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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협상 타결에도 남은 숙제…“방학엔 생계가 끊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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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소영 기자

승인 : 2026. 02. 19. 17:32

겸업 원칙 금지에 승인 절차도 벽
현장 “일하고 싶어도 못 해”
신규 미달 이유 1순위 ‘고강도 노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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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과 돌봄 업무 등을 담당하는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선 경기도 수원시 한 학교 급식 조리실이 텅 비어 있다./연합뉴스
학교 비정규직 임금협상이 해를 넘긴 끝에 잠정 타결되면서 새학기 총파업은 일단 멈췄다. 명절휴가비를 기본급의 일정 비율로 지급하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기본급을 올리는 내용이 담겼지만, 현장에선 "파업만 피했을 뿐 구조는 그대로"라는 반응이 나온다. 방학 중 무임금으로 생계가 어려워 지는 문제와 고강도 노동·만성 결원은 이번 합의로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와 교육부·17개 시도교육청은 최근 임금교섭에 잠정 합의했다. 합의안에는 명절휴가비를 기본급의 100% 수준으로 지급하도록 변경하고 기본급 7만8500원 인상, 근속수당 급간액 월 1000원 인상 등이 담겼다. 이에 따라 사서·영양사·전문상담사 등 교육공무직 1유형 기본급은 234만4500원, 조리사·미화원 등 2유형은 214만4500원으로 오른다.

현장 노동자들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문제는 방학 기간 소득 공백이다. 교육공무직은 방학 중 임금이 지급되지 않거나 크게 줄어드는 경우가 많지만, 규정상 겸업은 원칙적으로 제한된다. 학교장 승인으로 겸업이 가능하지만 절차가 까다롭고 거절 사례도 적지 않아 "생계를 위해 일하고 싶어도 못 하는 구조"라는 불만이 이어진다.

교내 미화 업무를 맡아온 50대 여성 A씨는 "방학만 되면 제 월급표가 갑자기 '빈칸'이 된다"며 "다른 일이라도 알아보려고 하면 '겸업 허가'를 받으라는데, 그 서류를 내는 순간부터 심장이 철렁한다"고 말했다. 그는 "방학 때는 학교에 가끔 나가도 돈이 많지 않다"며 "관리비, 공과금, 식비만 해도 숨이 턱 막히고, 저는 병원비까지 나가니까 진짜로 '살림이 무너진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토로했다.

현장에선 '고강도 노동'이 인력 부족을 부르는 악순환도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3월 기준 17개 시도교육청 급식실 조리실무사 정원 4만3877명 중 1748명(4%)이 결원 상태였고, 신규채용 미달의 가장 큰 이유로도 '고강도 노동'이 꼽혔다. 급식실에서 일하는 조리실무사 B씨는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는데, 그 시간에 맞춰 오면 일이 절대 안 끝난다"며 "임금이 올랐다는데, 솔직히 현장에서는 '얼마 올랐냐'보다 노동 강도에 맞게 최소 근무시간도 늘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설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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