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Advertisements

발전공기업 통합은 시작일 뿐… “효율만 있고 설계는 없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621010007199

글자크기

닫기

정순영 기자

승인 : 2026. 06. 21. 15:30

구글 검색 선호 출처 추가 Google 검색에서 아시아투데이 기사를 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Advertisements

Advertisements

발전공기업 통합, 에너지전환·효율 강화 핵심
재생에너지 확대 구체적 운영모델 후속 과제
발전사별 조직·사업 구조 정리 기준 미지수
“통합 필요성은 공감, 실행 설계는 아직 부족”
KakaoTalk_20260621_152029864
지난 18일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개최한 '전력공기업 역할 재정립 연구' 중간보고회 현장./정순영 기자
발전공기업 5사 통합이 정부의 유력한 구조개편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정작 통합 이후의 모습은 여전히 안갯속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 연구용역은 에너지전환과 투자 효율성 강화를 이유로 1사 통합을 권고했지만,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사업 재편과 노동전환 전략, 통합공기업의 운영모델 등 핵심 과제는 대부분 후속 논의로 남겨뒀다. 전문가들은 통합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단계는 지났지만, 정작 국민과 시장이 궁금해하는 '통합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가'에 대한 답은 부족하다고 평가한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 18일 공개한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용역의 중간결과는 사실상 발전 5사의 완전 통합에 무게를 실었다. 연구용역을 수행한 삼일회계법인은 에너지전환 실행력 확보와 운영 효율성 제고, 정의로운 전환 등을 기준으로 검토한 결과 권역별 통합이나 지주회사 체제보다 단일 법인 체제가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정부의 통합 명분은 석탄발전 축소와 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대전환기에 분산된 투자와 조직 역량을 한데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발전공기업들은 해상풍력과 태양광, 수소 등 신사업에 개별적으로 뛰어들고 있지만 자본력과 인력, 사업 규모 측면에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과 경쟁하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다만 중간보고서는 통합 조직과 자산을 어떻게 재배치할 것인지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하지 못했다. 재생에너지 중심 조직 개편과 정의로운 전환 체계 구축 필요성을 제시했지만, 현재 발전사별로 운영 중인 사업을 어떤 기준으로 재편할지, 사업 권한과 책임을 어떻게 배분할지, 한전이 수행 중인 재생에너지 기능과는 어떤 관계를 설정할지 등 세부적인 운영모델은 과제로 남겨뒀다.

일각에서는 최근 출범 시기와 조직 운영, 노사정협의체 구성 등을 놓고 세부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고속철도 통합에 비해 발전공기업 통합은 핵심 쟁점에 대한 검토가 미진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부는 석탄발전 감축 과정에서 정의로운 전환을 강조하고 있지만 재생에너지 산업이 기존 발전소와는 전혀 다른 근무환경을 갖고 있다는 현실적 문제를 안고 있다. 수백 명이 한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화력발전과 달리 태양광과 풍력은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또 기존 발전사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는 연구용역 결과를 놓고 업계에서는 간판만 하나로 바뀌고 지역 조직은 그대로 남는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발전공기업 통합으로 경쟁체제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여전하다. 정부는 발전 5사 체제가 중복 투자와 비효율을 초래했다고 진단했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현재 문제를 모두 분할 체제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실제 발전공기업들은 경영평가와 사업실적 경쟁 속에서 그동안 해외사업과 수소, 해상풍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기 때문이다.

대규모 공기업이 등장할 경우 민간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한국전력이 보유한 재생에너지 관련 조직과 기능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발전공기업만 통합하고 한전의 관련 조직은 그대로 유지할 경우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또 다른 중복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시경 단국대 교수는 "고속철도 통합은 국민 편익과 안전이라는 원칙 아래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는 반면, 발전공기업 통합은 통합 법인을 사업양도 방식으로 만들 것인지, 신규 법인으로 설립할 것인지조차 제시되지 않았다"며 "방향만 정해놓고 나중에 세부 내용을 맞추는 방식은 디테일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김창완 중앙대 교수도 "물리적으로 회사를 합치는 것과 화학적으로 하나의 조직으로 작동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며 "통합을 통해 어떤 시너지를 낼 것인지, 무엇을 먼저 정리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선순위부터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