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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의 시간들’ 이종필·윤가은·장건재, 극장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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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혜 기자

승인 : 2026. 03. 03. 21:08

'침팬지' '자연스럽게' '영화의 시간' 세 개의 단편으로 구성
오는 18일 개봉
극장의 시간들
'극장의 시간들' 스틸/티캐스트
영화를 사랑해 감독이 된 세 사람이 한 극장에서 다시 만났다. 이종필·윤가은·장건재 감독은 씨네큐브 개관 25주년을 맞아 '극장의 시간들'을 통해 각자의 방식으로 극장을 이야기한다. 상영관을 지나간 기억과 사람, 그리고 쉽게 사라지지 않는 감정들이 단편 세 편으로 엮였다.

3일 서울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열린 '극장의 시간들' 기자간담회에는 이종필·윤가은·장건재 감독과 배우 김대명·원슈타인·이수경·홍사빈·고아성·장혜진·김연교가 참석했다. 오는 18일 개봉하는 영화 '극장의 시간들'은 세 감독이 각각 연출한 세 편의 단편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함께 웃고 울고 꿈꾸는 시간을 건너며 변치 않는 친구로 남아온 극장과 영화에 보내는 시네마 러브레터이기도 하다.

이종필 감독은 참여 계기에 대해 "씨네큐브 25주년이라고 연락을 받았다. 극장을 소재로 한 영화지만 홍보 목적은 아니었다"며 "극장이 나오면 되고 나머지는 자유롭게 찍어도 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래전부터 마음에 남아 있던 '침팬지' 경험을 이번 작품에 담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걸 표현한다기보다 기록한다는 의미였다"며 "극장과 영화도 기록이라는 점에서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윤가은 감독은 장편 후반 작업 중 제안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영화를 너무 좋아해서 영화 일을 하게 됐는데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놀이처럼 작업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던 시기였다"며 "그 고민을 이 프로젝트 안에 담아볼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꽉 짜인 시나리오보다 현장에서 배우들과 제작진이 발견할 수 있는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장건재 감독은 "총괄 PD의 제안을 받고 마다할 이유 없이 참여하고 싶었다"며 "극장이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고 그 극장이 씨네큐브면 더 좋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그는 "극장이 작동하기 위해 어떤 사람들이 있을지 상상해보는 시간이었다"며 극장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오랜만에 찾은 인물이 우연히 만나는 이야기를 구상했다고 밝혔다.

극장의 시간들
'극장의 시간들' 스틸/티캐스트
극장의 시간들
'극장의 시간들' 스틸/티캐스트
아역배우들과 촬영 경험이 많은 윤 감독이 단편 영화의 실제로 겪은 경험을 녹였다. "노하우를 보여주려 했다기보다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게 좋은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답했다. 그는 영화가 '자연스러움'을 인위적 장치로 포착하는 매체라는 점을 언급하며 "만들어진 환경 속에서 만들어지지 않은 순간을 포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질문이었다"고 말했다. 영화 후반 직접 등장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원래는 없던 장면이었다"며 "메타의 메타가 되는 순간에서 다양한 감상이 발생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고아성은 "세 감독과 모두 작업해본 배우라는 점"을 언급하며 "세계관 붕괴처럼 어색하다"고 웃었다. 그는 "윤가은 감독의 현장이 특별하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카메라 밖에서 참여할 수 있는 기회라 기쁘게 합류했다"고 했다. 이어 "어린이 배우들이 극장에서 자기 얼굴을 처음 목도하는 순간을 지켜본 것이 뜻깊었다"고 덧붙였다.

'영화의 시간'에서 극장 매니저를 연기한 김연교는 "세정은 능동적이고 부지런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며 "씨네큐브에서 실제로 일하시는 분들을 보며 일을 배웠다"고 말했다. "일하는 시간 사이사이에 어떤 순간을 보내는지도 관찰했다"고도 했다. 청소 노동자 역의 장혜진은 "어릴 적 아버지가 극장을 운영해 극장은 삶의 터전이었다"며 "매점에서 일했고 영사기사와 청소 노동자를 가까이에서 봤던 기억을 떠올리며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극장의 시간들
'극장의 시간들' 스틸/티캐스트
김대명은 "이종필 감독은 제 친구다. 20대 시절 종로와 광화문에서 영화를 보던 기억을 많이 나눴다"며 "그 추억을 떠올리며 작업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극장 위기론을 둘러싼 질문도 이어졌다. 이 감독은 "예전에도 위기였고 지금도 위기라고 한다"며 "위기 의식을 갖는 것이 좋은 것 같다. 희망을 향해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감독은 "풍부하다고 좋은 작품이 나오는 것도, 부족하다고 나쁜 작품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며 "영화가 귀하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되는 시기"라고 밝혔다. 장 감독은 "위기를 말하는 자가 누구일까, 가까운 범인"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마지막으로 "영화란 무엇이고 극장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김연교는 "하루하루가 영화 같고 오래오래 소중하게 지내고 싶은 존재"라고 답했다. 장혜진은 "극장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해온 공간이며 형태를 바꿔도 계속 존재할 것 같다"고 했다. 고아성은 "극장은 저의 오랜 얼굴"이라고 말했으며 원슈타인은 "영화는 답신 없는 애인이고, 극장은 그 애인을 만나는 약속 장소"라고 표현했다. 끝으로 이 감독은 "말로 설명되지 않는 것을 기록할 수 있는 매체가 영화"라고 정리했다.

이다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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