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주택공급 확대" vs 서울시 "도심 녹지 보존"…간극
20일 국토장관·서울시장 면담…공급 논의 '분수령' 될 듯
|
당장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법 개정은 용산공원 본체 부지가 아닌 주변 산재 용지에 국한된 내용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이를 향후 본체 개발로 이어질 수 있는 물꼬로 보고 있어, 갈등이 오히려 다음 단계에서 더욱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19일 정부와 서울시 등에 따르면 용산공원을 둘러싼 이번 갈등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와 서울시가 같은 개발 현안을 두고 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며 대립해 온 전례가 이미 여러 차례 쌓여 있기 때문이다.
앞서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을 놓고 국가유산청이 세계유산 경관 훼손을 이유로 고층 개발에 제동을 걸자 오 시장은 지난 2월 자신의 SNS를 통해 "국가유산청과 국토교통부는 각각 다른 나라 정부입니까"라며 정부의 이중잣대를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세운지구는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범위 밖에 있는데도 개발이 막혀 있는 반면, 정작 보존지역 13%가 겹치는 태릉CC 개발은 정부가 그대로 추진하고 있다는 게 오 시장의 지적이었다.
실제 정부는 지난 1월 29일 발표한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에 태릉CC 6800가구 공급 계획을 포함했다. 해당 세계유산영향평가도 지난 11일 국가유산위원회에서 조건부 가결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세운지구와 태릉CC를 거치며 이미 정부 대 서울시의 개발 기준을 둘러싼 신경전이 본격화한 셈이다.
여기에 현재 추진 중인 용산국제업무지구에서는 정부가 당초 6000가구 수준이던 주택 공급량을 1만 가구로 확대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시와 직접적인 이견이 불거졌다. 서울시는 기반 시설과 학교 문제 등을 이유로 최대 8000가구 수준을 제시하며 맞서고 있어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세운지구와 태릉CC를 거치며 누적된 갈등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이어 서울 그린벨트 해제 논의와 맞물리면서 용산공원으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특히 국토부가 8·13 주택공급 대책을 통해 용산어린이정원을 넘어 용산공원 전체를 택지 후보지로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갈등은 최고조로 치달았다. 오 시장은 지난 18일 국무회의와 이날 서울시·국민의힘 서울시당 토론회에서도 용산공원 내 주택공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다만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인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 개정안 자체는 용산공원 본체 부지 주택 건설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은 지난 1월 대책의 후속 조치로, 용산기지 반환이 지연되면서 함께 늦어진 공원 조성을 반환받은 부지부터 부분적으로라도 진행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럼에도 서울시가 이번 개정안에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약 20년간 유지돼 온 녹지 기준이 한 차례 완화될 경우 향후 본체부지 개발을 위한 추가 법 개정의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오는 20일 예정된 김윤덕 국토부 장관과 오 시장의 면담에서 양측의 간극을 크게 좁히지 못할 경우 용산을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할 것이란 전망도 뒤따른다.
나아가 전문가들은 갈등이 장기화 될 경우 서울 등 수도권 주택시장의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만 많이 짓는다고 도시경쟁력이 높아지지 않는다"며 "더구나 용산 같은 위치에 주택을 대량 공급하더라도 서울의 주택 가격이 하락하거나 안정되기까지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좋은 입지에 위치한 만큼 향후 해당 신규 주택들의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서울 내에 집 지을 땅이 없다는 이유로 용산을 이슈화하기보다는 한때 사실상 정체됐던 서울의 정비사업과 이미 진행 중인 3기 신도시 등의 과업을 꾸준히 이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