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급 "극장·이통사 할인 거래 내역의 투명 공개 우선"
극장 "영업 비밀" 맞서…정부 개입과 상생 의지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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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문화가 있는 날'을 매달 마지막 수요일에서 매주 수요일로 변경하는 내용의 문화기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을 최근 입법 예고한 뒤 각 기관과 협의중이란 소식이 이달 초 전해지자, 영화계는 "민간 부담이 가중된다"는 이유로 일제히 부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이들 가운데 한국영화제작가협회와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배급사연대 등은 입법 예고 직후인 지난달 말 열린 '영화티켓의 할인제도 개선을 위한 국회 간담회'에 나와 "'티켓 가격 부풀리기' '할인 비용 떠넘기기' 등의 빌미를 제공하는 '깜깜이 정산'부터 사라져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배급사연대 등에 따르면 이른바 '깜깜이 정산'이란 극장이 배급사나 투자·제작사와 사전 협의 없이 이동통신사와 카드사 등에 티켓을 대량으로 할인 판매한 뒤, 정가·할인 내용·할인가 등 상세 부금 정산 내역을 배급사 등에 공개하지 않는 행위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티켓 가격의 인상에도 배급·투자·제작사에 돌아오는 돈은 오히려 줄어들고 있다는 게 '깜깜이 정산'의 폐해를 지적하는 의견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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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소속 추은혜 변호사는 "할인 내역 및 주체와 비용 분담 주체 등 핵심 정보가 빠진 현재의 영화 티켓 정산 방식으로 인해 배급사나 투자·제작사는 자신의 몫으로 돌아오는 부금(배급사가 분배받는 돈)이 어떻게 정산됐는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공정한 거래 질서가 유지되지 않는 이유"라며 "지난 2024년 9월부터 극장 3사 및 이동통신사 3사와 현안 해결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지지부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배급사를 비롯한 영화인들의 이 같은 주장에 극장 업계 1위인 CJ CGV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중이므로 구체적 입장을 말씀드리기 어렵다. 관련 논의에는 충실히 임하려 노력중"이라면서도 "영업과 관련된 아주 민감한 정보만 공개하지 않을 뿐 투명하게 정산중인데도, (우리가) 뭔가를 숨기거나 감추는 것 같은 느낌을 풍기는 '깜깜이 정산'이란 용어가 통용되고 있어 아쉽다"고 하소연했다. 또 롯데컬처웍스는 "정부 정책 시행 과정에서 극장 뿐만 아니라 영화 산업 전체의 위기 극복을 목표로 지속·상생·성장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되길 기대한다"고 반응했다.
대다수의 영화인들은 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과 더불어 양쪽의 자성 및 상생 의지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한다.
극장은 물론 투자·제작·배급 등 영화 상영의 모든 단계를 경험한 바 있는 한 영화인은 "요즘 10~30대 관객들 중 극장에서 제대로 돈 내고 영화 보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모두 할인 정책 때문"이라며 "극장이 일단 티켓 가격부터 올려놓고 할인 이벤트를 남발하다 보니 벌어진 폐단이지만, 양질의 콘텐츠 생산과 배급이 우선인 제작사와 배급사가 생존 위기의 이유를 자꾸 '깜깜이 정산' 탓으로 돌리는 것도 문제"라고 일침을 가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김지희 문화체육관광부 영상방송콘텐츠산업과장은 "상영관의 자율성이 어느 정도인지, 정산 내역을 어디까지 공개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며 "관련 입법과 정책적 해결도 좋지만, 이에 앞서 업계가 상생하는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