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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의 대중화로 가계 자산의 구조가 바뀌었다. 한국은행 자금순환통계에 따르면 가계 금융자산에서 주식·펀드 비중은 2019년 말 18.1%에서 올해 1분기 말 28.8%로 오른 반면, 보험·연금 비중은 32.8%에서 25.3%로 떨어져 순위가 사상 처음으로 역전됐다. 관건은 위험의 소재다. 예금과 보험 중심이던 시절에는 시장 변동의 상당 부분을 금융회사가 감내했다. 이제는 가계가 떠안는 몫이 크게 늘었다.
시점이 공교롭다. 우리나라는 2024년 65세 이상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들어섰고, 954만명의 2차 베이비부머가 줄줄이 정년을 맞고 있다. 자산관리는 등산과 같아서 모을 때보다 꺼내 쓸 때, 즉 하산길이 더 위험하다. 은퇴 전후에 자산가치가 폭락하면 회복할 시간이 부족하다.
가계의 금융 위험 부담이 커지고 은퇴 인구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지금, 금융회사는 가계가 떠안게 된 위험을 다시 관리 가능한 형태로 설계해 제공하는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 지금까지 금융 상품과 서비스는 대부분 '모으는 단계'에 맞춰져 있었지만, 초고령사회의 진짜 위험은 꺼내 쓰는 단계에 있다. 은퇴 이후 소득 지급까지 이어지는 타깃데이트펀드(TDF)의 고도화, 하방 손실을 완충하는 버퍼형 상품, 생활비 인출과 자산 성장을 함께 꾀하는 인출 설계, 장수위험을 흡수하는 연금 기능의 복원 등이 필요하다.
동시에 금융회사는 판매자에서 자산관리 파트너로 바뀌어야 한다. 1456만명의 주주가 있는 시대에 수수료를 좇는 일회성 상품 권유는 가계의 위험만 키운다. 특히 은퇴 전후 세대에게는 변동성 장세의 행동 편향을 바로잡고, 생애주기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자문이 핵심이다. 금융회사가 위험을 가계에 떠넘기는 중개자에 머문다면 7월과 같은 변동성은 가계의 노후를 직접 위협한다. 위험을 함께 설계하고 관리한다면, 주식투자의 대중화는 가계의 장기 자산 형성을 돕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지향점은 하나다. 고객이 오래 머물수록, 고객의 자산이 잘 자랄수록 회사도 함께 크는 사업모델이다. 판매 시점의 수수료에 기대는 구조로는 그 지점에 이를 수 없다. 보상 체계를 잔고와 장기 성과에 연동하는 방식으로 옮기고, 그 책임이 고객의 인출 단계까지 이어지도록 설계해야 한다. 저축의 시대에서 투자의 시대로 건너온 우리 금융이 이제 '관리의 시대'를 열 차례다. 롤러코스터에서 내리라고 할 수 없다면, 안전바부터 채워줘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