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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이슈] 첫 여성日총리, 여성천황 봉쇄…‘아베처럼 싸우겠다’는 다카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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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7. 1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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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코공주 외면 옛황족 남계남자 양자안 강행
'입법부 총의' 무너져도 속전속결…황실 번진 강공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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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연합뉴스
일본 최초의 여성 총리인 다카이치 사나에가 여성 천황의 길을 다시 닫았다. 여성 황족의 결혼 후 신분은 유지하면서도 황위 계승권은 인정하지 않고, 옛 황족 남계 남자를 양자로 받아들이는 황실전범 개정안이 지난 10일 중의원을 통과했다.

개정안이 시행돼도 나루히토 현 천황의 외동딸 아이코 공주는 황위 계승 대상서 제외된다. 반면 1947년 황족 신분을 잃은 옛 11개 궁가의 남계 남자는 양자로 황족에 편입될 수 있다. 양자 본인에게는 계승권이 없지만 이후 태어난 남계 남자 자손은 황위를 이을 가능성이 열린다.

첫 여성 총리가 내놓은 황실의 미래는 여성의 계승이 아니라 남계 남자의 복귀였다. 정부는 황족 수 확보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여성·여계 천황 논의는 처음부터 대상에서 배제했다. 여성 황족에게 황실 공무는 맡기면서 천황이 될 가능성은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처리 과정에서도 정부가 강조해온 '입법부의 총의'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마이니치신문은 개정안이 여당과 중도개혁연합, 국민민주당, 참정당 등의 찬성으로 중의원을 통과했지만 각 당 내부에서 불만이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중도개혁연합 의원 4명은 표결 직전 본회의장에서 퇴장했다. 의원운영위원회에서 공산당은 논의에 참여한 13개 회파 가운데 5개 회파가 반대한다며 "도저히 입법부의 총의라고 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찬성한 중도개혁연합조차 개정안이 총의의 범위를 벗어났다며 유감을 나타냈다.

중도개혁연합은 당초 부대결의 수정이 찬성의 '절대조건'이라고 정했다. 여성 궁가 창설과 양자 자손의 황위 계승 문제를 앞으로 다시 논의하도록 문구를 고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자민당이 수정을 거부하자 법제국의 해석과 정부의 구두 약속만 받고 찬성으로 돌아섰다. 당내에서는 반대해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랐고 결국 일부 의원이 표결을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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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이치 사나에(오른쪽) 일본 총리가 지난 해 10월 21일 도쿄 황거(皇居)에서 나루히토 천황의 임명장을 받아든 뒤 허리 숙여 인사하고 있다. 퇴임하는 이시바 시게루(가운데) 전 총리가 이를 지켜보고 있다./AFP 연합뉴스
◇"싸우는 정치인" 선언한 다카이치
다카이치 총리는 법안 통과 다음 날인 11일 아베 신조 전 총리 추도 집회에 참석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그는 아베 전 총리가 "국론을 양분하는 과제에 과감하게 도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무리 비판이 있어도 도전하지 않는 나라에 미래는 없다"며 "아베 총리처럼 싸우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황실전범 개정 직후 나온 발언은 이번 처리 과정을 상징한다. 반대와 이견을 설득하고 조정하기보다 돌파해야 할 장애물로 보는 다카이치식 정치다. 아베 전 총리의 안보법제와 달리 황실제도는 정권이 승패를 겨루는 정책 수단이 아니었다. 일본 정치 전문가들은 국민 통합의 상징을 다루는 제도인 만큼 폭넓은 합의가 전제되었어야 한다고 전한다.

주간문춘은 전체회의에서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내용이 개정안에 포함됐다는 참가자의 증언을 전했다. 옛 황족 관계자들이 실제 양자 편입에 냉담하다는 보도도 내놨다. 주간신조는 천황이 국민의 이해를 얻는 논의를 당부했다는 점을 들어 정부의 속도전을 비판했다.

황실전범 개정안은 참의원 심의를 거쳐 회기 안에 성립할 전망이다. 다만 여성·여계 천황 문제를 논의 대상에서 제외한 채 옛 황족 남계 남자의 양자 편입을 먼저 제도화한 만큼, 황위 계승의 안정성을 둘러싼 논의는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자 당사자의 의사 확인과 자손의 계승권, 여성 황족의 역할과 지위도 향후 다시 다뤄야 할 과제로 남았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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