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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사우디 석유 수출로 타격…미군 공습 멈춘 사이 ‘중동 제2 전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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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7. 26.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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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티, 지잔 정유시설·얀부 수출기지 동시 타격...사우디 보복 공습
사우디 연계 선박 봉쇄 확대…아프리카 우회 시 아시아 항로 19일→48일
미군, 13일 연속 이란 공습 뒤 숨 고르기…에너지 공급 차질 장기화
YEMEN HOUTHIS SAUDI ARABIA CONFLICT
야히야 사리 후티 군사대변인이 25일(현지시간) 예멘 사나에서 성명을 발표하는 모습이 TV 화면에 나오고 있다./EPA·연합
예멘 후티 반군은 2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Aramco)의 지잔·얀부 시설을 탄도·순항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2022년 4월 휴전 이후 처음으로 후티 점령지 호데이다를 공습했고, 사우디가 지원하는 예멘 정부군은 마리브와 알자우프의 미사일·드론 발사장과 무기고를 타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간 이어진 대이란 공습을 중단하도록 군에 지시하고, 이란과 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YEMEN-IRAN-US-ISRAEL-WAR-MARINE-SHIPPING
선박들이 25일(현지시간) 예멘 남부 해안 인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고 있다./AFP·연합
◇ 후티, 사우디 아람코 시설 공격 주장…사우디 연합군, 2022년 휴전 후 첫 후티 공습

야히야 사리 후티 군사대변인은 지잔의 아람코 시설을 탄도미사일과 드론 수십 기로 공격했다고 밝혔다. 후티는 얀부 시설에도 탄도·순항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사리는 "앞으로 수 시간과 수일 동안 군사 행동을 확대하겠다"고 경고했다.

소셜미디어(SNS) 영상에는 지잔 아람코 정유시설 방향에서 대형 연기 기둥이 솟는 장면이 담겼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아시아 지역 원유 거래 소식통 2명은 지잔의 연료·원유 저장시설이 손상됐을 가능성을 전달받았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아람코와 사우디 정부는 피해 여부를 확인하지 않았다.

그리스군이 사우디에서 운용하는 미국산 패트리엇 방공체계는 얀부 석유시설을 향한 탄도미사일 2발을 요격했다. 그리스군 포대는 예멘에서 발사된 드론 1기도 격추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앞서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전날 호데이다의 후티 군사시설을 공습했다. 연합군이 후티를 직접 공습한 것은 2022년 4월 유엔 중재 휴전 이후 처음이라고 FT가 전했다. 후티 측은 국영 통신시설과 카마란섬이 공격받아 2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사우디 선적 유조선 NCC마사호가 홍해에서 공격받아 선체에 경미한 손상을 입은 것이 공습의 직접 배경이 됐다. 선박과 선원은 안전했으며 점검 뒤 목적지로 운항을 계속했다. 후티는 이번 주 사우디 유조선 2척도 미사일과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후티 지도자 압둘 말리크 알후티는 사우디의 모든 석유시설이 표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후티와 예멘 정부군은 홍해 연안에서 사우디 국경까지 이어지는 전선에 병력을 집결시키고 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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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간) 예멘의 후티 반군이 공습한 사우디아라비아 지잔의 아람코 시설에서 연기 기둥이 치솟고 있다./소셜미디어(SNS) 영상 캡처·로이터·연합
◇ 트럼프, 13일 연속 대이란 공습 뒤 추가 타격 보류…"합의가 더 현명한 전략"

미국 중부사령부(CENTCOM)는 지난 23일까지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13일 연속 이란 공습을 발표했다. 중부사령부는 24일 새로운 공습을 발표하지 않았다. 이란 정부와 관영 매체도 밤사이 미군 공습이나 국내 폭발을 발표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군이 제출한 공습안을 승인하지 않고, 이란에 새로운 공격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고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가 전했다.

미군은 단시간 안에 공습을 재개할 수 있는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군은 대규모 전투 재개 방안도 준비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실행하라는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고 악시오스가 전했다. 이번 조치가 일회성인지, 공습 중단으로 이어질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우리는 장전하고 준비된 상태(locked and loaded)"라면서도 "더 현명한 전략은 이란과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이 순간에도 이란과 대화하고 있다"며 이란이 점차 진지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만 대표단은 호르무즈 해협의 상업 운항을 재개할 새로운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이란 테헤란에 도착했다. 협상 관계자들은 일부 진전이 이뤄졌으며 오만과 이란이 주말 중 합의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고 악시오스에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합의안을 수용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란이 제시한 '눈에는 눈' 방식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응은 "눈에는 머리(a head for an eye)"라고 말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공습 중단과 별도로 미국의 강경한 보복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오는 2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라고 AP통신이 전했다. 두 정상은 미국의 이란 공습 중단과 향후 군사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Kyrgyzstan SCO Russia Iran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오른쪽)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24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촐폰아타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한 회의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러시아 외무부 공보실 제공·AP·연합
◇ 이란 외무장관, 예멘 충돌 개입 부인·미국 접근법 비판…오만, 호르무즈 중재 재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이 양측과 역내 국가들 사이의 오랜 분쟁에서 비롯됐다며 이란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멘과 바브엘만데브 해협(Bab el-Mandeb Strait) 문제에는 군사적 해결책이 없다며 외교와 대화를 촉구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과 통화한 뒤 "이란과 미국 사이의 문제는 중재자가 부족한 것이 아니라 미국의 접근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미국의 압박에 굴복하지 않고, 호르무즈 해협에서 자국의 이익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카스피해에서 이란과 러시아 사이의 군수물자를 운송하던 화물선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 외무부는 자국 선박에서 승무원 1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며 우크라이나 외교대표를 초치했다. 전쟁의 충돌 범위가 걸프와 홍해를 넘어 카스피해까지 확대된 것이다.

USA-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 스털링의 트럼프 내셔널 골프클럽을 떠나고 있다./로이터·연합
◇ 후티, 사우디 연계 선박 봉쇄…아프리카 우회 시 항로 19일서 48일

후티는 사우디 선박과 사우디 항구를 이용한 선박을 대상으로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후티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전체 선박에 폐쇄한 것은 아니며 사우디 연계 선박만 겨냥한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피해 걸프 연안 원유를 동서 송유관으로 홍해의 얀부항까지 운송해왔다. 얀부항은 하루 수백만 배럴을 선적하는 핵심 우회 수출기지다. 지잔 정유시설의 하루 처리 능력은 40만 배럴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얀부에서 아시아까지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이용하면 약 19일이 걸린다. 선박이 해협을 피해 아프리카를 돌아가면 48일이 필요하다. 운항 기간이 29일 늘어나는 셈이다.

봉쇄 선언 이후에도 선박 운항은 이어졌다. 해운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는 바브엘만데브 해협 통과 선박이 22일 35척에서 23일 43척으로 늘었다고 집계했다. 다만 약 12척은 항로를 되돌렸고, 일부 선박은 후티의 추적을 피하려고 위치발신장치를 껐다.

브렌트유는 미·이란 충돌과 홍해 전선 확대로 2주 동안 약 27% 상승했다. 브렌트유는 한때 배럴당 101달러를 넘어선 뒤 96.78달러(14만1599원)에 마감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89.31달러(13만669원)를 기록했다.

미국과 영국은 다음주 영국 런던에서 호르무즈 민간 선박 보호를 위한 국제해상연합(international maritime coalition) 구성 방안을 논의하는 회의를 추진한다. 미국은 동맹국에 기뢰제거함과 군함·드론 파견을 요구하고 있다. 참여 검토국들은 해협 내 전투 중단을 다국적 임무의 선결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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