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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조 지방금고 지켜라”… 농협은행, 빅3 ‘텃밭 수성’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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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8. 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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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전남광주·경북 하반기 시금고 선정
공공금고 예수금 비중 높아 수성 절실
지역 연계 영업… 기업금융 확대 유리

NH농협은행이 올해 말 약정 만료를 앞둔 대형 지방자치단체 금고 수성전에 나선다. 인천광역시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경상북도는 하반기 중 차기 시금고를 담당할 은행을 선정할 계획이다. 세 지자체의 예산 규모는 57조원에 달한다. 오랜 기간 이들 지자체의 금고지기를 맡아온 농협은행은 그간 축적한 전산·업무 인프라와 전국적인 영업망을 앞세워 금고 유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다.

농협은행이 금고 수성에 공을 들이는 것은 시금고 확보가 곧 영업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되기 때문이다. 금리 상승으로 은행 간 수신 경쟁이 치열해지고 조달 부담이 커지면서 장기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공공자금의 가치는 더 높아졌다. 여기에 지자체를 거점으로 금융거래 접점을 넓히고 강점인 '지역 밀착형 금융'을 강화할 수 있다는 점도 배경으로 꼽힌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천광역시는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차기 시금고 지정을 위한 제안서를 접수한다. 농협은행은 지난 2007년부터 인천시 2금고를 맡아 특별회계를 관리해왔다. 올해 인천시 전체 예산은 약 17조원으로, 이 중 농협은행이 담당하는 특별회계 규모는 약 2조원이다.

이후에도 굵직한 지방금고 선정이 이어진다. 전남광주시는 다음달 중 공고를 내고 통합시 출범 이후 첫 정식 시금고를 지정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농협은행·광주은행과 임시 시금고 약정을 체결했다. 경상북도 역시 이달 제안서 접수를 마치고 연내 차기 도금고를 결정한다. 농협은행은 경북에 이미 제안서를 냈고, 전남광주 정식 시금고 입찰에도 참여할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세 지역 모두에서 유력 후보로 꼽힌다. 인천과 경북, 통합 전 전남 등에서 장기간 금고를 운영하며 공공자금 관리에 필요한 전산 시스템과 업무 인프라를 갖췄기 때문이다. 전국 점포망과 지역농협을 아우르는 촘촘한 지역 네트워크도 지자체와 주민의 금융 접근성 측면에서 강점으로 평가된다.

농협은행이 시금고 유치전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다. 시금고 등 공공금고를 통해 조달하는 예수금이 전체 자금조달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서다. 작년 말 기준 농협은행의 공공금고 예수금 잔액은 65조7707억원으로 전체 예수금의 20.5%에 달했다. 서울시금고를 관리하는 신한은행이 9.2%(31조1645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경쟁에서 밀려 예수금이 줄면 다른 예금을 유치하거나 은행채 발행 등으로 부족한 자금을 메워야 한다. 하지만 시중은행 간 수신 경쟁이 치열한 데다 최근 은행채 5년물 금리가 4%대로 올라서는 등 조달 부담이 커진 상황이다. 농협은행이 지자체와 약정한 정기예금 금리는 인천 3.51%, 전남광주 3.42%, 경북 2.15%로 과거보다 소폭 높아졌지만, 일정 규모의 자금을 장기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금고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금고 자체보다 연계영업 효과가 더 중요하다는 분석도 있다. 시금고 유치를 계기로 지역 기업과의 접점을 넓혀 기업금융 기반을 강화할 수 있어서다. 전국 영업망과 지자체 거래 경험을 갖춘 농협은행으로선 금고를 거점으로 지역 중소·중견기업 거래를 확대하고 신규 고객을 확보하기에 유리하다. 최근 생산적 금융 기조에 맞춰 지역별 산업 특성에 따라 기업금융을 늘리고 있는 만큼, 금고가 지역 네트워크를 실질적인 영업 경쟁력으로 잇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5극 3특'으로 대표되는 지역균형성장 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도 농협은행에 기회 요인이다. 지역 개발과 기업 이전, 정책자금 공급이 확대되면 지자체를 중심으로 기업·기관금융 수요도 함께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남광주시는 통합 이후 예산 규모가 서울·경기에 이어 전국 3위에 달하는 만큼, 출범 첫 금고지기라는 상징성이 향후 금고 선정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변수도 남아 있다. 이번 경북도금고 유치전에는 KB국민은행이 뛰어들었고, 인천에서도 하나은행의 참전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전남광주시에서는 지역농협의 참여 범위 등을 둘러싸고 지방은행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어 경쟁 구도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전국적인 영업망과 지역 밀착형 금융 역량을 바탕으로 6년 연속 지역재투자평가 최우수 등급을 받은 만큼, 오랜 금고 운영 경험과 노하우를 살려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은행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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