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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SK하이닉스 성과급 협상, 사회 전반 파급력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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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기자

승인 : 2026. 07. 28.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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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규
돈을 많이 벌어서 고민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임금·단체협상 과정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보통 이익을 많이 내면 협상이 수월하지만, SK하이닉스는 정반대의 상황이다. 올해 매출이 300조원에 육박하고 영업이익도 270조원 이상으로 역대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사측과 노조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한다. 왜일까.

현재 협상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건 '성과급 제도'다.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제도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초과이익분배금(PS)으로 삼고, 상한선 폐지를 10년 동안 유지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지난해 노사가 합의한 사안인데, 이번에 사측이 수정을 제안하자 노조가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합의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불과 1년 만에 합의를 뒤집으려는 것이기에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다만 사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리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먼저 사측이 성과급 제도를 손보려는 배경을 보면 막대한 현금 유출에 대한 부담감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올해 기준으로 증권가 전망을 단순 적용하면 SK하이닉스의 성과급은 최소 27조원이다. 이는 대한민국 한 해 예산의 3%, 서울시 예산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회사 입장에서는 미래 성장에 대한 투자 여력이 줄어드는 것이기에 재무적 압박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사측은 현금 대신 일부 자사주로 지급해 현금 유출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기업 가치를 제고하려 한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외부의 비판 여론을 고려했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올해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자동차, 카카오 등 다수의 업계에서 '영업이익 N% 성과급' 논란이 일었는데, SK하이닉스 사례가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특히 수익 구조와 환경이 다른 회사에서까지 SK하이닉스의 기준을 적용하려는 경우에 그랬다. 그만큼 업계에 미친 파장이 컸다. 주주의 이익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현금 유출부터 업계, 주주들에 대한 부담 등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 미뤄봤을 때 이번 협상의 답은 얼마를 나누는가가 아니라 이해관계자들을 만족시킬 만한 지속 가능한 체계를 어떻게 만들어내는가에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최근 같은 취지의 메시지를 내놨다. 최 회장은 15일 제주에서 열린 대한상의 하계포럼에서 "(SK하이닉스) 구성원의 행복이 기업의 이해관계자와 같이 행복해야 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이해관계자들의 문제를 침해하거나 나쁘게 만든다고 생각하면, 지속 가능한 행복을 위해 그 문제에 손을 대고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이해관계자의 처지를 생각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SK하이닉스가 이번 협상에서 마련해야 할 것은 구성원에 대한 보상은 물론 미래 투자와 주주 가치, 산업 생태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원칙이다. 단순히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하는 데 그친다면 비슷한 진통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 돈을 많이 벌어서 생긴 고민인 만큼, 이번 협상이 오래 남을 원칙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최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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