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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인사이트] 놓칠 수 없는 공간,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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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6. 02. 12. 17:45

허성무 코트라 웹
허성무 KOTRA 아카데미 대전분원 분원장
중국에서 3년간 파견근무를 마치고 귀국한 지 1년 반이 지나도록, 중국에서는 주말 새벽 5시에도 간혹 연락이 온다. 한국과의 시차를 고려하면 중국은 새벽 4시. 쉬지 않고 돌아가는 중국의 시계는 최근 세계를 놀라게 하는 신기록들을 쓰고 있다. 지난해 인류가 여지껏 구경도 못해 본 달 뒷면까지 가서 달 표면 샘플을 채취해 온 것이 그중 하나다. 달 탐사를 마치고 지구로 복귀하는 기술도 중국 기술이 가장 현실적이고 유일한 방법이란 것이 미국 우주항공국(NASA) 관계자의 평가다.

주야를 불문한 야근과 주중 5일에 주말 이틀을 더한 초과근무를 일컫는 '백가흑 오가이(白加黑 五加二)' 현상을 중국의 정부 기관과 기업에서는 아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중국은 "팔 소매를 걷어붙이고 힘차게 일하자"란 정부 구호 아래 국민의 인화단결(人和團結)을 외치며 제시된 방향으로 질주해 왔고, 첨단분야에서 그 가속도는 두려울 정도다.

첨단 바이오 및 전기·전자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선진국 학계와 기업들이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활용한 무중력 실험을 통해 수많은 연구 성과를 쏟아내고 있다. 한편 AI 활용도가 급증하면서 데이터센터 신설 수요도 늘고 있으나, 전력부족과 냉각 방법, 환경오염 등에 따른 부작용으로 우주 선진국들 대다수가 부지 설정을 쉽게 하지 못하고 있다. 대안은 우주에 세우는 데이터센터다. 태양광을 활용한 전력 무제한 무료 공급과 영하 200도 이하의 극저온으로 냉각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며, 환경오염을 우려한 지역 주민의 반대도 비껴갈 수 있다. 당장 현실화시킬 수는 없으나, 미국의 스페이스엑스는 이미 구상 중이다.

발사체 재활용 기술도 축적 중인 스페이스엑스는 더 낮은 가격에 더 많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며 우주공간을 선점하고 있다. 발사체의 핵심 조건이 초경량화(超輕量化)인 반면, 스페이스엑스는 훨씬 무거워도 최첨단 신소재에 비해 저렴한 스테인리스 스틸을 다시 사용하기 시작했다. 발사 비용을 대폭 낮추어 발사체 사용횟수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최근 우주탐사를 가는 우주인들은 프라다(Prada)를 입는다. 한국 브랜드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훌륭한 디자인이 많은데 왜 이탈리아 브랜드인 프라다일까? 프라다 창업자의 손녀 뮤치아 프라다는 물려받은 가죽 상품기업을 고급 여성복 브랜드로 키워낸 후, 1985년 포코노(pocono) 나일론을 소재로 토트백(tote bag)을 제작하여 크게 성공했다. 군용 텐트나 낙하산용 방수천으로 많이 사용되는 소재가 바로 포코노이다.

개인 우주선이라고도 불리는 우주복은 진공 및 극저온과 극고온이 반복되는 우주 환경에서 열의 변화에 대한 대응력이 뛰어나고 물리화학적 안정성도 갖추어야 한다. 포코노를 소재로 얇고 인장감이 높으며 가벼울 뿐 아니라 내구성도 뛰어난 고급 의상을 다년간 만들어 온 프라다가 선택된 것은 디자인이 우수하기 때문만은 아니라는 반증이다. 프라다 브랜드 특유의 순백색과 우아함도 일부 작용했을 수 있으나, 결국 소재의 우수성으로 우주산업에서도 앞서간 사례다.

거북이와 토끼가 경주하는데 토끼가 쉴 때 같이 쉬고 토끼보다 덜 뛰려는 거북이는 없을 것이다. 보름달 방아 찧는 토끼를 달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날을 위해, 기업의 줄기찬 노력에 더해 우리 정부도 미래 신기술과 원천기술에 대한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개청 2주년을 앞둔 우주항공청과 정부 각 부처는 단기간 내에 국내 산학연 협업은 물론, 해외 유수 기업 및 기관들과 손잡고 우주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한국 기술로 개발된 큐브위성이 NASA의 아르테미스 2호를 통해 고에너지 영역인 밸앨런 복사대에서 강력한 우주방사선의 영향을 분석할 예정이다. 우리의 반도체 대표기업이 제조한 반도체 칩도 탑재되어 방사선 센서와 반도체의 연계 분석을 바탕으로 안정성 등 다양한 기능을 측정할 계획이어서, 세계 우주시장에서의 한국 신뢰도와 기술력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놓칠 수 없는 공간, 우주에서 우리만의 영역을 넓혀나가야 한다.

허성무 분원장은…
연세대 중어중문학과 졸업. 중국사회과학원 산업경제학 박사. 현재 KOTRA 아카데미 대전분원 분원장. 주요 연구분야는 우주 및 반도체 산업과 중국 경제 및 문화.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한국·중국·미국간 경쟁 양상에 대한 연구(2018)' 등의 논문과 공저 '반도체전쟁(2017)' 집필.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허성무 KOTRA 아카데미 대전분원 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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