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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노조 “7시 개장, 시장 활성화 아닌 노동시간 연장”...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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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연 기자

승인 : 2026. 02. 0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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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갑 사무금융노조 수석부위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앞에서 열린 긴급 결의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박주연 기자
"가게 문만 오래 연다고 손님이 더 오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거래소의 거래시간 연장은 노동자의 건강권을 담보로 한 노동시간을 늘리는 결정일 뿐입니다."

김태갑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수석부위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정문 앞에서 열린 긴급 결의대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금융노조는 한국거래소가 기자간담회를 열고 주식 거래시간을 하루 12시간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은 '2026년 운영 계획'을 발표하자 이에 반발해 긴급 결의대회를 열었다.

한국거래소는 2027년 12월을 목표로 24시간 거래 체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일환으로 오는 6월 29일부터 12시간 거래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오전 7시부터 8시까지 프리마켓,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애프터마켓을 운영한다. 이 경우 대체거래소인 넥스트레이드(NXT)의 프리마켓 개장 시각(오전 8시)보다 1시간 앞서 장을 열게 된다.

그러나 노조는 거래소가 내세운 '글로벌 스탠더드'와 '서학개미 이탈 방지' 논리가 거래시간 연장의 실질적 효과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거래시간 연장이 마치 코스피 지수 상승의 전제 조건인 것처럼 제시되고 있는 점에 대해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김 수석부위원장은 "한국거래소가 거래시간을 연장해야 코스피가 6000, 7000까지 갈 수 있는 것처럼 설명하고 있지만 이는 과장된 주장"이라며 "과거 거래 시간을 연장했을 당시에도 일시적인 거래 증가에 그쳤을 뿐 시장의 질적 개선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개장 시간을 늘린다고 시장 활성화가 이뤄진다는 주장은 근거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노조 측은 특히 이번 조치가 오는 10월 출범 예정인 대체거래소(NXT)와의 경쟁 국면에서 한국거래소가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해 무리하게 꺼내 든 카드라고 보고 있다. 거래시간 연장이 투자자 보호나 시장 효율성보다는 기존 거래소의 경쟁력 방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주장이다.

현장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창욱 증권업종본부장은 "장 시작 전 준비 업무와 장 마감 후 정산 업무로 이미 저녁 8~9시 퇴근이 일상화된 상황에서 7시 개장은 사실상 노동시간의 구조적 확대를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번 거래시간 연장안이 노동자의 건강권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사안임에도 당사자들과의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부 증권사의 전산 준비가 미흡한 상황에서 거래소가 '준비가 안 된 곳은 추후 참여하면 된다'는 입장을 보인 점에 대해서도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무책임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충분한 협의 없는 일방적 추진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거래소는 거래시간 연장 강행을 멈추고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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