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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베이징 영접, 격식 높이고 실권자 배제…NYT “상징으로 실질 방어”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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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5. 14. 11:11

NYT "의전성 역할의 한정 부주석 파견, 체면 중시 트럼프 달래 관세 갈등 재고조 제동"
2026년 '격상된 의전형'·2017년 '격상된 정치형'…닛케이 "트럼프 예우 격상"
Trump China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3일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해 한정(韓正) 국가부주석의 영접을 받고 있다./AP·연합
중국이 13일(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한정(韓正) 국가부주석으로 영접했다.

이에 대해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영접이 '격상된 의전형(elevated ceremonial reception)'이라며 상징(symbolism)으로 실질(substance)을 방어하려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포석이라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은 전 정치국 상무위원 출신 한정 부주석의 영접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예우 격상으로 평가했다.

◇ 트럼프, 베이징 서우두 공항서 한정 국가부주석 영접 받아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기 에어포스원은 이날 오후 7시 49분 서우두 국제공항에 착륙했으며, 한정 부주석과 셰펑(謝鋒) 주미 중국대사·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상무부부장(차관급)이 영접했다.

군악대와 의장대, 300여명의 청소년 환영단이 미국 성조기와 중국 오성홍기를 흔들며 국빈 방문의 첫 무대를 꾸몄고, 검은색 양복에 보라색 넥타이를 맨 트럼프 대통령은 에어포스원에서 내려 손을 흔들다가 "환영, 환영" 환호에 주먹을 쥐어 보이며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후 준비된 차량으로 주중 미국대사관 인근 포시즌스 호텔로 이동했으며, 호텔 주변에는 에어포스원 착륙 2시간 전인 오후 6시부터 중국인들과 각국 취재진이 몰렸다.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 측과 함께 평등·존중·호혜의 정신을 견지하며 협력을 확대하고 이견을 관리하며 변화와 혼란이 교차하는 세계에 더 많은 안정성과 확실성을 주입하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CHINA-US-DIPLOMACY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13일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국제공항에 도착해 한정(韓正) 국가부주석의 영접을 받고 있다./AFP·연합
◇ 2026년 '격상된 의전형' vs 2017년 '격상된 정치형'…NYT "한정 영접, 소폭 격하"

NYT는 이번 영접을 '격상된 의전형'으로, 2017년 트럼프 1기 방중 당시 영접을 '격상된 정치형(elevated political reception)'으로 각각 분류해 격식 수준이 높더라도 성격이 다른 예우임을 구분하며, 일부 분석가들을 인용해 한정 부주석의 영접이 2017년보다 소폭 격하됐다고 전했다.

2017년 영접자 양제츠(楊潔지<兼대신虎들어간簾>)는 당시 중국 외교 수장이자 현직 정치국원으로, 신화통신이 '거물급'으로 표현하며 "중국이 두 정상 회담에 부여하는 중요성의 표시"라고 평가했던 실권자였다. 반면, 한정 부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 출신이지만 현재는 정책 결정 영향력이 제한된 의전성 직책을 맡고 있다.

쩡웨이펑(曾偉峯) 대만 국립정치대 국제관계연구센터 부연구위원은 NYT에 "중국이 양제츠 전 정치국원처럼 현직 정치국원을 보냈다면 이번 방문을 매우 중요하게 보고,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중요한 손님으로 여긴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는 역설적으로 이번 한정 부주석 영접이 그 기준에 못 미친다는 의미다.

에반 메데이로스 조지타운대 아시아학 교수는 "중국 외교에서 의전은 실질이고, 특히 국빈 방문 때는 더욱 그렇다"며 "도착 의전은 프로토콜 게임의 첫 번째 관문으로, 중국이 어떻게 존중을 표현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국가안보회의(NSC) 중국 정책 수석을 지낸 줄리언 거위르츠 컬럼비아대 중국사학자는 "중국 정부는 한정을 트럼프 취임식에 보냈고, 그의 부주석 직함이 비록 의전적 역할이지만 체면을 중시하는 미국 대통령에게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거위르츠 교수는 이어 "이것은 이번 정상회담 전반에 걸쳐 중국이 의전과 트럼프 대통령의 화려함에 대한 선호를 이용해 경제적 긴장 고조 재개를 막고, 중국을 위한 시간을 벌려는 방식의 한 사례"라고 분석했다.

◇ 포드-덩샤오핑부터 오바마-시진핑·왕이까지…역대 방중 영접자로 읽는 미·중 관계 온도

닛케이에 따르면 1972년 2월 리처드 닉슨 대통령의 방중 때 저우언라이(周恩來) 국무원 총리가 직접 영접한 것이 현직 총리 영접의 유일한 사례였다. 19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 방중 때는 덩샤오핑(鄧小平) 부총리가, 1998년 빌 클린턴 대통령 때는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이, 200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때는 리자오싱(李肇星) 외무차관이 각각 영접에 나서 해당 시기 미·중 관계의 온도차를 반영했다.

NYT는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첫 방중 때를 '이례적 고위급 영접'이라며 당시 영접자인 시진핑 부주석은 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차기 최고지도자 내정자 신분이었다고 전했다.

반면 2014년 오바마 대통령 재방중 땐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맞이한 '표준 외교 영접'에 그쳤다. 202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중 때 영접한 선이친(沈怡琴) 중국 국무위원은 한정 부주석보다 낮은 직급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보다 높은 격식의 예우를 받았음을 보여준다고 NYT는 분석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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