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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빅5급’ 국립대병원, 전문 인력 확보가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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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8. 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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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확대만으로 지역 인력난 해소 한계
병원별 충원 목표 등 담은 구체적 실행표 필요
취약지 주변 의료기관 인력·환자 쏠림 우려
미복귀 전공의 행정처분 중단…복귀 움직임은?<YONHAP NO-3450>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연합
이세미1-4 (2)
아시아투데이 이세미 기자
국립대병원의 소관 부처가 21년 만에 교육부에서 보건복지부로 옮겨졌다. 복지부는 지역 국립대병원을 '빅5급(서울대·서울아산·세브란스·서울삼성·서울성모)'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만 현장에선 무엇을 빅5급으로 만들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빅5의 경쟁력은 건물의 크기가 아닌 중증환자를 치료할 전문인력, 다음 세대 의사를 길러내는 수련체계, 새로운 치료법을 만드는 연구 역량이 오랜 시간 축적된 결과다. 병상과 장비를 늘리고 수도권 대형병원을 비슷하게 흉내낸다고 지역 의료가 살아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물론 복지부도 인력 격차를 인정하고 있다. 실제 지역 국립대병원의 병상 10개당 전문의는 2.3~3.3명으로 서울 빅5의 4.1~4.8명에 미치지 못한다. 정부가 앞으로 4년간 지역 국립대병원 전임교원 약 460명을 확충하겠다고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문제는 교수 자리 460개가 곧바로 의사 460명으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더구나 국립대병원의 인력은 전공의와 전임의, 전임교원이 서로 연결된 하나의 양성 체계다. 어느 한 단계가 끊기면 다음 단계도 채워지지 않는다. 정부 계획에 전임교원 확충과 전공의 배정 확대는 담겼지만, 임상 전임의를 어떻게 확보할지에 대한 별도 목표와 대책은 뚜렷하지 않은게 우려스러운 이유다.

전공의 정원을 지역에 더 배정하겠다는 방안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역 국립대병원의 전공의 정원 비중을 현행 17.8%에서 2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2026년도 지역 국립대병원 내과 1년 차 충원율은 23.2%에 불과하다. 강원대·제주대·경상국립대병원에는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다.

결국 복지부가 제시해야 할 것은 단순한 증원 숫자가 아닌 교육과 투자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여야 한다는 것을 말해준다.

어쩌면 '빅5급'의 의미를 다시 세워야 할지도 모르겠다. 지역 국립대병원은 서울 대형병원의 축소판에 머무르기 보다 지역 의료전달체계의 최종 책임자로 자리해야 한다. 중증환자를 치료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 병·의원과 환자를 주고받고, 의료진을 교육하며, 취약지 진료를 지원해야 하는 것이다. 국립대병원만 몸집을 키우면서 지역의 환자와 의료인력을 빨아들인다면 병원 하나는 커질지 몰라도 지역 의료 생태계는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

의료인력 한 사람을 길러 지역에 정착시키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번 이관은 지역의료 강화의 완성이 아닌 출발점에 불과하다.

이관의 성패는 복지부가 몇 개 병원을 새로 관할하게 됐는지가 아닌, 몇 년 뒤 지역 병원의 응급실과 수술실, 수련 현장과 연구실에 사람이 남아 있는지로 판가름 날 것이다. 사람과 시스템 없이 규모만 키운 '지역판 빅5'는 구호에 머물 수밖에 없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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