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시민혁명 주역 'Z세대' 표심이 최대 변수
제1야당 BNP 우세 속 이슬람 정당 자마트 맹추격
"친인도 vs 친중국" 외교 노선도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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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혁명의 주역 'Z세대', 이제는 '킹메이커'로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이번 선거를 "세계 최초의 Z세대 주도 선거"라고 규정했다. 과거 하시나 정권 하에서는 야당의 선거 보이콧이나 지도부 구속으로 인해 투표 자체가 요식행위에 불과했지만, 이번에는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다. 하시나 전 총리가 이끌던 아와미연맹(AL)은 활동이 금지됐고, 그 빈자리를 꿰차기 위한 야당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가장 큰 변수는 전체 유권자 1억 2800만 명 중 약 4분의 1을 차지하는 Z세대다. 이들은 단순한 유권자를 넘어 2024년 혁명의 주체로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시 시위를 이끌었던 30세 미만의 청년 활동가들은 기성 정치권에 실망해 독자적인 정치 세력화를 꾀하거나, 기존 정당과 연대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로이터는 "청년층이 반(反)하시나 시위의 동력을 선거 승리로 연결하기 위해 이슬람 정당인 '자마아티 이슬라미'와 연대하는 등 전략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 BNP 우세 속 자마트의 약진… 경제·부패 척결이 핵심
현재 판세는 제1야당인 방글라데시민족주의당(BNP)이 앞서가는 가운데, 자마아티 이슬라미가 맹추격하는 양상이다. 타리크 라만 BNP 총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정부를 구성하기에 충분한 의석을 확보할 것"이라며 승리를 자신했다. BNP는 전체 300석 중 292개 선거구에 후보를 냈다.
그러나 자마트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과거 독립 전쟁 당시 파키스탄을 지지했다는 이유로 탄압받았던 자마트는 이번 선거를 통해 재기를 노리고 있다. 특히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워 부패에 지친 유권자들을 파고들었다. 다카의 싱크탱크인 거버넌스연구센터(CGS)의 파르베즈 카림 아바시 전무이사는 "여론조사에서는 BNP가 앞서지만, 여전히 부동층이 많다"며 "Z세대의 선택이 최종 승자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권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먹고 사는 문제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외환 보유고 감소, 그리고 청년 실업난은 차기 정부가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다. 현지 여론조사에 따르면 유권자들은 투표의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부패 척결'과 '생활비 문제'를 꼽았다.
◇ '친인도' 하시나 퇴장… 중국 영향력 확대되나
이번 총선 결과는 남아시아의 지정학적 지형도 뒤흔들 전망이다. 하시나 전 총리 시절 방글라데시는 인도의 가장 강력한 우방이었으나, 그가 축출된 후 인도로 망명하면서 반(反)인도 정서가 고조된 상태다.
반면 중국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다. 자마트와 연대하고 있는 Z세대 지도자들은 인도의 패권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며 중국 외교관들과 접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마트가 주도하는 연정이 들어설 경우, 전통적인 친파키스탄·친중국 노선이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BNP는 자마트보다는 인도와 소통이 가능한 상대로 평가받지만, 타리크 라만 총재는 "국익에 부합한다면 어느 나라와도 친구가 될 수 있다"며 실용주의 노선을 천명했다.
175명의 목숨을 앗아간 유혈 사태와 혼란 끝에 찾아온 이번 선거가 과연 방글라데시에 진정한 '민주주의의 봄'을 가져올지, 아니면 또 다른 정쟁의 시작이 될지 국제사회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