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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조로 커진 ‘래미안’ 야심…삼성물산, 하이테크·에너지 업고 서울 재건축 수주 “풀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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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5. 13. 15:16

도시정비 수주 목표 7.7조→13조 상향…시장점유율 17% 정조준
반도체·에너지·SMR 등…안정적 캐시카우 확보 배경 분석
‘압여목성’ 집중 공세…금융 경쟁력 앞세워 존재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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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래미안 일루체라' 조감도./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서울 도시정비 시장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수주 전략을 공식화하며 시장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지난해 9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 도시정비 수주 실적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이를 훌쩍 뛰어넘는 13조원 규모를 목표로 제시했다. 단순한 목표치 상향이 아니라 반도체·에너지·해외 플랜트 등 복수의 안정적 '캐시카우'가 본격 가동되기 시작한 데 따른 사업 구조 전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목표 상향의 배경에는 삼성물산 특유의 재무적 자신감이 자리한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관련 하이테크 물량의 가시성이 높아진 데다, 중동 에너지 인프라 재건, 소형모듈원전(SMR)·글로벌 원전 EPC(설계·조달·시공) 확대 기대까지 맞물리면서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 한층 강화되고 있어서다. 이를 토대로 서울 핵심 재건축 시장인 '압여목성(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에서 예상보다 더욱 공격적인 시공권 확보가 가능하다는 내부 판단이 목표 수치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난달 말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를 기존 7조7000억원에서 13조원으로 약 70% 상향 조정했다. 올해 국내 도시정비 시장 전체 규모를 약 75조원으로 전망하면서 시장점유율 17% 이상을 공식 목표로 제시한 것이다. 현재 확정 수주액은 서울 강남구 대치쌍용1차 재건축(6893억원) 한 건이지만, 서울 주요 대형 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연간 목표 달성은 물론 초과 달성 가능성도 거론된다.

목표 상향의 핵심 배경으로는 하이테크 사업 부문의 물량 확대가 꼽힌다. 평택 P5 골조 공사가 재개됐고, P4 마감 공사 역시 올해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 기흥단지 R&D 팹 NRDK2 투자도 올해 초 결정되며 착공 준비에 들어갔다. 하이테크 수주는 연초 목표치인 6조8000억원을 웃돌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매출 반영 역시 3분기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동 에너지 인프라 재건과 차세대 에너지 사업도 중요한 수익 창구로 꼽힌다. 삼성물산은 현재 UAE·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다수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며, 향후 지역 정세 안정화 이후 에너지 플랜트 설비 개보수 및 업그레이드 발주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시공 이력과 글로벌 고객 네트워크를 고려할 때 추가 수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여기에 SMR과 글로벌 원전 EPC 등 차세대 에너지 인프라 사업 육성까지 병행되면서, 다각화된 수익원이 주택 정비사업에서의 공격적 베팅을 뒷받침하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실탄을 바탕으로 삼성물산은 압여목성 핵심 사업장에서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강남구 압구정4구역은 두 차례 단독 응찰 끝에 수의계약 수순에 들어섰고, 오는 23일 총회를 통해 시공사 확정이 유력하다. 개포우성4차 재건축 역시 단독 입찰로 수의계약 절차를 밟고 있다. 목동5단지에서도 단독 입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여의도에서는 시범아파트와 삼부·광장 등 초고층 재건축 사업에도 공을 들이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압여목성에서만 삼성물산이 확보 가능한 시공권 규모가 최소 7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건축 수주전의 승부 기준이 단순 시공 능력이나 브랜드를 넘어 금융 조건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물산의 목표 상향 배경으로 꼽힌다. 실제 삼성물산은 업계 최고 수준인 AA+ 신용등급을 앞세워 서울 서초구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에서 사업비 전체를 한도 없이 최저 금리로 책임 조달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 장기화로 금융 조달 안정성이 조합원 표심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상황에서 삼성물산의 재무 경쟁력은 강력한 우위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래미안 브랜드 선호도까지 더해지는 상황이다.

다만 공격적인 수주 확대 기조가 실질적인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넘어야 할 과제도 있다. 수익성 관리가 대표적으로 꼽힌다. 올해 1분기 삼성물산 건설부문 영업이익률은 3.2%로 연간 목표치인 5%와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 도시정비사업은 준공까지 통상 5~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장기 프로젝트인 만큼, 수주 과정에서 금융 조건이 과도하게 확대될수록 후반부 수익성 압박이 커질 수 있다. 일부 사업장에서는 이주비 전액 보전이나 금리 책임 조달 조건의 실제 원가 반영 구조를 두고 우려도 제기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브랜드 경쟁력을 기반으로 우량 사업 참여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지난해 약 9조2000억원의 신규 사업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는 서울 핵심 입지 우량 사업을 위주로 선별하되 차별화된 설계 역량과 시공 수행 능력, 업계 최고 수준의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래미안 브랜드 가치를 앞세워 약 13조원 규모의 신규 사업 확보를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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