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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쉬고 머문다…백두대간 문경에서 만나는 여름 치유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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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장성훈 기자

승인 : 2026. 08. 24.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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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부터 세계명상마을까지 숲·명상·산사 여행
대야산·불정휴양림서 즐기는 한여름의 쉼
도자기·다도 더해 체류형 웰니스 관광지로 영역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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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새재 1관문인 주홀관 입구./문경시
여행의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빠르게 돌아보고 인증사진을 남기는 여행에서 벗어나 한 지역에 머물며 자연과 문화를 경험하고 몸과 마음을 쉬게 하는 체류형 여행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경북 문경은 이런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한 곳이다. 백두대간을 따라 펼쳐진 산과 계곡, 천년고찰과 명상 공간, 자연휴양림에 전통 도자기와 차 문화까지 한데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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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문경새재에서 맨발걷기를 하고 있다.
문경 여행의 출발점으로는 문경새재가 제격이다. 문경새재관리사무소에서 제1관문을 지나 오픈세트장 방향으로 걸으면 조령산과 주흘산 사이로 이어지는 옛길과 만난다.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가 걷는 내내 함께한다.

한여름에도 울창한 숲이 길 위로 그늘을 드리운다. 고운 황톳길은 맨발로 걷기 편하도록 정비돼 있으며 곳곳에 세족시설과 물길이 있어 걷다가 발의 열기를 식힐 수도 있다. 목적지를 향해 서두르기보다 천천히 걷는 과정 자체가 여행이 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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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명상마을/문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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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들이 '세계명상마을'에서 명상을 즐기고 있다
숲길에서 몸을 쉬었다면 다음에는 마음의 속도를 늦춰볼 차례다.

천년고찰 봉암사 인근 세계명상마을에서는 한국 불교의 전통 수행법인 간화선을 경험할 수 있다. 참선과 명상을 위한 공간을 갖추고 명상 템플스테이와 연령별 명상·힐링 프로그램 등을 운영한다.

산과 숲으로 둘러싸인 공간에서 호흡을 가다듬으며 조용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관광지를 둘러보는 데 집중했던 여행과는 결이 다르다. 특별히 무엇을 하지 않아도 고요한 공간에 머무는 시간 자체가 여행의 한 부분이 된다.

문경의 산사는 여행의 또 다른 쉼표다.

산북면 사불산 자락에 자리한 대승사는 해발 약 600m에 위치한다. 템플스테이를 통해 예불과 차담 등을 경험할 수 있으며 윤필암과 묘적암, 사면석불 주변을 걸으며 산사의 정취도 느낄 수 있다.

문경시
대승사/문경시
빽빽하게 일정을 채우기보다 산사에 머물면서 몸과 마음을 쉬어가는 방식이 대승사 여행의 매력이다.

운달산 김룡사에서는 숲이 주인공이 된다. 사찰 주변으로 이어지는 전나무 숲길을 천천히 걷다 보면 여름에도 한결 서늘한 공기를 느낄 수 있다. 김룡사 계곡 역시 여름철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산사와 숲, 계곡을 한 번에 만날 수 있어 조용한 피서를 원하는 여행객에게 어울린다.

하루 이상 문경에 머문다면 자연휴양림으로 여행 동선을 넓혀볼 만하다.

대야산과 둔덕산 사이에 자리한 국립 대야산자연휴양림 주변에는 용추계곡과 선유동계곡이 흐른다. 울창한 숲과 계곡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여름철 휴양지로 손색이 없다.

불정자연휴양림은 문경 도심과 비교적 가까워 접근성이 좋다. 숲과 계곡을 활용한 휴양시설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이 쉬어가기에도 적합하다. 관광지를 옮겨 다니는 대신 숲속에서 하루를 보내며 문경의 자연을 온전히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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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 전통 도자기/문경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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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2026 문경찻사발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이 전문 다도인의 안내에 따라 찻사발에 차를 따르고 마시는 예절을 직접 체험하고 있다. /문경시
문경의 오랜 도자 문화는 여행의 속도를 한 번 더 늦춰주기 충분하다.

전통 도자기의 고장인 문경에는 장작가마를 사용하는 요장들이 곳곳에 자리한다. 도예 작품을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도예가의 작업과 삶의 이야기를 접하며 문경 도자문화의 깊이를 살펴볼 수 있다.

문경새재 입구 도자기전시관에서는 다도와 도자기 관련 체험도 즐길 수 있다. 차를 마시고 흙을 만지는 시간은 산과 계곡에서 경험하는 휴식과는 또 다른 여유를 준다.

최근에는 문경온천지구를 중심으로 온천과 다도, 요가, 명상 등을 결합한 체류형 시설도 등장하면서 문경 여행의 선택지가 넓어지고 있다.

문경시도 문경새재와 전통사찰, 자연휴양림 등 기존 관광자원을 연계하고 웰니스 프로그램과 숙박 기반을 확충해 체류형 관광을 강화하고 있다. 자연과 휴양, 문화와 체험을 개별 관광지에 머물게 하지 않고 하나의 여행 동선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문경의 여름은 빠르게 둘러보기보다 천천히 걸을 때 제대로 만날 수 있다. 문경새재 황톳길을 맨발로 걷고, 계곡물에 발을 담근 뒤 산사에서 잠시 머문다. 숲속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좋다.

백두대간의 숲과 계곡, 산사의 고요함과 전통문화가 이어지는 문경에서는 여행 일정을 얼마나 많이 채웠는지가 중요하지 않다. 얼마나 천천히 걸었고, 얼마나 편안하게 쉬었는지가 여행의 기억으로 남는다.
장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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