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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트럼프에 대만 ‘충돌’ 경고…미·중, 135분 회담서 관계 관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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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14. 16:18

시진핑 "투키디데스의 함정 넘자"…협력론 속 경쟁 관리 강조
대만 문제 최중요 현안 부각…트럼프 "관계 더 좋아질 것"
이란·관세·군사 소통 의제 포괄...미 기업인 만난 시진핑 "문 더 개방"
APTOPIX China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환영식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AP·연합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대만 문제를 잘못 처리하면 양국이 "부딪치거나 충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시 주석은 '투키디데스의 함정(Thucydides Trap)'을 거론하며 협력을 강조했지만, 대만 문제에서는 2017년 첫 회담보다 한층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위대한 지도자(great leader)'라고 부르며 미·중 관계가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으나, 외신들은 무역·이란·대만·첨단기술 의제에서 돌파구보다 관계 관리에 무게가 실렸다고 평가했다.

Trump Chin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확대 정상회담을 마친 후 천단(天壇)공원으로 걸어가고 있다./AP·연합
◇ 시진핑 "투키디데스의 함정 넘자...적수 아닌 파트너, 공동 번영해야"

시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약 2시간 15분 동안 진행된 회담 모두발언에서 신흥 강대국이 기존 패권국과 충돌하는 역학을 뜻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하며 "중국과 미국이 이를 넘어설 수 있을지, 대국 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개척할 수 있는지는 역사적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와 대통령이 대국의 지도자로서 함께 써내려 가야 할 시대의 응답이기도 하다"며 "중·미의 공동 이익은 이견보다 크고, 양측이 합치면 모두에게 이롭고 싸우면 모두가 상처를 입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는 사실이 거듭 입증됐으며, 의견 차이와 마찰이 있을 때 대등한 협의만이 유일하게 올바른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2026년이 중·미 관계의 과거를 계승하고 미래를 여는 역사적이고 상징적인 해가 되도록 하자"고 제안하며 올해로 250주년을 맞는 미국 건국을 언급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국민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투키디데스의 함정'은 그레이엄 앨리슨 미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가 대중화한 개념으로, 신흥 강대국에 대한 두려움이 전쟁을 불러일으킨다는 고대 역사가 투키디데스의 명제를 재정의한 것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 주석이 이 개념을 10년 이상 거론해 왔으며, 중국이 이 틀을 미국에 더 수용적인 자세를 요구하는 데도 활용해 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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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로이터·연합
◇ 시진핑 "대만 잘못 처리하면 부딪침·충돌"…중 관영매체, 회담 종료 전 발언 공개

시 주석은 회담에서 "대만 문제는 중·미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라며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총체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부딪치거나 심지어 충돌할 것이고 중·미 관계 전체를 매우 위험한 지경으로 밀어 넣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보도했다.

시 주석은 "'대만 독립'과 대만해협 평화는 물과 불처럼 서로 섞일 수 없으며, 대만해협 평화·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중·미 양국의 최대공약수"라고도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표현이 2017년 베이징 회담 당시 "미·중 관계가 방해받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던 것과 비교해 한층 수위가 높아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관영 매체가 회담이 종료되기 전부터 시 주석의 대만 관련 발언을 여러 차례 공개한 것은 중국 정부가 회담의 공개 서사를 선점하려는 신호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이날 회담 전 '대만 문제', '민주주의와 인권', '발전 경로와 정치 시스템', '중국의 발전 권리' 등 4대 레드라인을 공개했고, 대만 문제를 첫 번째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전 이번 회담에서 대(對)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거론하겠다고 공언했으나, 신화통신 발표문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관련 발언이 포함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을 마친 후 명·청 왕조 황제들이 제천(祭天) 의식을 행했던 천단(天壇)공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는 중 회담 성과를 묻는 말에 "훌륭했다(great). 대단했다(incredible)"고 짧게 소감을 밝혔지만, 대만 문제 논의 여부를 묻는 말에는 답하지 않았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의 '대만 독립 반대' 표명이나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 축소를 이끌어내려 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이란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영향력이 이 협상의 지렛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리후이즈(李慧芝) 대만 행정원 대변인은 미국이 대만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반복적이고 명확하게 표명해 왔다며 감사하다며 중국의 군사 위협이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지역 불안정의 유일한 원천이라고 반박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주펑(朱鋒) 중국 난징(南京)대 국제관계대학원 원장은 블룸버그에 "이번 시 주석의 대만 관련 발언은 중국이 가장 솔직하고 직접적이며 강력하게 경고를 보낸 것"이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 정부의 독립 추구 정책을 "묵인하고 엄호하는 것"에 경종을 울리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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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천단(天壇)공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AP·연합
◇ 트럼프 "미·중 관계,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루비오 "중국, 이란 중단에 적극 역할해야"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당신은 위대한 지도자다. 내가 이런 말을 하는 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사실이기 때문에 말하는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당신에게 전화하고 당신도 나에게 전화했다. 문제가 생길 때마다 우리는 매우 신속하게 해결해 왔다"며 시 주석과의 개인적 관계를 강조했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우호적 수사로 일관한 반면, 시 주석은 더 신중한 어조를 유지해 두 정상 사이의 뚜렷한 어조 차이가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회담 의제에는 이란 핵 문제와 호르무즈 해협 정세가 무역·관세와 함께 포함됐다고 WSJ가 보도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가진 미국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이란 사태로) 경제가 붕괴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을 덜 살 것"이라며 "중국이 이란의 현재 행동을 중단시키는 데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외교부는 두 정상이 정치·외교·군사 소통 채널을 활용하고 무역·농업·보건·관광·문화·법 집행 등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중국 측에 따르면 두 정상은 미·중 관계를 '건설적 전략적 안정'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이를 향후 3년 이상 양국 관계의 전략적 지침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회담 기대 속에 위안화가 2023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강세를 보였으나, 중국 증시는 기술주 차익실현으로 상승 동력을 잃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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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4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로이터·연합
◇ 시진핑 "개방 문 더 열릴 것"…H200 칩·보잉·미 농산물 거래 의제 부상

젠슨 황 엔비디아·일론 머스크 테슬라·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 등 미국 주요 기업인들은 시 주석과 면담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기업인들에게 "중국의 개방 문은 더욱 넓게 열릴 것"이라며 미국 기업의 중국 시장 참여 확대를 환영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동행 기업인들을 한 명씩 소개하며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독려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황 CEO의 방중이 아직 중국에 판매되지 않은 엔비디아의 H200 인공지능(AI) 칩 공급 문제를 회담 의제로 끌어올렸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분석했으며, WSJ는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보잉 항공기 구매 합의 발표 가능성을 거론했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양국 외교·안보·경제 핵심 참모들도 총출동했다. 루비오 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미국 측에서 배석했고, 중국 측에서는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와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 겸 외교부장·허리펑(何立峰) 부총리가 자리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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