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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협약’에 가려진 천안 오룡지구 리츠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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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배승빈 기자

승인 : 2026. 06. 09.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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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협약서 비공개…공공성 검증 자료·체육시설 운영비 추계도 없어
준공 지연에 수익성 우려까지…주민들 "시민 땅으로 하는 사업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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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 오룡지구 민관협력형 도시재생 리츠사업 현장./배승빈 기자
국내 최초 민관협력형 도시재생 리츠 사업으로 추진되는 충남 천안 오룡지구 개발사업이 공사 감독권 부재에 이어 이번에는 비밀협약 논란에 휩싸였다.

9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오룡지구 개발사업의 근간이 되는 핵심 협약서들이 비공개 처리된 데다 천안시조차 공공성 검증 결과와 향후 체육시설 운영비 추계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사업 전반의 투명성과 공공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오룡지구 민관협력형 도시재생 리츠사업은 충남 천안시 원성동 옛 오룡경기장 부지 4만1176㎡에 총사업비 4232억원을 투입해 주상복합 아파트와 빙상장·수영장 등을 포함한 복합 공공체육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에는 천안시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계룡건설컨소시엄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하지만 사업의 핵심 내용을 담고 있는 협약서들은 시민들에게 철저히 가려져 있다.

주주 간 협약서에는 출자자 역할과 주식 처분 절차가, 표준사업약정서에는 권리·의무 관계와 출자금 사용, 하자보수 기준 등이 담겨 있다. 또 사업협약서에는 분양가 산정 방식과 공공시설 인수 조건, 자금 운용 구조가 포함돼 있으며, 현물출자 계약서에는 천안시 공유지 출자 면적과 평가금액, 주식 배정 내용 등이 명시돼 있다.

이들 문서는 사업 구조와 수익 배분, 공공시설 귀속 조건 등을 결정하는 핵심 자료지만 시민은 물론 외부 전문가들조차 내용을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천안시는 아시아투데이의 정보공개 청구에 대해 '사업협약서상 비밀유지 조항과 공공기관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거부했다.

문제는 협약서뿐만이 아니다. 준공 이후 천안시가 기부채납 받아 운영하게 될 복합체육시설의 연간 유지·관리비 추계 자료에 대해서도 시는 '별도로 작성된 자료가 없다'고 답변했다. 수백억원 규모의 공공체육시설을 인수받게 될 지방자치단체가 향후 운영비 부담 규모조차 산출하지 못한 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공공성 검증 자료 역시 확보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성을 전제로 한 사업이지만 정작 그 효과와 타당성을 입증할 자료는 확인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시의회 일부 의원들 역시 의안 심의 과정에서 협약서를 제한적으로 열람했을 뿐 세부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업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오룡지구 공동주택은 선분양이 아닌 후분양 방식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예상 분양가는 3.3㎡당 152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업 초기 거론됐던 1200만원대보다 크게 상승한 금액이다.

천안시는 공사비 상승분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인근 신축 아파트 단지들 역시 비슷한 수준의 분양가를 예고하고 있어 치열한 분양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천안시는 사업성 확보를 위해 최소 60% 이상의 분양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 지장물 철거와 부지 인수인계 지연으로 준공 시점도 당초 2028년 6월에서 2029년 1월로 7개월 연기됐다. 공사 기간 연장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역시 사업 수익성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그럼에도 천안시는 별도의 전담 태스크포스(TF) 조직 없이 실무협의 중심으로 사업을 관리하고 있어 대규모 복합개발사업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내 최초 민관협력형 도시재생 리츠사업이라는 상징성에도 불구하고 △핵심 협약서 비공개 △공공성 검증 자료 부재 △체육시설 운영비 추계 미확보 △준공 지연 △수익성 불확실성 등의 문제가 잇따라 드러나면서 사업 전반에 대한 재점검과 정보공개 확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주민은 "시민의 땅을 출자해 추진하는 사업이라면 그에 걸맞은 투명성과 검증 절차가 보장돼야 한다"며 "공공성을 내세운 사업인 만큼 시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정보 공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공동주택 분양이 잘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체육시설 건립과 운영은 어떻게 되는지 누구도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며 "결국 문제가 생기면 시민 세금으로 메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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