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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구제법’ 줄잇는 잡음… 형사처벌 특례 갈등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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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미 기자

승인 : 2026. 02. 09. 17:58

사법리스크 완화에 형평성 논란 증폭
정부, 반복된 필수의료 인력이탈 방지
환자단체는 사망사고 공소제한 반발
'의료사고 상생구제법'을 둘러싸고 의료계 안팎에서 잡음이 이어지고 있다. 의료사고 상생구제법이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으로 지목된 '사법 리스크'를 완화해 현장 인력 이탈을 막을 수 있을지를 두고 형평성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특히 형사처벌 특례 허용 여부를 놓고 정부와 환자·시민단체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의료계에 따르면 한국백혈병환우회 등 총 9개 환자단체가 소속된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이날 기자 간담회를 열고 국회에 대표 발의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의 과도한 사법리스크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공소제기 불가 특례 신설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과 '환자안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의료사고 예방부터 사후 구제까지 전 과정을 제도권 안에서 관리하겠다는 구상을 담았다. 필수의료 분야에서 반복돼 온 분쟁과 인력 이탈을 동시에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핵심 쟁점은 필수의료행위 범위, 중대한 과실의 범위, 형의 감면 특례, 공소제기 불가 특례,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신설, 무과실 보상 확대 등이다.

핵심 쟁점은 형사처벌 특례다. 개정안은 필수의료 행위 중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 임의적 형 감면(1단계), 반의사불벌 특례의 중상해까지 확대(2단계),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 공소 제한(3단계)으로 이어지는 3단계 특례 구조를 설계했다. 특히 설명의무를 이행하고 책임보험에 가입했으며, 조정·중재를 통해 손해배상금이 전액 지급된 경우에는 사망 사고라도 공소를 제한할 수 있도록 했다.

의료계는 그동안 의료사고 발생 시 형사 고소와 소환 조사 자체가 부담을 느끼며 진료 공백과 인력 이탈로 이어져 왔다며 환영하는 분위기다.

반면 환자단체는 사망 의료사고까지 공소 제한 대상에 포함한 점을 '사회적 마지노선'을 넘은 조치라며 비판하고 있다. 이들은 의료는 본질적으로 공공성을 띠고, 진료비를 결정하는 수가 역시 국가가 정하는 구조인 만큼, 책임을 개인 의료진에게만 지우는 대신 국가가 직접 책임지는 공적 배상 체계를 먼저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수의료행위'의 범위도 문제다. 법률안에는 중증·소아·응급·분만·외상 등 국민 생명과 신체에 중대한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포함하도록 했고 응급환자 진료와 중증질환·심혈관·뇌혈관 등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이에 대해 안기종 환자단체 대표는 "필수의료 범위를 과도하게 넓히면 사실상 미용·성형을 제외한 대부분 의료행위가 특례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응급·외상·분만·중증소아로 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우선 신중하게 접근하는 분위기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의료 인력 확충, 수가 구조 개선, 공적 배상 체계 구축이 병행되지 않으면 법 하나로 필수 의료 이탈 현상을 막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11월 필수의료 의료진 배상보험료 지원 사업을 시작해 의료사고로 인한 고액 배상 위험을 대폭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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