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그동안은 알면서도 묵인
하지만 재정난에 자세 돌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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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이 이 사실을 모를 까닭이 없었다. 그러나 부유층들의 행태에 철퇴를 가할 특별한 방법을 찾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었다. 여기에 대부분 당정군 고위급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이들에게 대놓고 칼을 들이대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사실상 현상을 묵인했다고 볼 수 있다. 익명을 요구한 베이징의 경제 평론가 구(顧)모씨가 "해외로 돈을 빼돌리는 이들 중에 당정군 고위급들과 이런저런 관계가 없는 사람이 있겠는가? 당연히 휘파람을 불면서 해외로 거액을 빼돌렸다"라면서 혀를 차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고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중국 당국의 태도가 최근 경기 침체로 인한 재정난이 심화되면서 갑작스럽게 달라졌다. 부유층들의 해외재산에 대한 미납 세금을 징수, 위기를 타개하려고 나서기 시작한 것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롯한 최근 외신의 보도를 종합하면 실제로도 해당 재산에 대한 대대적인 세무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으로 세금 징수 대상에서 제외된 중국 부유층들의 해외재산은 대략 수조 위안(元·수백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내역은 아주 다양하다. 부동산과 주식을 우선 꼽을 수 있다. 또 귀금속, 암호화폐 투자 수익 역시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 이외에 역외 신탁에서 발생한 소득 역시 간과해서는 곤란하다.
세액은 대략 20% 전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저 2000억 위안, 최고 1∼2조 위안이 추가 징수될 수 있다는 계산은 아주 가볍게 나온다. 일부 미납 세금의 경우 최장 25년 전의 것까기 조사되면서 추징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조사와 추징에 큰 어려움도 없을 것이 확실하다. 인공지능을 활용할 경우 큰 돈 들이지 않고 이전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부유층들의 해외재산 기록을 정밀 분석하는 것이 가능한 탓이다.
현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기본인 부유층들이 당국으로부터 의외의 한방을 맞았다고 할 수 있다.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는 대책이 있다"라는 말처럼 당연히 이들도 대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역시 중국을 아예 등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벌써 행동으로 옮기는 부유층도 꽤 된다고 한다. 그동안 "땅 짚고 헤엄친다"라는 말을 들었던 중국의 부유층들이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