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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진된 뒤에야 첫 귀가”…쿠팡 화재 최전선 지킨 인천서부소방서의 닷새 사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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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7. 23.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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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차량 77대 중 21대가 서부소방서
석남119안전센터장 “이런 화재는 34년 소방생활 중 처음”
높은 층고·적재물까지…최악의 여건서 진화 나선 소방
“바로 아래층에 리튬배터리…연소 확대 저지 사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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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화재 현장에 마련된 천막에서 소방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이하은 기자
"화재 현장에 출동한 뒤 계속 자리를 지키다 완진된 어제서야 처음 집에 가서 잠을 잤습니다. 목이 잠겨 나흘 동안 거의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23일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만난 인천서부소방서 석남119안전센터 강인선 센터장은 며칠 동안 일상을 뒤로한 채 현장을 지킨 과정을 이같이 전했다.

인천 쿠팡물류센터 화재는 닷새간의 진압 작업 끝에 지난 22일 오후 8시 35분께, 화재 발생 약 110시간 만에 완전히 진화됐다. 장시간 이어진 사투 끝에 불길을 잡아낸 중심에는 밤낮없이 화마와 맞선 소방대원들이 있었다. 특히 관할 소방서인 인천서부소방서는 대규모 인력과 장비를 투입하며 진화 작업의 최전선에 섰다.

인천소방본부에 따르면 화재 현장에 투입된 소방차량은 모두 77대로, 이 가운데 4분의 1이 넘는 21대가 인천서부소방서 소속이었다. 다른 소방서에서 나온 지원 인력과 달리 관할 소방서 대원들은 교대가 쉽지 않았고, 진화 작업뿐 아니라 현장 행정 지원까지 맡아야 했다. 이에 따라 현장 대원은 물론 행정 담당 직원들까지 장기간 현장을 지켰다.

인천 계양소방서에서 지원을 나온 한 소방관은 "화재 진압은 소방관의 본연의 임무인 만큼 고생스럽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사태가 장기화한 만큼 지원 인력보다 관할인 서부소방서 대원들이 훨씬 더 고생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 센터장은 "현장 인력을 3개 조로 편성해 교대로 투입했지만, 실제로 현장을 벗어나 귀가하기는 쉽지 않았다"며 "저 역시 완진된 어제서야 화재 현장에 출동한 뒤 처음으로 집에 돌아갔다"고 말했다. 인천소방본부 관계자도 "소방차량이 출동할 때는 차량을 운용할 인력도 함께 투입된다"며 "서부소방서 관할 지역인 만큼 많은 인력과 차량이 서부소방서에서 동원됐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 인력까지 현장에 나와야 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훨씬 더 많은 직원이 고생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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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인천 서해구 쿠팡32물류센터 화재 현장에서 대형 크레인이 작업 중이다. /이하은 기자
진압 환경도 극도로 열악했다. 물류센터는 층마다 층고가 약 10m에 달했고, 화재 발생 지점도 6∼7층 고층부여서 소방용수를 불길에 정확히 닿게 하기 어려웠다. 높은 층고의 공간에 대형 랙과 가연성 적재물이 빼곡히 쌓여 있는 구조도 진화를 방해했다. 강한 복사열로 내부 방화셔터까지 녹아내리면서 방화구획은 사실상 제 기능을 잃었다. 연면적 29만9000㎡에 달하는 건물 내부는 짙은 연기로 가득 찼고, 대원들은 시야와 정확한 위치를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진화 작업을 벌여야 했다.

무엇보다 화재 지점 바로 아래인 5층에는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 이송 로봇 수백 대가 보관돼 있었다. 화재 초기 로봇의 무선통신 제어망마저 끊기면서 불길이 아래층으로 번지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됐다. 리튬배터리는 손상되거나 과열돼 열폭주가 시작되면 급격한 연소와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불이 5층까지 번졌다면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었다. 강 센터장은 "리튬배터리에 불이 붙었다면 지상은 물론 지하까지 건물 전체가 화염에 휩싸이고, 건너편 SK인천석유화학공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며 "5층 아래로는 무조건 불이 번지지 않게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6층에서 최대한 버텼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화재를 34년간의 소방관 생활 가운데 가장 어려웠던 진압 작업으로 꼽았다. 강 센터장은 "다른 물류센터 화재와 산불도 경험했지만 이번 화재는 차원이 달랐다"며 "현재는 연소 확대 가능성이 없는 완진 상태로, 남아 있는 작은 불씨까지 완전히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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