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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답을 찾다] 공동육아로 시작한 이주여성 모임…일자리 만드는 이웃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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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김남형 기자

승인 : 2026. 05. 27. 15:07

광주 서구 마을기업 '한누리꽃담', 결혼이주여성 7명의 공동육아·공동벌이에서 출발
화환 도매·다문화 음식업 확장…10명 안팎 일자리 창출
2025년 행안부 모두애 마을기업 선정…창업·지역 환원으로 자립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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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들이 외식업 창업을 위한 조리 교육을 받고 있다. /한누리꽃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일하기 어려웠던 결혼이주여성들이 서로의 자녀를 돌보며 공동육아를 시작했다. 돌봄은 공동벌이로 이어졌고, 화환 제작과 다문화 음식업으로 확장되며 마을기업의 기반이 됐다. 광주 서구 금호동의 마을기업 한누리꽃담은 이주여성을 복지 수혜자가 아니라 지역 안에서 일자리와 창업을 만드는 경제 주체로 바꿔가고 있다.

한누리꽃담의 출발은 2014년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엄마 7명의 모임이었다. 당시 이들은 한국어와 문화 차이, 육아 부담으로 안정적인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고, 아이를 맡길 사람도 가까이에 없었다. 이들은 각자의 집을 오가며 밥을 먹고 아이를 함께 돌보는 공동육아를 시작했다. 돌봄 공백이 메워지자 두 명은 아이를 보고 나머지는 일하러 나가는 식으로 역할을 나눴다.

식당 아르바이트와 중국어 강의 등을 거친 뒤 선택한 일은 화환 제작이었다. 무겁고 습한 작업 환경 탓에 기피되는 일이었지만, 미리 만들어 보관할 수 있어 육아 시간에 맞춰 일하기 좋았다. 한두 달 만에 각자 50만원가량의 수입이 생겼고, 공동체는 마을기업 설립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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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누리꽃담이 이주여성을 대상으로 이중언어코칭 플라워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한누리꽃담
한누리꽃담은 2016년 마을기업으로 문을 열었다. 설립 전에는 이주여성 4명이 화훼 학원에서 6개월간 교육을 받으며 전문성을 쌓았다. 법인 형태는 주식회사로 잡았지만, 이주여성 7명과 다문화센터장, 새마을부녀회장 등 조력자 5명이 같은 금액을 출자해 협동조합처럼 운영했다.

장춘화 한누리꽃담 대표는 "원래는 협동조합으로 가려 했지만 설립 기간이 길어 마을기업 공고에 맞추기 어려웠다"며 "주식회사로 설립하되 12명이 같은 금액을 출자해 협동조합처럼 운영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는 우리 아이를 같이 보고, 우리가 일할 자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컸다"며 "일을 계속하다 보니 다른 이주여성도 같이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 수 있겠다고 봤다"고 말했다.

첫 마을기업 보조금 5000만원으로 대형 냉장고와 작업장을 마련한 한누리꽃담은 화환을 미리 만들어 냉장 보관한 뒤 꽃집 주문에 맞춰 배송하는 도매 시스템을 구축했다. 현재 광주 지역 꽃집 상당수를 거래처로 확보했고, 화환 도매가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코로나19로 화환 수요가 급감하자 이주여성들의 강점을 살려 다문화 음식업으로 사업을 넓혔다.

화환 사업이 회복된 뒤에는 화훼와 음식업 두 축이 자리 잡았다. 현재 한누리꽃담은 이주여성과 유학생 등을 포함해 10명 안팎의 일자리를 만들고 있다. 2016년 행정안전부 마을기업으로 지정된 뒤 2018년 2차, 2020년 고도화, 2022년 우수마을기업을 거쳐 2025년 모두애 마을기업에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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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여성들이 한누리꽃담이 운영하는 공간에서 네일아트 교육을 받고 있다. /한누리꽃담
한누리꽃담은 초등학교 앞 별도 공간에서 꽃꽂이 강의, 다문화 아동 음악교실, 아이 돌봄 프로그램 등도 운영하고 있다. 이주여성, 학부모, 마을 주민들이 편하게 드나드는 생활문화 공간이다. 지난 10년간 사랑의열매 후원과 어려운 이주여성 가정 직접 지원 등으로 약 2000만원을 지역사회에 환원했다.

장 대표는 후원금보다 더 큰 사회공헌으로 "한누리꽃담을 거쳐 사회로 나간 사람들"을 꼽았다. 이곳을 통해 창업한 이주여성은 현재까지 4명에 이른다. 이혼 뒤 우울증과 생활고를 겪던 한 이주여성은 한누리꽃담에서 받은 월 240만원가량의 급여와 4대보험, 재직증명서를 바탕으로 생애 첫 주택 대출을 받아 1억2000만원짜리 아파트를 마련했고, 이후 환경공단에 들어갔다.

장 대표는 "이주여성이 단순한 약자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도움을 받기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일자리를 만들고 후원도 하는 건강한 이웃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한누리꽃담을 보고 더 많은 이주여성 공동체가 마을기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김남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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