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중심 제조·유통 확산
성분·품질·안전기준 '깜깜이'
업계 "국제공조 등 대응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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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국회 K-뷰티 포럼'에서는 '전자상거래 기반 K뷰티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상표권 보호 과제'를 주제로 가품 유통 구조와 제도적 공백이 집중 논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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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신재하 에이피알 부사장은 "가품 문제는 단순한 상표권 침해를 넘어 소비자 안전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패션과 달리 화장품은 소비자들이 정품으로 믿고 구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에이피알도 매달 수천만원을 투입해 (중국) 현지 단속을 진행하고 있지만, 한국 기업이 해외 공안과 지속적으로 공조하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현재까지 적발 사례를 보면 가품 제조는 주로 중국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단속에 착수하더라도 조사에서 판매 차단까진 상당한 시차가 발생한다. 특정 국가를 중심으로 대응하면 유통 경로가 다른 신흥 시장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도 나타난다. 생산과 유통은 초국경적으로 이뤄지지만, 단속 권한은 국가 단위에 묶여 있는 구조적 비대칭이 한계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가품 확산의 배경으론 오픈마켓 구조가 지목된다. 오픈마켓에선 신규 셀러가 계정을 개설해 1~2주간 가품을 판매한 뒤 폐쇄하는 이른바 '치고 빠지기'식 영업이 용이하다는 것이다. 상세페이지도 본사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경우가 많아 소비자는 물론 플랫폼도 단기간에 진위를 가려내기 어렵다.
문제는 아모레퍼시픽 등 대기업과 달리, 최근 K뷰티 성장을 이끌고 있는 ODM·OEM 기반 중소·인디 브랜드는 대응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가품 대응 필요성은 인지하고 있더라도 정보·인력 측면에서 실행이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김경옥 대한화장품협회 글로벌협력실장은 "사전 예방 중심의 지원 강화가 필요하다"며 "선제적인 해외 상표 출원 지원, 초기 단계에서의 대응 가이드는 비용 대비 효과가 높고, 중소기업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영역"이라고 밝혔다.
중견 브랜드 아누아 운영사 더파운더즈도 가품 대응에 적잖은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 더파운더즈 관계자는 "11개국 주요 마켓플레이스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위조 상품을 실시간 탐지·신고하고, 현지 협력사를 통해 생산지를 추적·단속하고 있다"며 "세관 단계 차단과 사칭 사이트 도메인 압수 등 법적 대응도 병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러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에는 상당한 비용과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 더파운더즈 역시 내부 인력만으로 대응하기보다 외부 전문업체 '마크비전' 등과 협력해 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정부도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해외 인증·규제 대응 예산으로 175억원을 편성하고, 수출바우처 IP 보호 컨설팅 지원 한도도 15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지식재산처는 해외 IP센터 8개국 10개소를 통해 해외 진출 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분쟁 예방·온라인 위조상품 대응 등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행정적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품 유통에 대한 처벌 강도가 실질적으로 높아지지 않으면 불법 판매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 부사장은 "제조자들이 처벌받는 것과 달리, 유통 판매자들의 경우 상당수는 자신들의 행위를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지 않는 것 같다"며 형사 처벌을 포함한 처벌 수위 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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