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약물 오남용·외부 자본 개입 가능성 쟁점
정부·국회 규제 속도…‘창고형·팩토리’ 명칭 제한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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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의료계 등에 따르면 지난해 경기도 성남에 등장한 창고형 약국은 올해 서울에도 문을 열며 새로운 약국 형태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창고형 약국은 일반 동네약국과 달리 일반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영양제 등을 대량으로 진열하고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유통 단계를 줄여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대형마트처럼 소비자가 직접 제품을 비교·선택하는 방식이 특징이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소비자 반응은 긍정적이다. 일반 약국보다 20~30%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구매 부담을 낮춰준다는 평가다.
문제는 국내 약국 체계가 단순 유통업이 아닌 '공공 보건 인프라'를 전제로 설계돼 있다는 점이다. 약사회는 창고형 약국이 약사의 복약상담과 건강관리 기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감기약, 수면유도제, 해열진통제 등의 대량 구매가 늘어날 경우 청소년 약물 오남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한다. 이밖에 일반 약국의 단순 경영 악화를 넘어 약국이 가격 비교 중심 공간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강조한다.
자본 개입 역시 문제다. 약사법상 약국은 개인 약사만 개설할 수 있지만, 창고형 약국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구조인 만큼 사실상 외부 자본이나 네트워크형 운영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일부 업체들은 투자 유치와 전국 체인 확장 계획까지 공개적으로 홍보하고 있어 '약국의 유통업화'라는 우려가 나온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정부와 국회도 규제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회에서는 '창고형·공장형·팩토리' 등 소비자를 오인시킬 수 있는 표현 사용을 제한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추진 중이다. 네트워크형 약국 운영을 막기 위한 '1약사 1약국' 강화 법안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며, 보건복지부 역시 관련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명칭·광고 규제와 행정지도를 준비 중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약국은 단순히 약을 판매하는 공간이 아니라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복약지도를 제공하는 곳인데 창고형 약국은 이런 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일반 동네약국은 환자 상태를 보고 즉시 개입할 수 있지만 창고형 약국은 소비자가 스스로 제품을 고르는 방식이라 오남용 위험에 더 쉽게 노출될 수 있다"며 "특히 청소년 약물 오남용 문제까지 고려하면 단순 유통 혁신으로만 볼 사안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