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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입지냐 이해관계냐…양산시 도시계획 논란의 본질은 절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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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승인 : 2026. 02. 12.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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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우 기자
나동연 경남 양산시장의 며느리 소유 토지가 포함된 도시관리계획 입안을 둘러싸고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도시계획이라는 공적 설계의 영역과, 직계가족이라는 사적 이해관계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행정의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

문제가 된 곳은 주진동 산 72-1번지 일원. 자연녹지지역을 일반주거지역으로 변경하는 내용의 도시관리계획이 지난해 입안됐다. 용도지역이 전환되면 건폐율과 용적률 규제가 완화돼 개발 가능성과 토지 가치 상승이 기대된다.

해당 부지 일부는 2017년 나 시장 재임 당시 그의 며느리 등이 매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2022년 재집권 뒤 이 일대가 도시관리계획 대상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

정의당 경남도당은 "직계가족이 이해관계자인 토지에 대해 규제 완화가 가능한 계획을 입안한 것은 이해충돌방지법 취지에 정면 배치된다"며 이해충돌 신고 및 직무 회피 의무 이행 여부 공개를 요구했다.

쟁점은 단순하다. 신고했고, 회피했는가.

공직자 이해충돌방지법은 실제 이익 발생 여부와 무관하게 사적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 수행 자체를 규율한다. 직계가족은 명백한 사적 이해관계자다. 지방자치단체장이 도시관리계획 입안 과정에서 정책적·행정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라는 점에서, 신고 기록과 결재·보고 라인에서의 배제 여부는 법적 판단의 핵심이 된다.

양산시는 정면 반박에 나섰다. "도시계획은 사람을 보고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입지와 도시 여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공적 설계"라며 특정 필지 소유관계를 부각한 것은 "악의적 프레임"이라고 주장했다. 실무 단계에서 토지 소유자를 일일이 확인하는 절차는 존재하지 않으며, 기초지자체 입안 후 광역지자체 승인이라는 다층 구조상 특정 개인을 위한 계획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행정 논리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니다. 도시관리계획은 면(面) 단위로 수립되는 법정 계획이고, 개별 필지 중심의 설계는 구조적으로 쉽지 않다. 더구나 경남도의 보류 결정 역시 상위 계획과의 정합성 등 기술적 검토의 일환이라는 게 도와 시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논란의 본질은 '특혜가 있었는가'라는 결과의 문제가 아니라 '절차가 적정했는가'라는 과정의 문제다.

만약 나동연 시장이 해당 토지 소유 사실을 몰랐다면 내부 통제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반대로 알고도 신고·회피 절차를 밟지 않았다면 이는 법 위반 소지로 직결된다. 결국 해답은 문서에 있다. 이해충돌 신고 기록, 직무 회피 결정서, 결재선 배제 여부가 담긴 내부 문건이 공개되면 논란은 상당 부분 정리될 수 있다.
지방행정에서 도시계획은 가장 강력한 권한 중 하나다. 용도지역 한 줄이 땅의 가치를 바꾼다. 그렇기에 절차적 투명성은 선택이 아니라 전제 조건이다. 법 위반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해서 의혹이 자동 소멸되는 것도 아니고, 의혹 제기만으로 곧바로 특혜가 입증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시민이 묻는 것은 단 하나다. "공적 권한은 사적 이해와 분리돼 있었는가."

양산시가 말한 대로 행정이 원칙에 따라 이뤄졌다면, 그 원칙을 문서로 증명하면 된다. 이번 사안은 특정 인물의 정치적 공방을 넘어, 지방정부가 이해충돌방지법을 어떻게 현실 행정에 적용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지가 되고 있다.
이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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