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바람에 日 상반기 매출 7%↓
긴자 스테파니 지난해 84억 순손실
M&A 대신 브랜드·디지털에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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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2012년 긴자 스테파니를 1770억원에, 2018년 에이본 재팬을 손자회사로 1050억원에 인수했다. 인수 당시 두 회사의 연간 매출은 1000억원에 달해 유망 자회사로 평가받았지만, 최근 일본 화장품업계의 유통 채널이 SNS 기반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긴자 스테파니의 실적도 악화됐다. 긴자 스테파니는 지난해 84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이는 에이본 재팬을 포함한 연결 기준 실적이다.
인수 당시 기대했던 사업 가치도 낮아졌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에이본 재팬의 수익성 등을 반영해 관련 영업권 약 170억원을 손상 처리했다. 인수 당시 장부에 반영했던 미래 사업가치 가운데 일부를 회계상 손실로 반영한 것이다. 다만 LG생활건강 측은 일본 자회사와 관련해 "매각 검토를 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긴자 스테파니와 에이본 재팬은 화장품 통신판매·방문판매 회사다. 코로나19 이전 일본 화장품 시장에서 통신판매와 방문판매가 유력 채널로 꼽혔던 만큼, LG생활건강은 두 회사 인수를 일본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삼아왔다. 일본 자회사에 시선이 쏠리는 이유는 LG생활건강이 최근 해외 사업 재편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 첫발이 미국이다. LG H&H USA는 지난 24일 자회사 에이본 지분 100%를 600만달러(약 84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2019년 약 1450억원을 들여 인수한 지 7년 만으로, 매각가는 당시 인수가의 6%에도 못 미친다. 에이본은 화장품 방문판매 회사로, 긴자 스테파니·에이본 재팬과 사업구조가 유사하다. 코로나19 이후 미국 화장품 시장이 아마존·틱톡·코스트코·세포라 등 온·오프라인 채널로 옮겨가면서 수익성이 부진한 에이본을 정리하고 리테일·디지털 중심으로 북미 사업의 무게중심을 옮긴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사업을 정리한 LG생활건강이 일본에서는 기존 M&A 자산을 어떻게 운용할지도 관심사다. 일본 화장품 시장 역시 온·오프라인 채널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LG생활건강의 현지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LG생활건강의 올 상반기 일본 매출은 20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줄었다. 같은 기간 북미 매출이 40% 성장한 것과 대비된다.
LG생활건강의 글로벌 전략도 과거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현지 기업을 수천억원에 인수해 브랜드와 유통망, 고객 기반을 한꺼번에 확보하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입했다면, 최근에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정리하고 자체 브랜드의 해외 경쟁력을 높이는 데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이선주 LG생활건강 사장도 취임 이후 '선택과 집중'을 강조해왔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지역별 핵심 커머스 채널을 집중 공략하고 디지털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며 "브랜드 중심의 조직 체계로 전환하고 고성장 브랜드에 집중 투자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에이본 매각은 LG생활건강이 지난 10여년간 이어온 M&A 중심의 해외 확장 전략에서 한발 물러서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과거 인수한 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만큼 향후 현지 사업을 어떻게 재편할지가 LG생활건강의 글로벌 전략 전환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