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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년의 잡초이야기-73] 봄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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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19. 15:02

(73) 잡초 군상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잡초들이 새로 잎을 피우고 있다.
봄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우수(雨水)가 지나니 어느새 양지바른 곳 마른 풀섶 사이에서 초록의 싹이 움트고 있다. 들판의 겨울 철새들은 북쪽 추운 지방으로 이사할 채비를 하고 있고, 임진강 얼음장 밑으로는 미수개미가 산란 준비로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렇듯 계절의 순환은 어김없이 섭리(攝理)의 수레바퀴를 따라 우리 곁을 돌고 또 돈다.

봄이 가지고 있는 상징성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수많은 예술가가 봄을 노래했다. 자연 속에서 삶의 본질을 성찰하고자 했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헤르만 헤세'도 그의 유명한 봄 시(詩) '봄의 언어'에서 봄이 갖는 깊은 의미를 함축적으로 표현해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

"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아이들은 다 안다. 살아라, 자라라, 꽃피워라, 사랑하라, 기뻐하라, 새로운 충동을 느껴라 "라고 하며 봄을 찬미했다.

그러나 봄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그러하듯 자연의 철칙 생로병사의 또 다른 단면이기도 하다. 헤세는 시 후반부에서 이렇게 읖조린다. "봄이 무슨 말을 하는지 노인들은 다 안다. 노인이여, 땅에 묻히거라, 씩씩한 소년에게 네 자리를 물려주어라, 몸을 내맡겨라, 죽음을 두려워하지 말아라." 봄이 오는 길목에서 잡초들도 헤르만 헤세처럼 우리에게 깊은 울림을 전한다. 마른 풀잎과 새로 돋는 풀들의 끝없는 순환은 우리의 인생과 다를 바 없다. 그렇게 봄이 온다.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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