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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에 밀려난 양산시 옥곡마을 ‘황산새미’…도시철도 타고 주민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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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 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07. 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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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부터 3억원 투입해 옛 빨래터·석가산·계류 복원
마을어르신 기억 설계에 반영…"우물물 순환해 장소성 살린다"
기존 현황(1)
양산시 남부동 531-3번지 일원에 남아 있는 황산새미의 현재 모습. 우물 형태와 안내석만 남은 채 별다른 활용 없이 방치돼 있다./양산시
개발과 도시화에 밀려 사실상 자취를 감췄던 경남 양산시 옥곡마을의 옛 우물 '황산새미'가 도시철도 건설을 계기로 다시 주민 품으로 돌아온다. 마을 공동체의 식수원이자 빨래터였던 생활유산이 사라진 지 수십 년 만에 복원되는 것이다.

29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양산시는 남부동 531-3번지 일원 약 1500㎡에 총사업비 3억원을 투입해 황산새미 복원사업을 추진한다. 현재 해당 부지와 맞닿아 있는 도시철도(LRT) 시청역사 공사가 마무리되는 오는 9월께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황산새미는 과거 옥곡마을 주민들의 주요 식수원이었다. 수량이 풍부해 인근 주민들이 물을 긷고 빨래를 하며 일상을 나누던 마을 공동체의 중심 공간이기도 했다.

그러나 상수도 보급으로 식수원 기능을 잃은 데 이어 급격한 도시개발이 진행되면서 옛 모습은 사라졌다. 현재는 물이 고인 우물 형태의 흔적만 남아 있을 뿐 별다른 활용 없이 방치돼 있다.

개발로 사라진 황산새미가 다시 살아나는 계기 역시 개발사업이라는 점은 역설적이다. 도시철도 시청역 건설 과정에서 주변 공원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오랫동안 잊혔던 황산새미의 역사성과 장소성이 다시 주목받았다.

양산시는 기존 우물 형태만 단순 재현했던 계획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기억을 토대로 복원 방향을 전면 보완하고 있다. 마을 어르신들이 황산새미를 '우물'보다 '빨래터'로 더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는 점을 반영해 물이 석가산과 계류를 따라 흐르고 하부 연못에 모이는 구조로 설계했다.

현장에는 석가산과 계류, 연못, 빨래터를 형상화한 조형물, 진경산수 시설물, 안내판, 산책 공간 등이 들어선다. 기존 우물 구조물과 일부 시설물은 철거하고 조경수와 초화류를 심어 도시철도 시청역과 연계한 휴식 공간으로 조성할 계획이다.

김한성 양산시 공원과 정원조경팀 주무관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마을 어르신들은 황산새미를 물을 긷던 우물뿐 아니라 빨래하던 장소로 많이 기억하고 있다"며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기는 어렵지만 주민들의 기억과 장소의 의미를 담아 현대적으로 해석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복원된 수경시설에는 기존 황산새미 우물물을 끌어와 활용한다. 물은 계류와 연못을 따라 흐른 뒤 다시 사용하는 순환방식으로 운영되며, 갈수기 등 우물 수량이 부족할 때는 상수도를 보충할 방침이다. 실제 빨래를 하는 시설이 아니라 옛 빨래터의 형태와 당시 생활상을 보여주는 상징공간으로 조성된다.

시는 공사 과정에서도 주민 의견을 계속 수렴해 설계에 반영하기로 했다. 행정이 일방적으로 조형물을 설치하는 방식이 아니라 황산새미를 직접 이용했던 주민들의 기억을 최대한 담겠다는 취지다.

황산새미 복원이 완료되면 도시철도 시청역 이용객과 주민을 위한 쉼터이자 옥곡마을의 역사를 알리는 지역 명소로 활용될 전망이다. 도시화 과정에서 지워진 생활유산을 발굴해 다시 지역의 자산으로 되돌린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작지 않다.

다만 수억원을 들인 복원사업이 석가산과 조형물 설치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황산새미의 유래와 이용 시기, 물길, 주민들의 구체적인 생활상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기록하지 않으면 외형만 갖춘 평범한 수경시설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황산새미의 진정한 복원은 우물과 빨래터의 모양을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살아온 주민들의 기억까지 보존하는 것"이라며 "주민 구술과 옛 사진 등 생활사 자료를 함께 확보해 지역의 역사·문화자산으로 남겨야 한다"고 말했다.

조감도(황산새미)
양산시가 추진하는 황산새미 복원사업 조감도. 시는 석가산과 계류, 연못, 빨래터 조형물 등을 조성해 옥곡마을의 옛 생활공간을 되살릴 계획이다./양산시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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