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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5억봉 팔린 신라면…농심, ‘글로벌 누들 기업’ 도약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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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5. 13. 15:18

누적매출 20조·해외 비중 40%…K라면 대표로 우뚝
에스파·넷플릭스·성수동 체험관…K컬처 마케팅 강화
신라면 로제 韓·日 동시 출시…100여개국 수출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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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철 농심 대표이사가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농심 신라면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이창연 기자
"농부는 빠른 결과를 위해 일하지 않습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좋은 재료를 선택하는 그 마음, '이농심행 무불성사(以農心行 無不成事)'의 자세로 다음 40년을 준비하겠습니다."

1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농심 신라면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조용철 농심 대표이사는 이같이 말했다. 1986년 '사나이 울리는 매운맛'으로 세상에 나온 신라면이 올해로 마흔 살을 맞았다. 신라면은 안주 대신 '글로벌 누들 솔루션 프로바이더'라는 새 명함을 꺼내 들었다. 단순 라면 판매에 그치지 않고 '맛과 건강' '간편함' '문화적 경험' 등을 아우르며 전 세계 소비자들의 다양한 면 소비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지구~태양 6번 왕복한 국민 라면, 이제는 '세계인의 소울푸드'

신라면은 지난해 기준 국내 라면업계 최초로 누적 매출액 20조원, 누적 판매량 425억봉을 돌파했다. 이는 봉지당 약 40m인 면발 길이로 환산하면 지구와 태양을 6번 왕복할 수 있는 규모다. 1991년 국내 시장 1위에 올라선 이후 35년간 단 한 번도 정상을 내주지 않은 결과다.

주목할 점은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세다. 신라면이 지난 40년간 기록한 누적 매출 20조원 가운데 약 40%는 해외 시장에서 거둬들이며 글로벌 상위 5위 브랜드로 거듭났다. 조 대표는 이날 농심의 중장기 전략인 '비전 2030'도 강조했다. 그는 "농심 전체 해외 매출 비중을 60% 이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매출 7조3000억원, 영업이익률 1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라멘' 대신 '라면'…한국적 가치가 곧 세계적 가치

신라면의 성공 비결로는 표준화된 한국의 맛이 꼽힌다. 일본식 '라멘'이 주류였던 글로벌 시장에서 농심은 1970년대부터 한국식 발음인 '라면' 표기를 고집하며 독자적인 장르를 구축했다. 소고기 육수의 깊은 맛과 고춧가루의 매콤함은 이제 K푸드의 표준이 됐다고 농심 측은 설명했다.

여기에 K컬처를 입힌 브랜드 마케팅이 폭발력을 더했다. 지난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의 파트너십에 이어, 글로벌 앰배서더인 걸그룹 '에스파'를 활용한 캠페인은 누적 조회수 5억회를 넘어서며 MZ세대와의 접점을 넓혔다. 올해 하반기엔 후속 캠페인도 전개할 계획이다. 다음달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열 체험 공간 '신라면분식' 역시 한국의 식문화를 직접 경험하는 글로벌 안테나숍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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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이 1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 서울에서 열린 농심 신라면 40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발표하고 있다./이창연 기자
40주년 야심작 '신라면 로제'…수출 전용 공장으로 글로벌 공략 박차

농심은 이날 40주년 기념 신제품 '신라면 로제'를 공개했다. 소비자들이 직접 레시피를 개발하는 모디슈머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결과물이다. 심규철 농심 글로벌마케팅부문장은 "신라면에 우유와 치즈, 고추장을 섞어 즐기는 소비자들의 창의성에서 영감을 얻었다"며 "농심 발효연구소의 기술력이 집약된 고추장을 활용해 기존 로제 소스와 차별화된 'K로제'의 진수를 보여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신제품은 오는 18일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시되며 다음달부터 해외 현지 생산 및 100여개국에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대외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경영 전략도 구체화했다.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물류비 부담에 대해 조 대표는 "원가 압박이 상당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가격 인상 여부는 시장 상황과 소비자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단순히 가격에 의존하기보다 경영 효율화를 통해 돌파하겠다는 의지다. 농심은 올해 초 선포한 경영 지침 '글로벌 어질리티'를 앞세워 유연하게 시장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그 핵심 기지는 올해 4분기 완공 및 가동을 앞둔 부산 녹산 제2공장이 될 전망이다. 농심은 해당 수출 전용 공장을 통해 일본과 유럽, 호주 등 전 세계 각국으로 수출망을 넓힐 계획이다.

한편 농심은 라면뿐 아니라 스낵과 신사업을 새로운 글로벌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조 대표는 "그동안 국내 시장에 집중해온 스낵 사업도 지난해부터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서고 있다"며 "건강기능식품 외 신사업도 다각도로 검토 중인데 기존 면 사업의 해외 성장세와 신규 사업 확대가 맞물리면 '비전 2030' 달성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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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이 선보인 신제품 '신라면 로제'./이창연 기자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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