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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까지 엔화 방어 가세…28년만 미·일 외환 공조...달러당 157엔 급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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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8. 02.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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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 "뉴욕 연은, 유로 팔아 엔화 매수"…
베선트 재무장관 메모에 50억∼100억달러
일본, 달러 매도·엔화 매수 하루 8조4500억엔 추정
미·일, 이르면 다음 주 대응 방침 발표...미·일 금리차, 지속성 핵심
JAPAN-YEN/BESSENT-NOTEPAD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앞에 놓인 메모지에 "할 일: 일본 엔화 50억∼100억달러 매입(To Do Buy Japanese Yen $5-10 bil)"이라고 적혀 있다. 이 메모는 미국 동부시간 이날 오전 11시 33분(한국시간 8월 1일 오전 0시 33분) 촬영됐다./로이터·연합
미국 재무부가 뉴욕 연방준비은행을 통해 엔화를 직접 매수하며 일본의 엔화 약세 저지 개입에 합류했다.

미·일 양국이 엔화 매수를 통해 통화 가치를 공동 지지한 것은 1998년 이후 처음이다. 7월 3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 마감 기준 달러·엔 환율은 달러당 157.40엔으로 5월 초 이후 가장 강한 수준을 기록했다.

◇ 베선트 미 재무장관 메모, 엔화 50억∼100억달러 매입 검토 정황 노출

미국 정부의 엔화 매수 개입 정황은 각료회의 현장에서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드러났다. 로이터통신은 메릴랜드주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연방 정부 각료회의 현장에서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메모지 사진을 31일 오전 11시 33분(현지시간·한국시간 8월 1일 오전 0시 33분) 찍었다고 전했다.

메모지에는 밑줄 친 '할 일(To Do)' 문구 아래에 '일본 엔(JPY) 50억∼100억달러(7조2300억∼14조4600억원) 매입'이라고 적혀 있었다.

베선트 장관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오는 8월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애슈빌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BOJ) 총재와 만남을 기대한다며 "양국이 강력한 관계와 긴밀한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USA-TRUMP/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왼쪽부터)·J.D. 밴스 부통령·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7월 31일(현지시간) 메릴랜드주 서몬트의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각료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뉴욕 연은, 골드만삭스·모건스탠리 통해 유로 매도·엔화 매수…1998년 이후 첫 미국의 엔화 매수 개입

미국의 실제 개입 구조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FT는 익명의 정통한 취재원 3명을 인용해 뉴욕 연방준비은행이 31일 미국 재무부를 대신해 유로를 매도하고 엔화를 매입했으며 거래는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를 통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은 개입 전날인 30일 재무부를 대신해 은행들에 달러·엔 환율을 문의하는 '레이트 체크(rate check)'를 실시했다고 FT가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뉴욕 연은이 31일 최소 2개 미국 은행에 유로·엔 환율 확인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레이트 체크는 통상 직접 외환 매입의 전조로 여겨진다.

다만 FT는 실제 매입 규모를 제시하지 않았으며, 뉴욕 연방준비은행과 모건스탠리는 즉각 논평하지 않았고 골드만삭스는 논평을 거부했다.

이번 미국의 조치는 엔화 매수를 통한 가치 방어 차원의 개입으로는 1998년 이후 처음이다. 미국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에도 외환시장에 직접 개입했으나 당시에는 주요 7개국(G7) 공조 아래 엔화를 매도해 과도한 강세를 억제하는 방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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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31일일본 도쿄(東京)의 외환거래업체 가이타메닷컴(Gaitame.com) 딜링룸 모니터에 미국 달러 대비 일본 엔화의 현재 환율이 표시돼 있다./로이터·연합
◇ 일본 정부·일본은행, 이틀 연속 달러 매도·엔화 매수…30일 8조4500억엔 추정

미국의 지원과 함께 일본 통화당국도 대규모 자금을 시장에 투입했다. 블룸버그는 일본은행 계좌와 브로커 예측치 비교를 토대로 일본 당국이 30일 하루에만 약 8조4500억엔(77조5000억원)을 투입해 엔화를 매수했다고 추산하며 이는 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일일 개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일본 당국이 30일에 이어 31일에도 뉴욕 거래 시간대에 달러 매도·엔화 매수 개입을 잇따라 실시해 개입 전 162엔대 후반이던 달러-엔 환율을 약 5엔 되돌렸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30일 개입 규모를 6조∼7조엔(55조~64조2300억원)으로 추산했다. 이를 4월 말∼5월 말의 11조7000억엔(107조4000억원)과 합치면 올해 개입액은 약 18조엔(165조1700억원)으로, 2024년의 연간 최대치 15조3000억엔(140조4000억원)을 웃돈다. 블룸버그는 30일 하루 개입액을 약 8조4500억엔(77조5400억원)으로 추정했다.

한편, 일본 재무성은 개입 실탄 부족 우려를 일축하기 위해 엑스를 통해 미국 국채를 담보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해외·국제통화당국 환매조건부채권 제도(FIMA Repo Facility)를 이용해 달러를 조달하는 수단이 있다고 밝혔다.

이 제도를 이용하면 일본이 보유한 미국 국채를 직접 매각하지 않고 달러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개입 자금 조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다. 일본의 미국 국채 매각이 미국의 차입 비용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줄일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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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植田和男) 일본은행(BOJ) 총재가 7월 31일 일본 도쿄(東京)의 일본은행 본부에서 금융정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
◇ 일본은행, 기준금리 1% 동결…미·일 금리차, 개입 효과 지속성 제약

일본은행(BOJ)은 31일 기준금리를 8대 1 표결로 현행 1%에서 동결했다. 1%는 1995년 이후 최고 수준이지만, 미국 기준금리 상단 3.75%와는 여전히 큰 격차가 유지된다.

우에다 총재는 결정 후 기자회견에서 "기저 인플레이션이 목표인 2%에 근접하고 있어 인플레이션 상방 리스크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커졌다"며 향후 금리 인상 가속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파생상품시장이 반영한 9월 0.25%포인트 금리 인상 가능성은 주초 30%에서 약 40%로 높아졌다고 FT가 전했다. 미무라 아쓰시(三村淳)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재무관은 31일 기자들에게 "미국 당국으로부터 단순한 정신적 지원을 넘어서는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일 양국이 투기적 엔화 매도에 경고를 보내기 위해 이르면 다음 주 엔화 약세 대응 방침을 발표할 가능성이 있다고 로이터가 일본 교도(共同)통신을 인용해 전했다.

미·일 공조성 개입의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를 두고 시장의 시각은 엇갈렸다. 일본 스미토모미쓰이트러스트은행의 가토 미치요시 시니어 어드바이저는 블룸버그에 "시장이 당국을 과소평가했다"며 "추가 개입이 있다면 달러-엔 환율이 155엔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에버코어ISI의 마르코 카시라기와 뤼강(呂剛) 전략가는 "금리차의 뒷받침이 없으면 외환시장 개입 효과가 비교적 단기간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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