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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선수범” vs “실효성 의문”… 차량 5부제 ‘엇갈린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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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은 기자

승인 : 2026. 03. 26. 17:49

중동발 에너지 위기에 '5부제' 시행
정부, 사태 심각성에 민간 참여 검토
적용 확대해도 사용 감축은 '미지수'
지난 24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 '승용차 5부제(요일제)' 안내 표지판이 세워져 있다. /연합
정부가 중동발 에너지 위기 속에서 실시한 차량 5부제에 대해 시민들은 심각한 상황인 만큼 에너지 절감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효성이나 형평성 등에 대해선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반 시민들은 26일 현재 다수가 정책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차량 5부제 민간 참여 의무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해한다는 시민들이 있었지만, 과도하다는 반응도 꽤 많았다.

한 공공기관의 30대 직원 A씨는 "상황이 안 좋으니 우선 공공기관이라도 제지하는 것 아니겠나"라며 불만 없이 제도에 동참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하지만 이 기관의 20대 공무원 B씨는 "취지는 좋지만 이렇게 하면 제한 대상이 아니어도 일반 직원들은 차량을 끌고 오기 눈치가 보일 것 같다"며 "공공기관 직원들 참여로 얼마나 소비를 줄일 수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했다. 공공기관을 방문한 민원인 30대 남성 C씨는 "정부가 강제할 수 있는 사안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정부는 중동 전쟁으로 전세계 원유·액화천연가스(LNG)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자 지난 18일 원유 관련 자원안보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격상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에 따라 지난 24일 에너지절약 대응계획을 발표하고 12가지 국민행동요령을 배포했다.

이에 따라 지난 25일부터 전국 공공기관들에서는 요일별로 차량 번호판 끝자리수를 정해 운행을 제한하는 '차량 5부제'가 시행 중이다. 정부는 민간에 대해서는 일단 참여 여부를 자율로 두고 자원안보위기 경보가 '경계' 단계로 격상되면 참여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샤워시간 조정, 세탁기·청소기 주말 사용, 전기차·휴대폰 낮시간 충전, 실내온도 조절 등도 현실에 맞지 않고 과도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무원 D씨는 "예전에 공공기관 실내온도 조정을 의무화한 적이 있었는데, 추위를 타는 직원들이 별도 난로 등 온열기구를 들고 오면서 오히려 전기를 더 쓰는 상황이 펼쳐졌다"며 "이런 행동요령이 실제 절감으로 이어질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30대 주부 E씨는 "세탁기나 청소기를 주말에만 쓰라니 말이 안 되는 소리"라며 "현실을 너무 모르고 낸 정책이 아닌가 싶다"고 했다.

제도로 유의미한 에너지 사용 감축이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공공기관 차량 5부제로 절감이 예상되는 석유량은 한 달에 약 9만 배럴로 전체 소비량의 0.24% 정도다. 민간으로 적용을 확대해도 절감량은 전체 소비량의 약 3.75%에 그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일부 시민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이번 정책이 실제 감축 효과가 대단히 크기보다는, 상징적인 조치로 국민들에 에너지 위기라는 경각심을 주는 효과가 있다. 공공기관의 우선 적용으로 민간에서도 에너지 소비를 줄이도록 노력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민간에서 소비를 줄이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지는 못하지만, 산업에서 소비를 줄이는 방안이 제한적이고 생산을 줄일 경우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적은 양이라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하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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