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신곡 '삶의 중심에서' 공개
시련의 터널 지나 팬들에게 건네는 위로
"우리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빛나는 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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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2김성면의 음악 인생은 이 무릎 꿇은 나무의 서사와 닮아 있다. 1990년대 한국 록발라드의 황금기를 호령하던 '록발라드의 제왕'이 소속사와 문제 등으로 겪어야 했던 십수 년의 긴 공백과 시련을 뒤로하고 다시 대중 앞에 섰다. 2024년 9월 발표한 '아프도록 사랑했던'으로 복귀의 예고편을 쓰기 시작했다면 오는 15일 각종 음원 플랫폼에서 공걔할 예정인 신곡 '삶의 중심에서'는 2027년 데뷔 35주년 기념 음반의 본격적인 서막을 알리는 웅장한 신호탄이다. 그와 인터뷰는 단순히 신곡을 소개하는 자리가 아니라 한 예술가가 자신의 생을 어떻게 음악으로 승화시켜왔는지를 증명하는 고백의 장이었다.
이번 활동을 준비하며 김성면은 "내년에 데뷔 35주년인데 가수로서 아직 베스트 음반을 발매한 적이 없습니다"라며 남다른 소회를 전했다. 그는 35년이란 세월이 지나 또 다른 감성으로 재제작하고 녹음한 음악을 통해, 시간의 무게가 녹아 들어있는 새로운 감성의 음악을 들려주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보통 가수들에게 30주년이나 35주년은 특별한 의미가 있지만, 그에게 이번 프로젝트는 과거의 영광을 재탕하는 것이 아닌, 현재의 김성면이 과거의 김성면과 조우하여 완성하는 '생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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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김성면이 '절규'와 '에너지'로 대중의 가슴을 후벼 팠다면, 현재의 그는 '편안함'과 '진정성'을 노래한다. 젊고 어릴 때는 오로지 에너지로만 노래를 표현하려 했으나, 이제는 어떻게 하면 더 자연스러운 발성으로 깊이 있는 울림을 전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제 스스로도 소리를 내는 방법이나 발성 자체를 좀 더 편안하고 깊이 있게 표현하려고 노력해왔습니다. 팬분들께서도 예전보다 깊이가 깊어지고 성숙해졌다는 이야기를 종종 해주시곤 합니다."라는 답변에서 보컬리스트로서의 부단한 자기 성찰이 느껴진다. 이는 단순히 테크닉의 변화가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가 여유로워지면서 목소리에도 자비로운 울림이 깃들게 된 결과다.
김성면의 장인 정신은 곡을 완성해가는 과정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이번 신곡 작업에서 그는 원곡이 가진 특유의 풋풋함을 간직하면서도, 현재의 성숙해진 목소리를 가장 조화로운 지점에서 녹여내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수십 번의 믹싱과 수차례의 마스터링을 거듭하는 고된 여정은 그에게 단순한 음향 작업이 아니다. 그것은 소리를 기록하는 행위를 넘어 지난 세월의 흔적을 정성스럽게 채취하는 과정이기에, 음악을 대하는 그의 태도는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묵직하다. 그는 단 한 소절을 녹음하더라도 그 안에 담긴 감정의 밀도가 듣는 이의 심장에 온전히 닿을 때까지 결코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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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면에게 무대는 여전히 신성한 공간이다. 완벽하게 소리와 몸짓을 컨트롤하며 무대 위에 나 혼자만 존재하는 듯한 '물아일체'의 경지를 경험할 때, 그는 음악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를 발견한다. 그것은 일종의 무아지경이며, 모든 고통이 휘발되고 오직 소리의 순수함만 남는 순간이다. 만약 젊은 시절의 김성면을 만날 수 있다면 어떤 말을 해주고 싶으냐는 질문에 그는 짧고 강렬하게 답했다. "카르페 디엠, 현재를 즐겨라."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불안보다, 지금 이 순간 내뱉는 한 호흡에 집중하라는 스스로를 향한 경구이기도 하다.
신곡 '삶의 중심에서'는 2019년 발표한 '외치다'를 새롭게 편곡하고 개사하여 탄생시킨 곡이다. 이 곡은 김성면의 목소리와 더불어 35년 동안 그의 음악과 함께 삶을 살아온 팬들의 서사를 담고 있다. 함께 공개되는 애니메이션 뮤직비디오는 이 곡의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극대화한다. 전쟁 속에서도 음악을 포기하지 않은 군인, 부상으로 꿈을 잃고 식당 주인이 된 발레리나, 순직한 아버지를 기리며 소방관이 된 딸, 그리고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는 신부가 된 청년. 이들은 영웅이 아니다. 그저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자신의 자리를 지키는 평범한 이웃들이다.
김성면은 이 뮤직비디오를 통해 "삶은 왜 이렇게 차갑고 모질었는가. 그럼에도 우리는 어떤 꿈을 지키며 살아가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는 곧 무릎 꿇은 나무가 시련을 견뎌 깊은 울림의 소리를 내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뮤직비디오 속 인물들이 겪는 고난은 김성면이 겪어온 공백기와 겹쳐진다. 그는 이 곡을 처음 듣게 될 청자들이 인생의 여정에서 마주하는 시련 앞에서도 자신의 가치를 잃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없듯이, 모두 존재 가치가 있습니다. 하찮고 불필요한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라는 그의 말은 오랜 시간 고난을 견뎌온 자신에게 건네는 위로이자 팬들에게 보내는 헌사다.
음악적으로 이번 신곡은 그가 추구하는 '진정성'의 정점을 보여준다. 화려한 기교보다는 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실린 감정의 무게에 집중했다. 빛과 먼지, 노을과 슬로우모션이 어우러진 애니메이션의 영상미는 김성면의 애절하면서도 단단한 보컬과 결합하여 한 편의 서정 시를 완성한다. 그는 이번 곡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매달 한 곡씩 음원을 공개하며 35주년 기념 앨범의 퍼즐을 맞춰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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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무리하며 김성면은 오랜 시간 자신의 음악을 기억하고 기다려준 팬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기억할게요. 감사합니다." 짧은 인사였지만 그 안에는 수천 마디의 말로도 다 설명할 수 없는 깊은 유대감이 녹아 있었다.
수목한계선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 몸을 비틀며 견딘 나무가 마침내 스트라디바리의 선율로 피어나듯, 김성면의 목소리 역시 가장 아름다운 공명을 내기 시작했다. 그의 노래는 이제 팬들의 상처를 어루만지고, 다시금 살아갈 용기를 주는 '삶의 중심'으로 흐르고 있다. 35년 음악 인생의 인내가 빚어낸 이 고귀한 소리는 비로소 우리 곁에 온전한 명기로 도착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