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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 나서라” 이찬진, 은행장들에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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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욱 기자

승인 : 2026. 02. 12. 16:56

이찬진 "좋은 일 미룰 이유 없어"…지배구조 개선 압박
금융당국, 이르면 내달 지배구조법 개정안 발표 전망
소비자보호·생산적 금융 동참도 강조…"제도개선 살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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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앞줄 왼쪽에서 여섯 번째)이 12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은행장 간담회에 참석해 은행장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한상욱 기자
내달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안 발표를 앞두고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은행권을 향해 지배구조 혁신에 선제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다. 그간 이 원장이 최고경영자(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참호 구축 등을 지적하며 은행권 지배구조 개선 의지를 피력해 온 가운데, 은행 스스로 변화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면서 압박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찬진 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조용병 은행연합회장 및 20개 국내 은행장들과 만난 간담회 자리에서 "은행권이 먼저 지배구조 혁신에 과감히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회동은 이 원장 취임 후 두 번째 은행장 간담회이자 작년 8월 첫 회동 이후 6개월 만에 마련된 자리로, 금융당국의 지배구조 개편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시점에 이뤄졌다.

이날 이 원장은 은행권 지배구조 선진화에 대해 "좋은 일이라고 판단되면 미룰 이유가 없다"며 은행들에 속도감 있는 해결책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은행권에서 앞장서서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즉시 추진하고, 고쳐야 할 것이 있다면 반드시 개선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르면 다음 달 중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은행권이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의지를 갖고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압박성 메시지로 해석된다.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지배구조 선진화 TF'를 가동하며 지배구조 체계 개선을 추진 중이다. 특히 금감원은 TF 출범 이후 8개 금융지주를 대상으로 한 지배구조 특별점검을 진행하고, 각 지주의 지배구조 체계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바 있다. 금융당국은 이사회 독립성 확보와 CEO 승계 절차, 임원 성과보수 체계 개선을 골자로 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금융권에서는 연임 시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찬성을 받아야 하는 특별결의 도입이나 사외이사 임기 제한 등이 개정안에 담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발언 역시 지배구조 개선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국의 개정안 수립에 발맞춰 은행권이 자율적으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이를 적극 실행에 옮기라는 주문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사전 경고에 가까운 메시지"라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이 원장은 금융소비자보호를 은행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작년 말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 개선 로드맵에 따라서 금융감독원의 모든 역량을 소비자 보호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은행 정기 검사 때에는 소비자보호 검사반을 별도로 편성하고, 금융소비자보호실태 평가 체계를 개편해 상품 설계와 심사, 판매의 전 과정을 소비자보호 관점에서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핵심 금융정책인 생산·포용적 금융 역시 은행권의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은행들이 부동산 담보 대출과 같은 '손 쉬운 이자장사'에서 탈피해, 혁신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소외계층의 일자리를 지원하는 생산적 부문으로의 자금 공급에 힘써야 한다고 짚었다. 이 원장은 "기업 지분투자나 정책펀드 투자 산정 시, 낮은 위험가중치를 적용할 수 있도록 특례 적용 기준을 개선하겠다"며 "자본 규제 합리화를 통해 은행 자금이 생산적 산업으로 흘러 들어갈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은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에 뜻을 같이 하면서도, 이를 이행하는 데 실질적인 어려움이 따르지 않도록 절차 간소화 등 제도적 환경 조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한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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