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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동이 불편한 40대 환자 A씨는 대학병원 간호·간병통합병동 입원을 문의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 보호자나 간병인 없이 입원할 수 있는 병동을 찾았지만, 병원 측은 돌봄 부담이 크다는 이유로 입원이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간병이 가장 필요한 환자가 오히려 통합병동 문턱을 넘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가 보호자나 개인 간병인 없이 간호사와 간호조무사의 24시간 돌봄을 받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간병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2013년 시범사업으로 시작됐으며, 2015년 건강보험 제도에 정식 도입됐습니다.
제도는 빠르게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6월 기준 통합병상은 8만6443개로, 2015년 7443개와 비교해 10배 이상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이용 환자는 177만명, 입원 건수는 253만건을 기록했습니다. 연평균 증가율은 각각 약 39%, 38%에 달합니다.
하지만 인력 확충이 병상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현재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는 상급종합병원 6명, 종합병원 10명, 병원급 의료기관 12명 수준이 대부분입니다. 통합병동의 인력 배치 기준은 법으로 규정돼 있지 않아 수가 체계에 따라 차등 적용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간호 업무를 지원하는 간호조무사 역시 1인당 30~40명가량을 담당하고 있어 여러 환자를 돌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결국 현장에서는 환자 선별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거동이 어렵거나 의사소통이 힘든 환자는 돌봄 필요도가 높아 입원을 꺼리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서울 소재 통합병동의 한 간호사는 "대다수 간호사들은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동시에 간호조무사에게 일부 업무를 위임하는데, 낙상이나 안전사고가 생기면 책임을 어떻게 져야 하는지도 모르겠다"며 "이에 대한 보호장치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고 토로했습니다. 돌봄이 필요한 환자를 위해 만든 제도가 정작 그 환자를 외면하는 '제도적 모순'이 된 것입니다.
정부는 병동 확대를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습니다. 이달부터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기존 4개 병동 제한 없이 간호·간병통합병동을 운영할 수 있게 됐습니다. 내년에는 수도권 역시 제한을 풀 예정입니다. 여기에 지난해 7월부터 간호 필요도가 높은 환자를 위한 '중증환자 전담병실' 시범사업도 운영 중입니다.
그러나 현재 통합병동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은 전체의 33%에 불과하고, 중증환자 전담병실 실제 운영 기관도 지난 4월 기준 9곳에 그쳤습니다. 비수도권 참여 기관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병상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제도가 본래 취지대로 작동하려면 적정 간호인력 확보와 인력 배치 기준의 법제화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는 17일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개선 방안을 논의하는 정책 심포지엄이 열립니다. 병원간호사회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는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 지하 1층 CJ홀에서 공동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200여명의 간호 실무진과 전문가들이 참여해 제도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입니다.
시행 10년을 넘긴 간호·간병통합서비스는 보호자 없는 입원을 가능하게 한 대표적인 의료복지 제도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가장 돌봄이 필요한 환자가 제도 밖으로 밀려나는 현실이 계속된다면 제도의 성과는 반쪽에 그칠 수밖에 없습니다. 병상 수를 늘리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누구나 차별 없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입니다. 이번 논의가 단순한 병상 확대를 넘어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