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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美 훈련 드론 ‘적기 오인’… 반복되는 한미 정보공유 공백 구조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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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8. 0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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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군단에 비행계획 통보했지만… 지작사·공작사 보고 누락이 사태 발생 원인
지작사, 1군단 'GP·GOP 실탄 미장착' 별도 논란까지 겹쳐 전방 경계태세 전수점검
合參 전비태세검열실, 1군단 현장조사 착수
0802 KEMP v.0
해병대 특수수색대대가 작년 2월 26일부터 3월 7일까지 파주와 동두천 일대 훈련장에서 미 해병대 제3해병원정기동군(III-MEF) 수색부대와 함께 연합 수색훈련을 실시하며 전시 임무수행 능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이어 해병대 1사단 33대대도 올해 3월 3일부터 21일까지 경북 포항, 경기 포천 및 파주 일대에서 미 해병대 III-MEF 예하 12대대 장병들과 '한·미 해병대 연합 훈련(KMEP)' 보병·제병협동훈련을 전개했다. 양국 장병 1,100여 명이 참가한 이번 훈련에는 K808 차륜형장갑차, K1A2 전차를 비롯해 한국군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 미 해병대 CH-53E, AH-1Z 바이퍼 공격헬기 등 입체적인 지상·공중 전력이 대거 동원됐다. / 해병대 1사단
지난 30일 경기 파주 최전방 접경지역에서 한미 해병대 연합훈련(KMEP)에 투입된 미 해병대 정찰 무인기를 우리 군이 북한 무인기로 오인해 대공작전 태세인 '두루미'를 발령, 요격 직전 단계까지 돌입했던 사건의 원인이 육군 제1군단의 상급부대 보고 누락으로 좁혀지고 있다.

주한미군은 관할 부대인 1군단에 비행계획을 사전 통보했지만, 정작 최종 승인 권한을 가진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와 공군작전사령부(공작사)에는 이 사실이 전달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 파주 접경서 미상 항적 포착… 대공포·공격헬기까지 대기

31일 국방 및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 오후 군사분계선(MDL) 이남 약 3㎞ 지점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이북 지역에서 열상감시장비(TOD)와 국지방공레이더에 미상 항적이 포착됐다.

1군단은 지작사의 승인을 받아 북한 무인기 침투 시 발령되는 방공작전 '두루미'를 발령했으며, 육군 천호(K-30W) 차륜형 대공포 등 지상 방공전력과 공격헬기를 요격 대기 상태로 전환했다.

실제 사격으로는 이어지지 않았으나, 강원 철원 민통선 이북 마을 이장들에게는 "실제상황"임을 강조한 대피 안내 문자까지 발송돼 한때 긴장이 고조됐다.

정체불명 비행체는 전방 공역에 긴급 투입된 공격헬기 조종사가 TOD 및 육안으로 정밀 추적한 끝에, 해당 비행체는 KMEP(한미 해병대 연합훈련)에 참가 중이던 미 해병대 소속 정찰 무인기로 최종 확인됐다.

당시 한미 해병대는 파주 스토리(Story) 사격장에서 81㎜ 박격포 연습탄을 발사하고 해당 무인기로 표적 타격 결과를 확인하는 훈련을 진행 중이었다. 상황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합참이 "훈련 중인 미측 무인기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종료됐다.


0802 RQ 미육군 무인기
미 육군의 전술 무인정찰기 RQ-7 '섀도(Shadow) 200', 사막 모지역 야전 기지에서 미 육군 장병이 임무 투입 또는 비행 전 점검을 마친 전술 무인정찰기를 이동·정비하고 있는 모습/ 사진=미국방부
◇ 美 "1군단에 통보했다"… 정작 지작사·공작사엔 보고 안 돼

사태의 원인은 개별 무인기 비행계획이 지휘체계 상급 단계까지 전파되지 않은 데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무인기 운용 고도가 700피트 이하일 경우 육군이 관할하는 공역이어서 지작사의 승인이 필요한데, 이는 관할 군단을 거쳐 지작사에 보고되는 구조다.

주한미군은 KMEP 훈련을 앞두고 사격장 관할 부대인 1군단과 소통했고 무인기 관련 공문도 전달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1군단이 이를 지작사에 보고하지 않으면서 지작사는 사건 당일까지도 해당 무인기의 비행계획을 알지 못했고, 최종 비행 승인도 이뤄지지 않은 채 훈련이 진행됐다.

군 관계자는 "1군단 실무선에서 연중 수시로 이뤄지는 훈련이라는 이유로 상부에 제대로 전파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다만 주한미군의 통보 수단과 방식이 통상적인 절차와 달랐다는 지적도 일부 남아 있어, 합참은 미군의 통보가 정상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도 함께 들여다볼 방침이다.

주한미군은 이번 사안을 '사고(incident)'로 규정하고 "협조 절차를 포함한 당시 상황과 경위를 확인 중이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한국군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 合參 1군단 현장조사 착수… '빈 총 경계' 논란까지 겹쳐 전면 점검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31일 육군 1군단을 직접 방문해 무인기 상황 포착부터 보고·전파, 작전 대응에 이르는 전 과정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앞서 2022년 12월 북한 무인기의 수도권 영공 침범 당시에도 1군단과 수도방위사령부 간 항적정보 공유 지연과 격추 실패를 지적하며 군 지휘부에 경고 조치를 내린 전력이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1군단에서는 별도의 '실탄 미장착' 논란도 불거졌다. 1군단은 올 상반기부터 GP·GOP 경계작전 시 K6 중기관총 등 공용화기에 실탄을 상시 삽탄하지 않고 탄통에만 비치하도록 운용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이 문제는 지작사가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나 정작 합참은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지작사는 30일부로 전 전방 경계작전부대를 대상으로 GP·GOP 근무지침과 공용화기 운용 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공용화기 삽탄 상태를 상시 유지하도록 하는 긴급 지시를 하달했다.

즉 이번 삽탄 지시는 드론 오인 사건에 대한 직접적 후속조치가 아니라, 같은 시점에 겹친 별개의 경계태세 부실 문제에 대한 수습 조치다.


◇ 전문가 "일회성 해프닝 아냐… 반복되는 한미 정보공유 공백 구조적으로 손봐야"

이번 사건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2월에도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서해상으로 대거 출격하며 중국군 전투기와 대치 상황이 벌어졌을 당시, 우리 군은 주한미군이 훈련 계획을 사전 공유하지 않았다고 항의했고 주한미군은 사전 통보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번 사건과 마찬가지로 '통보했다'와 '몰랐다' 공방이 반복된 셈이다.

전직 군 고위 작전 관계자는 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미 간 훈련계획 통보 자체는 이뤄지고 있더라도, 그 정보가 실제 작전 승인 권한을 가진 상급부대까지 촘촘히 전파되지 않으면 이번처럼 아군 자산을 적기로 오인하는 상황이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며 "1군단 실무 단계의 보고 누락이 반복 패턴으로 나타나는 만큼, 개인 과실 차원이 아니라 보고체계 구조 자체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안보 전문가는 "1군단의 실탄 미장착 문제까지 겹친 것은 우연이라기보다 전방 경계 기강 전반에 대한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며 "한미 연합 자산 간 실시간 비행정보 공유망(IFF 피아식별시스템·전술데이터링크 등)과 보고체계를 원점에서 재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완벽한 한미 연합 방위태세는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접경 상공에 뜬 무인기 한 대의 비행 승인과 항적 정보까지 오차 없이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촘촘한 작전 네트워크에서 완성된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의 조사 결과와 함께, 1군단의 보고체계 정비와 경계작전 기강을 동시에 바로잡는 후속 조치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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