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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돌봄과 복지를 책임지는 핵심 공공기관장 자리임에도, 보다 엄격한 도덕성 기준은 외면한 채 '경력'만 앞세운 결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를 사실상 추인한 전남도의회의 책임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김 지사는 9일 신미경 후보자를 제3대 전남사회서비스원장으로 공식 임명했다. 앞서 지난 3일 열린 전라남도의회 인사청문회에서는 후보자의 과거 음주운전 전력과 요양원 운영 당시 관리 부실 논란 등이 집중 제기됐지만, 도의회는 후보자의 화려한 경력과 현장 경험을 이유로 '적격' 의견서를 채택해 전남도에 전달했다.
전남사회서비스원장은 도민의 돌봄·복지 정책을 총괄하는 자리로, 어느 공공기관장보다 높은 수준의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기관의 특성상,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럼에도 음주운전이라는 중대한 도덕성 흠결을 가진 후보자에 대한 임명 강행은 도민 눈높이와는 한참 동떨어진 결정이라는 지적이 잇따른다.
인사청문회 과정 역시 형식적 검증에 그쳤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음주운전 전력과 의료폐기물 관리 부실, 조직 운영상의 문제점 등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후보자의 소명은 철저히 검증되지 않았고 청문회는 반나절 만에 급히 마무리됐다. 결국 인사청문회가 '거수기' 역할에 머물렀다는 자조 섞인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신 원장은 1994년 문수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로 사회복지 현장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31년간 노인복지 분야에서 활동해 온 현장 전문가다. 여수 진달래마을요양원 원장을 역임하며 어르신 중심 돌봄서비스를 운영해 왔다는 점은 분명한 경력이다. 의료 현장에서 출발해 이동복지, 무료급식, 주·야간 돌봄 등 생활 밀착형 사회서비스를 실천해 왔다는 점도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공공기관장의 자질은 단순한 경력만으로 평가될 수 없다. 특히 사회적 약자의 삶을 책임지는 기관 수장이라면, 그 어떤 자리보다 높은 도덕성과 책임 의식이 전제돼야 한다. 이번 임명은 이러한 원칙이 무너졌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다.
더욱 우려되는 대목은 조직 내부의 불협화음이다. 직원 간 갈등과 조직 운영의 안정성 문제를 신 원장이 과연 원만히 풀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사회서비스원은 현장의 신뢰 없이는 단 하루도 제대로 운영될 수 없는 조직이다.
전남도의 이번 결정은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전남도 인사 시스템 전반의 신뢰 문제로 직결된다.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된 도덕성 논란을 충분히 해소하지 않은 채 임명을 강행한 것은, 앞으로 이뤄질 공공기관 인사에서도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도민의 삶을 책임지는 공공기관일수록, 전문성 못지않게 엄격한 도덕성 기준과 철저한 검증 절차가 선행돼야 한다. 전남도와 전남도의회는 이번 논란을 결코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이것이 무너진다면, 공정한 인사와 도민 신뢰 회복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