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지역별 차등공제 우선…"국가·지방 재정배분 차원서 신중"
|
25일 국회도서관에서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회 주관으로 열린 '고향사랑기부제 제도 개선과 지방재정 확충 방안' 토론회에서는 고향사랑기부제가 초기의 빠른 성장기를 지나 제도 확장의 갈림길에 섰다는 진단이 공통적으로 나왔다.
고향사랑기부금은 2023년 650억원에서 2024년 879억원, 지난해 1515억원으로 늘었다. 올해 상반기 모금액은 전년 동기보다 14.5% 감소했지만, 지난해 산불 피해지역에 집중된 약 82억원의 기부금을 제외해 비교하면 약 12%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도 자체가 역성장했다기보다는 시행 초기의 가파른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는 의미다.
문제는 기부자의 선택이 여전히 10만원에 묶여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체 기부 건수의 약 98%가 10만원에 집중됐다. 제도 도입 초기부터 '10만원을 기부하면 전액 세액공제를 받고 답례품도 받을 수 있다'는 방식으로 홍보되면서 10만원이 사실상 표준 기부액으로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신두섭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 소장은 "10만원이 사실상 '절벽'이 돼버렸다"며 "세액공제 규모뿐 아니라 기부자가 왜 기부하는지에 대한 정성적 요인도 함께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도 2026년부터 10만원 초과~20만원 이하 구간의 세액공제율을 16.5%에서 44%로 높였지만 현장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희선 광주 동구 비서실장은 "10만원 초과~20만원 구간 공제율을 44%로 높였지만 아무 의미가 없다"며 "세액공제 때문에 15만~20만원을 기부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대부분 10만원까지만 기부한다"고 말했다. 실제 동구 역시 고향사랑기부금 누적 모금액 100억원을 넘긴 상위 지자체지만 10만원 고착 현상을 피하지 못했다.
![]() |
| 25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고향사랑기부제 제도 개선과 지방재정 확충 방안' 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지방자치학회 |
기초지방정부도 보다 큰 폭의 제도 개편을 요구하고 있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현행 10만원 전액공제 한도를 50만원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중앙지방협력회의 정책건의 과제로 추진하는 한편 법인기부 도입과 기금 사용 목적 확대도 함께 요구하고 있다. 법인기부는 법인 유형에 따라 순차적으로 허용하고, 기부금이 주민복리뿐 아니라 지역산업·관광·교육 등 지역발전 사업에도 폭넓게 쓰일 수 있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정부가 기부 구간과 지역 여건 등에 따라 세액공제 혜택을 세분화하는 방식이 실제 기부자의 행동을 끌어내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권선필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장은 "디테일하게 논리적으로는 맞지만 현장에서는 맞지 않는다"며 "기부자 입장에서는 하나도 와닿지 않는 만큼 2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하는 식의 단순한 구조가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당국은 전액공제 한도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올해 세제개편안에서는 현행 10만원 전액공제 기준을 유지하고, 비수도권 가운데 지원 필요성이 큰 지역에 10만원 초과 기부금의 공제율을 더 높이는 방식을 택했다. 지역 여건에 따라 세제 혜택을 차등화해 재정이 더 어려운 지역으로 기부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문경호 재경부 소득세제과장은 "10만원까지는 국가 재정이 지방으로 이양되는 구조"라며 "전액 세액공제 한도 확대는 국가와 지방 간 재정 배분 차원에서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세액공제를 받을 여력이 없는 납세자도 적지 않아 한도 확대만으로 참여 확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행정안전부는 전체 기부 규모를 키우는 동시에 재정 여건이 열악한 지역으로 더 많은 재원이 흘러가도록 하는 데 방점을 찍었다. 박유정 행안부 균형발전진흥과장은 "판을 좀 키워 기금이 크게 들어와야 쓸 돈이 있다"며 "기본 원칙과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지방정부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설계할 수 있도록 자율성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