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넘어선 확장된 감상 경험…한·러 문화협력의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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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에르미타주가 해외에서 처음 선보이는 디지털 전시이자, 사실상 '디지털 분관' 개념을 도입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약 300만 점에 이르는 방대한 소장품을 물리적 이동 없이 공유하는 새로운 방식으로, 미술관의 개념 자체를 확장하는 시도로 읽힌다.
전시를 기획한 유민석 아트웍스 대표는 러시아 미술계와의 교류를 계기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경험하기 어려운 에르미타주의 공간과 작품을 더 많은 사람들이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출발점이었다"며 디지털 기술을 통한 접근성 확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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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이머시브(몰입형)' 방식으로 구성된다. 대형 프로젝션과 초고화질 영상, 공간 음향 시스템을 결합해 관람객이 실제 겨울궁전을 거니는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원형 탱크 구조를 활용해 공간 전체를 하나의 전시장으로 확장한 점이 특징이다. 관람객은 작품을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 공간과 동선 속에서 능동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기술적 완성도 또한 강조된다. 에르미타주 소장 작품을 디지털화하는 과정에는 초정밀 스캐닝 기술이 활용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세부까지 구현했다. 이는 단순한 이미지 재현을 넘어 작품의 질감과 깊이까지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전시에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렘브란트, 클로드 모네, 앙리 마티스 등 거장들의 작품 약 50점이 엄선돼 소개된다. 특히 렘브란트의 말년작 '돌아온 탕자' 등 대표작을 통해 미술사적 흐름과 서사를 함께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유 대표는 디지털 전시를 "원화를 대체하는 것이 아닌 확장하는 방식"으로 규정한다. 그는 "디지털은 작품의 이야기와 맥락을 보다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언어"라며 "궁극적으로는 원화에 대한 관심과 가치 역시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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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 속에서도 성사된 이번 전시는 문화가 외교의 또 다른 통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K-콘텐츠와 한국 기업에 대한 긍정적 인식 역시 협력의 기반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유 대표는 "앞으로 박물관은 작품을 보관하는 공간을 넘어, 콘텐츠와 지식이 확장되는 플랫폼으로 변화할 것"이라며 "디지털 기술이 그 변화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시는 4월 30일부터 7월 31일까지 이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