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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여파 美 경제까지 확산…유가·금리 상승 압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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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연 기자

승인 : 2026. 04. 05. 09:54

호르무즈 봉쇄 장기화 땐 글로벌 침체 가능성
에너지·비료·반도체 공급망 타격…물가 상승 우려
IRAN-CRISIS/STRIKE-MAHSHAHR
4일(현지시간) 이란 마흐샤르 석유화학단지에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이날 남서부 석유화학 시설이 공습받았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대이란 군사 충돌 여파가 글로벌 경제를 넘어 미국 경제에도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전쟁이 단기간 내 종료되더라도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차질로 인한 경제적 부담이 수개월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WP에 따르면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배송에 연료 할증료를 도입했으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최근 7개월 사이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탄산음료 용기와 세제 등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인상 압력을 받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경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미 노동부는 3월 신규 고용이 17만8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 부족이 장기화될 경우 물가 상승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달 31일 입소스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6%는 이번 전쟁이 개인 재정 상황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분쟁이 수개월 지속할 경우 가격 상승과 공급망 혼란이 미국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 세계 원유 공급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충격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해상 운송이 3개월간 중단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70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전쟁이 6개월 지속될 경우 하루 1300만 배럴 규모 원유 공급 차질로 글로벌 경제가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JP모건은 걸프 지역에서 출발하는 유조선 운송 시간이 국가별로 다른 만큼 경제 충격이 시차를 두고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아시아가 맨 먼저 영향받았으며, 유럽은 4월 중순부터 공급 부족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4월 말 또는 5월부터 영향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원유뿐 아니라 알루미늄, 헬륨 등 주요 산업 원자재 공급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헬륨은 반도체 생산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핵심 자원이다.

냉장 운송 컨테이너 부족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걸프 지역에 묶여 있는 컨테이너 증가로 농산물 수출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평균 4.09달러로 상승했으며 화물 운송에 사용되는 디젤 가격은 5.53달러로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다시 높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RB)가 중시하는 근원 개인소비지출(Core PCE) 가격지수는 3.1% 상승해 목표치인 2%를 웃돌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향후 수개월 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수준에 근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석유 공급 차질은 석유화학 산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와 중국의 석유화학 공장은 화장품, 자동차 부품, 페인트, 생활용품 용기 등을 생산하는 원료 부족에 직면하고 있다.

비료 가격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이란 등 주요 요소 비료 생산국이 분쟁 지역에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요소 가격은 2월 말 이후 약 50% 상승했다.

헬륨 공급 역시 차질이 예상된다. 카타르 가스 시설 피해로 산업용 헬륨 공급 감소가 수년간 지속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공업계도 영향받고 있다. 항공유 가격 상승으로 일부 항공사는 노선 축소와 운임 인상 등 대응에 나섰다. 유럽 주요 공항들도 항공유 부족 가능성에 대비한 대응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이 단기간 내 종료되더라도 글로벌 공급망과 가격 구조에 장기적인 영향이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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