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란, 호르무즈 봉쇄 속 바브엘만데브까지 위협…한국 GDP -6% 최대 피해, 에너지 전쟁 본격화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405010001191

글자크기

닫기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4. 05. 09:39

미, 재보험 400억달러로 확대에도 이란 이스라엘 연계 선박 드론 타격
이란 의장,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이중 병목 압박
시티 분석, 캐나다 GDP +4.4% 수혜 vs 한국 -6% 최대 손실
INDIA ENERGY
액화석유가스(LPG)를 실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인도 선적의 화물선 '자그 바산트(Jag Vasant)호'가 1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항에 입항해 있다./EPA·연합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를 유지한 채 홍해 남단 바브엘만데브 해협까지 위협 범위를 확대하는 가운데, 미국 씨티그룹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 석유·액화천연가스(LNG) 무역 분석에서 한국이 주요국 가운데 최대 손실국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로이터통신도 이날 전쟁 5주차 글로벌 에너지 충격이 국가별 에너지 구조에 따라 극명히 갈리고 있다고 전했다.

◇ 미, 이란 전쟁 보증 400억달러로 확대 ...이란, 이스라엘 연계 선박 드론 타격

미국 국제개발금융공사(DFC)는 이란 전쟁 관련 기존 200억달러 재보험 프로그램에 트래블러스·리버티뮤추얼·버크셔해서웨이·AIG·스타·CNA 6개사가 추가로 200억달러를 부담해 총 400억달러 체계를 완성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벤 블랙 DFC 최고경영자(CEO)는 "이들 선도 보험사의 해상 전쟁 보험 인수 경험이 해상 무역 신뢰 회복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같은 날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 사령관은 호르무즈 해협 내 이스라엘 연계 선박을 드론으로 공격해 화재를 냈다고 이란 국영 매체가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조금만 더 시간을 주면 호르무즈 해협을 쉽게 열고, 석유를 가져와 큰 이익을 낼 것"이라고 했으나, 선사들은 여전히 항로 재개에 회의적이라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호르무즈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무산담주 경계 인근 라스알카이마 북부에서 바라본 모습으로 한 화물선이 3월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 인근 페르시아만에 정박해 있다./로이터·연합
◇ 이란, 호르무즈 해협 '선별 통제' 가동…이라크 면제·생필품 허용에도 봉쇄 유지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대한 차별적인 정책을 실시하면서 미국과 동맹국 간 분리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이란군 대변인은 아랍어 영상 성명을 통해 "형제 국가 이라크는 우리가 호르무즈 해협에 부과한 모든 제한에서 면제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이에 따라 석유수출국기구(OPEC) 2위 산유국 이라크의 하루 최대 300만배럴 원유 수출이 재개될 가능성이 열렸다.

앞서 이라크 원유 수출은 3월 중 전달 대비 97% 급감해 하루 평균 9만9000배럴에 그쳤다.

아울러 이란 타스님 뉴스는 생필품·사료 등 인도적 물품을 실은 이란행 선박에 통과를 허용한다는 지난 1일자 서한을 입수해 보도했다.

이와 함께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의 인도 선적 유조선 그린산비(GREEN SANVI)호가 4일 해협을 빠져나오며 페르시아만 내 일본 관련 정박 선박은 기존 45척에서 43척으로 줄었다고 일본 일간 아사히(朝日)신문이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3월 1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코르 팍칸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에 유조선과 화물선이 줄지어 정박해 있다./AP·연합
◇ 갈리바프, 바브엘만데브 물동량 질의…후티 연계 '이중 병목' 압박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은 전날 밤 엑스(X·옛 트위터)에 "전 세계 석유·LNG·밀·쌀·비료 수송량 가운데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나? 물동량이 가장 많은 나라와 회사는 어디인가?"라고 적었다. 호르무즈뿐만 아니라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수에즈 운하 항로의 관문인 예멘·지부티 사이의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 이상이 통과하는 전략 요충지다.

앞서 친이란 예멘 무장정파 후티 반군도 걸프 국가들이 미국·이스라엘 편에 참전할 경우 바브엘만데브 봉쇄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 전쟁은 이스라엘의 전쟁이며, 이란에 대한 추가 확전은 미국 이익을 겨냥한 결정적이고 광범위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란 국영 프레스TV가 전했다. WSJ는 이란의 민병대 동맹이 바브엘만데브 등 다른 병목 지점을 위협할 수 있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를 결정하더라도 대리 세력이 다른 입장을 취할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고 분석했다.

호르무즈 해협
태국 선적 벌크선 마유리나리호가 3월 11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피격돼 화염에 휩싸인 모습으로 태국 해군이 공개한 사진./AP·연합
◇ 시티 "한국, GDP 대비 -6% 최대 타격…캐나다 +4.4% 최대 수혜"

씨티그룹의 2024년 기준 GDP 대비 순 석유·LNG 무역 데이터는 에너지 구조가 이번 전쟁 충격의 크기를 결정짓는 핵심 변수임을 보여준다고 WSJ가 보도했다.

수출국 그룹에선 캐나다가 +4.4%로 최대 수혜국에 올랐고, 호주 +1.0%·미국 +0.2% 순이었다. 반면 수입 의존국의 타격은 압도적이었다. 한국이 -6%로 주요국 가운데 최대 손실을 기록했고, 일본 -3.2%·인도 -2.9%가 뒤를 이었다. 이탈리아·프랑스는 각각 -2.2%, 중국 -2.1%·독일 -1.5%·영국 -1.0%·멕시코 -0.6% 순으로 집계됐다.

시티 이코노미스트들은 이 구조적 차이를 반영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을 0.4%포인트 하향 조정한 반면, 미국은 0.1%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고 WSJ는 전했다.

US Energy Crisis
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한 주요소에 일반·고급 등 휘발유의 갤런(3.785ℓ)당 가격이 표시돼 있다./AP·연합
◇ 미, 휘발유 4달러 돌파…감세 효과 최대 절반 잠식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으로 미국 휘발유 가격은 2022년 이후 처음으로 갤런(3.785ℓ)당 4달러(6040원)를 넘어섰다.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은 이 같은 연료비 상승이 분기별로 지속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시행한 감세 혜택의 10~50%를 상쇄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고 WSJ가 보도했다.

연방준비제도 관리들은 전쟁 발발 전 올해 금리 인하 재개를 전망했으나, 이제는 더 많은 관리가 무기한 동결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고 WSJ는 분석했다.

◇ 미 정보당국 "이란, 트럼프 압박 레버리지 호르무즈 봉쇄, 단기 포기 없다"…마크롱 "군사 개방 비현실"

미국 정보당국의 최근 보고서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트럼프 대통령 압박에 쓸 유일한 실질적 레버리지로 여겨 단기간 내 봉쇄를 풀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소식통 3명을 인용해 전했다.

WSJ는 해협의 지형이 군사 작전을 극히 어렵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가장 좁은 지점이 약 33㎞, 실질 항로는 양방향 각 3㎞에 불과해 선박과 병력이 이란의 드론·미사일에 쉽게 노출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군사력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려는 시도는 비현실적이라고 일축했다고 WSJ는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영원히 걸릴 것이며, 해협을 건너는 모든 이를 이란의 공격 위험에 노출시킬 것"이라 말했다.

빌 번스 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포린어페어스 팟캐스트에서 이란이 해협 통제력을 앞세워 어떤 평화 합의에서든 '장기적 억제력과 안보 보장'을 얻어내고 전후 복구를 위한 '직접적 물질적 이익'을 요구할 것이라며 "이것이 지금 당장 극히 어려운 협상 구도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