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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실무회담서 검증 미·이란 종전 MOU…레바논·호르무즈·내부 반발 ‘3중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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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6. 2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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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스·이란 대표단 현지 집결…60일 핵협상 앞서 MOU 이행 공방
레바논 전선, 전쟁 종식 최대 변수로 부상…호르무즈 재봉쇄 논란
동결자산 일부 해제·3000억달러 재건기금 카드에도 전문가들 "시간 부족"
OMAN-KHASAB-STRAIT OF HORMUZ
상선들이 20일(현지시간) 오만 북부 소도시 하사브 인근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고 있다./신화·연합
J.D. 밴스 미국 부통령의 스위스 출발과 이란 대표단 현지 도착으로 미·이란 실무회담이 21일(현지시간) 뷔르겐스톡에서 개막하지만, 협상 출발선부터 레바논 교전 재발과 호르무즈 재봉쇄 선언이 겹치며 60일 핵협상 전망이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지난 17일 서명한 종전 양해각서(MOU)는 호르무즈 재개방과 60일 핵협상을 맞교환한 1단계 합의로, 이번 스위스 회담은 핵합의 본론에 앞서 MOU 이행 여부를 둘러싼 첫 공방이 될 전망이다. 중재국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도 회담 지원을 위해 스위스로 출국했다.

◇ 레바논 교전, 미·이란 MOU 이행 흔들어…이스라엘·헤즈볼라 강제 수단 부재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레바논 분쟁이 한때 미·이란 전쟁의 부차적 전선으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전쟁 종식의 최대 장애물 중 하나로 부상했다고 진단했다. MOU는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의 군사작전 즉각 중단을 명시했지만, 이스라엘도 헤즈볼라도 MOU 서명 당사자가 아니어서 레바논 조항을 어떻게 강제할지가 미해결 상태라고 NYT는 짚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가 무장 해제할 때까지 레바논 주둔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고,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철수 없이는 무기를 내려놓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구조적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레바논 전선이 이스라엘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합의를 흔들 빌미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SWITZERLAND DIPLOMACY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이슬람의회 의장(왼쪽)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가운데)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 인근 옵뷔르겐의 뷔르겐슈토크 리조트에서 진행된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EPA·연합
◇ 이란, 호르무즈 지렛대로 미국 압박…미 중부사령부 "봉쇄 실효성 없어·상선 55척 통항"

이 같은 레바논 교착이 협상 복원력을 시험하는 가운데, 이란은 호르무즈를 직접적인 압박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란은 이번 주 페르시아만 해협청을 새로 설립하고, 선박들이 통항 2일 전 사전 등록을 의무화하는 절차를 마련했다. 다만 수수료는 60일간 면제하기로 했다. 이는 향후 호르무즈 통항 관리권과 통행료 협상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라고 WSJ는 분석했다.

다만 미군 중부사령부의 팀 호킨스 대변인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제하고 있지 않다"며 20일 상선 55척이 해협을 통과해 화물과 17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운송했다고 밝혀 이란의 재봉쇄 선언이 실제 봉쇄로 이어졌는지는 불투명하다.

EOS 리스크그룹의 마틴 켈리 자문 책임자는 "앞으로 며칠·수주간 이 같은 봉쇄 선언이 반복될 것"이라며 이란이 레바논 휴전을 강제하기 위한 수단으로 호르무즈 지렛대를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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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 밴스 미국 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AP·연합
◇ 스위스 60일 협상, 핵·제재·동결자산 난제 직면…전문가들 "시간 부족"

레바논 변수와 호르무즈 압박이 겹치는 상황에서도 양측이 협상 테이블을 완전히 떠나지 못하는 것은 합의에 담긴 경제적 유인 때문이다. WSJ는 미국이 카타르와 함께 이란 동결자산 약 1000억달러(153조3000억원) 가운데 카타르 보관분 60억달러(9조2000억원)에 대한 지출권을 조기 허용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MOU에는 3000억달러(459조9000억원) 규모 재건기금과 대(對)이란 제재 완화·석유 수출 즉각 면제 조항이 포함돼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같은 유인에도 60일이라는 협상 기간이 기술적으로 복잡한 핵합의를 도출하기에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백악관과 정보기관에서 핵 관련 고위직을 역임한 에릭 브루어가 "실패 가능성이 성공 가능성보다 높다"고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이란 전문가 카림 사자드푸르 선임연구원은 이번 MOU를 사실상 '오해각서(Memorandum of Misunderstanding)'라고 규정했다고 FT가 전했다.

LEBANON-ISRAEL-IRAN-US-WAR
한 레바논 여성이 20일(현지시간) 레바논 남부 케나리트 마을을 겨냥한 이스라엘 공습 현장 잔해 위에 앉아 눈물을 흘리고 있다./AFP·연합
◇ 트럼프·네타냐후 갈등 공개화…이스라엘 국민 67% "미·이란 합의 불리"

협상의 최대 외부 변수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균열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통화에서 레바논 공습 확대로 이란과의 MOU가 무산될 뻔했다며 욕설을 동반한 비난을 퍼부었다고 전했다. 밴스 부통령도 18일 백악관에서 이스라엘 정치권을 향해 "이 순간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세계 유일의 국가원수가 도널드 트럼프"라며 "전 세계에 강력한 우방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그 우방을 공격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채널12 여론조사에서 이스라엘 국민의 67%가 미·이란 합의가 이스라엘에 불리하다고 답했으며 유리하다는 응답은 9%에 그쳤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FT는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MOU 성패 책임을 페제시키안 대통령에게 돌리며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 이란 내부에서도 합의 동력이 불안정하다는 신호라고 짚었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리나 하팁 연구위원은 NYT에 미·이란 합의가 레바논의 긴장 완화를 위한 여건을 조성할 수 있지만, 이스라엘 철수와 헤즈볼라 무기 문제 등 핵심 쟁점은 해결하지 못했다며 "레바논 분쟁이 조만간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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