"고 말했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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