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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품은 1500년 전통주…서천 슬로커 국내 첫 ‘AX 양조장’ 구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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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천 배승빈 기자

승인 : 2026. 05. 27. 15:59

발효·증류 전 공정 스스로 학습 최적화
명인 손맛 데이터화로 연 350만병 생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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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혁 슬로커 대표가 서천군 한산면 인공지능(AI) 양조 제조시설 내부에서 발효·증류 공정을 확인하고 있다./배승빈 기자
전통 산업의 대명사였던 양조업이 인공지능(AI)을 만나 첨단 제조 산업으로 진화하고 있다.

충남 서천의 양조테크 스타트업 슬로커는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 전환(AX) 양조장을 구축하고 전통주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본격화했다.

명인의 경험과 감각에만 의존하던 전통 양조 과정을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제조 시스템으로 전환하며 새로운 산업 표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슬로커는 서천군 한산면에 연간 약 350만병 규모의 대량생산이 가능한 스마트 증류소를 완공했다.

대한민국 대표 전통주인 한산소곡주 우희열 명인의 전수자 나장연 명인과 공동 설립한 이 회사는 1500년 전통의 제조 철학과 첨단 AI 기술을 결합한 양조테크의 선두 주자다.

AX 양조장의 핵심은 발효와 증류 전 과정을 스스로 학습하고 최적화하는 제조 AI 운영체제(MOS)에 있다.

양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도, 당도, 용존산소, 압력, 습도, 교반 및 발효 속도 등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발효 상태와 알코올 도수, 품질 변화, 공정 종료 시점 등을 정확히 예측하는 AI 공정 모델을 구축했다.

여기에 비전센서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해 가상 환경에서 공정을 반복 학습시키고 '베이지안 최적화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생산 조건을 도출한다.

AI가 공정 변수를 스스로 학습한 뒤 설비 제어 시스템과 연동해 자율적으로 자동 제어까지 수행하는 구조다.

기존 전통주 산업은 계절 변화나 원재료 상태, 누룩 품질 등에 따라 품질 편차가 크고 사람 중심의 노하우 축적으로 대량생산과 글로벌 유통에 한계가 있었다.

슬로커는 이러한 구조적 난제를 데이터로 해결하며 업계로부터 단순 전통주 업체를 넘어선 AI 기반 푸드테크 제조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지금의 성과가 있기까지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스마트 증류소 건립 예정 부지에서 조선시대 관아 외문루 유적이 발견되면서 국가유산청의 발굴조사가 진행됐고, 실제 문화재가 확인되며 착공이 1년가량 지연됐다.

설상가상으로 투자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난과 공사 과정 중 특수 배관 전면 재시공이라는 대형 변수까지 겹쳤다.

그러나 슬로커는 이 위기를 연구개발의 기회로 삼았다. 발효정보 측정 기반 제조 제어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출원·등록하며 독보적인 기술 장벽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실리콘밸리 기반 AI 기술 인프라 기업과 협업을 확대하며 제조 AI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슬로커는 올해 하반기 미국 50개 주 전역 진출을 목표로 북미 유통망 확대를 추진 중이다.

미국 현지 수입·유통사인 진명, 알티엠과 K-소주 브랜드 공급 계약을 조율하고 있으며, 향후 유럽과 아시아 프리미엄 시장으로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미국 나파밸리 와이너리 프로젝트와 연계한 오크 배럴 숙성 제품 개발도 진행 중이다.

현재 프리 시리즈A(Pre-A) 투자 유치를 추진 중인 슬로커는 확보된 자금을 제조 AI 고도화와 글로벌 마케팅에 집중 투입할 방침이다.

아울러 약 120개 회원사를 보유한 한국전통민속주협회와 협약을 맺고 제조 레시피 데이터 표준화 체계를 구축해 중소 전통주 업계 전반의 제조 데이터 축적에도 나선다.

김정혁 대표는 "AX 양조장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정을 예측·판단·제어·환류하는 진화된 AI 운영체제에 가깝다"며 "전통주 산업에 묻혀 있던 명인의 감각과 경험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 글로벌 시장에서 K-스피릿의 진가를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배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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