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희귀질환 진단 고도화 속 커지는 유전상담 역할…서울대병원, 상담 원칙·실제 공유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23010007748

글자크기

닫기

배다현 기자

승인 : 2026. 06. 23. 10:58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진단율 향상에 결과 해석·상담 역량 중요성 확대
가족검사·치료계획·자녀계획 고려한 통합적 상담 필요
"불필요한 검사 줄이고 환자·가족 자율적 선택 도와야"
KakaoTalk_20260623_073627315
22일 서울대학교병원 의학혁신센터에서 열린 '희귀질환 유전진단 및 상담 2026 : Updates & Insights'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승복 서울대학교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 김예슬 진단검사의학과 교수, 채종희 희귀질환센터장, 문장섭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 김만진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 김지민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배다현 기자
희귀질환 진단 기술이 고도화 되면서 환자와 가족이 마주하는 고민은 오히려 더 복잡해지고 있다. 어떤 유전자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결과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가족도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까지 판단해야 할 지점이 늘어나면서다. 이에 따라 의료진에게도 단순한 결과 설명을 넘어 검사 전 의사결정부터 치료계획, 가족검사, 가족계획까지 연결하는 통합적 상담 역량이 요구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는 지난 22일 서울대병원 의학혁신센터에서 '희귀질환 유전진단 및 상담 2026 : Updates & Insights'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번 워크숍은 의료진의 전문 유전상담 실무 역량을 높이기 위해 임상유전체의학의 최신 흐름을 짚고 상담의 원칙과 실례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최근 유전자 검사 여부를 두고 고민하는 환자가 보호자가 증가함에 따라,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판단을 돕는 전문 유전상담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채종희 서울대학교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은 "유전자 검사 기술의 발전으로 희귀질환 진단율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며 "하지만 검사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해석이 복잡해질수록 의료진에게는 더 명확한 인성적 판단력과 의사결정 능력이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의 삶을 다각도로 이해하고 통합적인 지원 방향을 고민하는 것 또한 의료진의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유전상담이 단순한 결과 통보 절차가 아닌, 검사 전 의사결정부터 검사 결과 해석 후 가족검사·치료계획·가족계획까지 연결하는 전주기적 지원 과정임이 강조됐다. 이 과정에서 의료진은 불필요한 검사를 줄이고 의미가 불확실한 변이를 신중하게 해석하는 한편, 환자와 가족이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보호자 동의뿐 아니라 아동의 발달 단계와 '알지 않을 권리'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치료적 이득이 불분명한 성인기 발병 질환의 경우 예측검사나 보인자 검사를 서두르기보다, 향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치료법이 없는 유전질환은 미성년자에게 검사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승복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소아는 법적 동의 능력이 없어 결국 부모나 법정 대리인이 검사를 결정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검사는 아동의 최선의 이익에 기반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 단계를 고려해 아이에게 적절한 설명을 진행해야 하며, 독립적 의사결정이 어느 정도 가능한 청소년기부터는 정확한 존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성인 대상 검사의 경우 무증상 가족검사가 단순한 질환 확인을 넘어 결혼·출산·진로 등 삶의 의사결정과 맞닿아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에 예측검사는 충분한 설명과 본인의 선택을 전제로 해야 하며, 유증상자에서 원인 유전자를 먼저 확인한 뒤 세대 순서대로 연쇄검진을 진행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장섭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제의학과 교수는 "결혼 전 유전자 검사 희망 시 무증상자를 바로 검사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유증상자에서 원인유전자 이상 규명이 선행돼야 한다"며 "규명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유전상담이 불가능하며, 충분한 설명 후에도 환자가 검사를 원할 때만 검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 분야에서는 유전성암에 대한 적절한 유전상담과 선별적 유전자 검사의 중요성이 제시됐다. 유전성암은 전체 암의 5~10%를 차지하는 만큼, 진단 시 환자 본인의 치료뿐 아니라 가족 구성원의 위험도 평가와 조기 진단·예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 검사를 시행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젊은 나이의 암 발병, 다발성 암, 양측성 암, 뚜렷한 가족력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선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김시현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 교수는 "암은 유전이 아니더라도 생길 수 있고, 반대로 유전성암 관련 변이를 가진 사람도 반드시 암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며 "환자 본인의 병력과 가족력을 잘 확인해 고위험군에서 적절하게 상담과 검사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유전상담이 환자와 가족의 치료·예방·가족계획까지 포괄하는 영역으로 확대되면서, 이를 의료 현장 전반으로 확산할 표준 진료 체계 마련의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이에 서울대병원 임상유전체의학과는 표준 진료 프로토콜을 만들어 임상유전체의학과가 없는 병원에서도 희귀질환 환자의 진료와 상담에 활용하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채 센터장은 "환자분들의 미충족 수요를 모두 취합하고 우리나라에 적합한 표준 진료 프로토콜을 만들어 각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저희 병원과 센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며 "임상유전체의학과 개설과 이번 워크숍 개최 역시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전했다.
배다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Advertise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