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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자 수원 50대女 ‘최다’… ‘최대 큰 손’은 강남 50대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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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이삭 기자

승인 : 2026. 05. 13. 18:02

삼전닉스가 바꾼 주식시장 판도
사업장 밀집한 수원 '투자열풍' 거세
증권사, 돈 몰리는 지역에 거점 확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 잔치가 국내 주식시장 판도를 바꿨다. 1인당 보유 주식 규모가 가장 많은 층은 '강남에 사는 50대 남성'으로 7년째 1위를 지키고 있는 반면 기업에 투자해 주주가 된 개미들이 가장 많은 층은 '수원에 사는 50대 여성'으로 집계됐다. 그간 개미들이 가장 많이 몰린 층은 '수원 사는 40대 남성'이었는데 2년 전부터 '수원 사는 50대 여성'이 1위를 기록하면서 반도체 산업 종사자들의 주식 투자가 배우자로 확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아시아투데이가 2019~2025년 한국예탁결제원의 국내주식 투자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 1인당 주식 보유량 기준 전국 1위는 7년 연속 서울 강남구 거주 50대 남성이 차지했다. 이 집단의 1인당 보유량은 2019년 11억6851만주에서 2021년 11억8095만주, 2023년 12억6943만주, 2025년 14억8609만주 등으로 매년 최고치를 경신했다. 7년 동안 순위가 한 번도 바뀌지 않았을 뿐 아니라 보유 규모 자체도 우상향 곡선을 그린 셈이다.

반면 주주 숫자 기준으로는 판도가 달랐다. 2019년에는 서울 강남구 40대 남성이 3만41명으로 전국 최다 주주 집단이었으나, 이듬해부터 경기 수원시 40대 남성이 정상을 차지했다. 2020년 3만4463명이었던 수원시 40대 남성 주주수는 2021년 4만4707명, 2022년 4만5432명으로 불어났다.

삼성전자 본사와 주요 사업장이 밀집한 수원에서 우리사주 등을 통해 주식에 입문한 임직원들이 이 지역 주주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SK하이닉스 본사가 위치한 경기 용인시 40대 남성도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경기 남부 반도체 벨트'가 국내 주식시장의 주주수 강자로 자리 잡았다.

변화는 2024년부터 시작됐다. 그해 주주수 전국 1위는 처음으로 경기 수원시 50대 여성(4만4799명)이 차지했다. 그간 상위권을 지켜온 수원 40대 남성을 밀어낸 것이다. 2025년에도 수원시 50대 여성은 4만6672명으로 재차 정상에 올랐고, 경기 용인시 50대 여성이 4만5838명으로 전국 2위에 이름을 올리면서 경기 남부 중년 여성이 주주수 전국 1·2위를 나란히 차지하는 구도가 형성됐다. 수원 50대 남성(4만3570명)과 수원 40대 남성(4만3185명)은 각각 3·4위로 밀려났다.

2년 사이 이뤄진 순위 교체는 경기 남부 투자 문화의 구조적 전환을 보여 주는 신호로 해석된다. 반도체 대기업 직원 중심으로 형성된 투자 문화가 배우자 세대로 파급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우리사주나 개인 투자를 통해 주식에 입문한 남성 직장인들의 투자 경험과 정보가 가정 내에서 공유되면서 배우자인 여성들의 시장 참여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예탁원에 따르면 실제로 작년 기준 주식 소유자 중 여성 비중은 48.5%(699만명)로, 2019년 39.4%(241만명)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증권업계는 두 지형의 변화를 발 빠르게 읽고 대응에 나섰다. 지점 수를 줄이는 전반적인 효율화 기조 속에서도 강남과 경기 남부만큼은 오히려 프리미엄 WM(자산관리) 거점 신설을 이어 가는 모습이다.

흐름에 가장 먼저 뛰어든 곳은 삼성증권으로 지난 2023년 수원 인계동에 '연금PB센터'를 신설했다.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수원 지역 중장년 투자자를 겨냥한 전략이다.

작년 5월 미래에셋증권은 강남 삼성동에 초고액 자산가를 위한 '더 세이지(The sage) 패밀리오피스'를 열었다. 신한은행과 신한투자증권은 그 해 12월 수원 인계동에 WM 상담 공간인 '신한 Premier 커뮤니타스 라운지'를 개설했다. 같은 기간 하나증권은 강남 역삼동에 '더센터필드W', 유안타증권은 강남 대치동에 'W Prestige' 패밀리오피스를 각각 신설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증권사들이 강남과 수원에 거점을 집중하는 건 결국 돈이 어디 있고 투자자가 어디 있는지를 그대로 따라간 결과"라고 말했다.
박이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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