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오너 리스크 턴 남양유업, 국내외 분유사업 재정비 속도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2.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201010000196

글자크기

닫기

이창연 기자

승인 : 2026. 02. 01. 15:34

홍 전 회장 外 옛 오너일가 횡령 등에 유죄 판결
준법경영체제·내부통제 강화 등 지배구조 재정비
clip20260201150413
남양유업 본사./남양유업
남양유업이 발목을 잡았던 오너리스크를 털어내고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직 오너의 배임 사건에 대한 1심 실형 판결로 수백억원대 잠재 재무 부담이 해소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한앤컴퍼니 체제 전환 이후 5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비용 구조를 개선한 가운데 출생아 수 증가와 동남아 시장 확대를 발판으로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배임수재) 혐의로 기소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이 최근 1심에서 징역 3년의 실형과 추징금 약 43억원을 선고받았다. 이번 판결로 그간 남양유업이 떠안고 있던 약 700억원 규모의 재무적 부담이 해소될 전망이다.

앞서 홍 전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액 256억원 외에도 회사 측에 443억원 규모의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하며 경영권 교체 이후에도 재무적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회사는 과거 오너 일가 및 전 경영진에 의한 피해자"라며 "과거 리스크를 제도적으로 정리하는 주체"라고 말했다.

2024년 1월 홍 전 회장 등 대주주 일가 지분 전량을 한앤컴퍼니가 3100억원에 인수하며 남양유업은 오너 경영 체제와 결별했다. 이후 대표집행임원 체제를 도입하고 '준법경영 강화' '내부 통제 정비' '외부 감사 고도화' 등을 통해 지배구조 전반을 재정비해왔다. 경영 체제 전환 이후 가장 먼저 나타난 변화는 실적이다. 남양유업은 2024년 3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이후 지난해 3분기까지 5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23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35% 증가한 17억원을 기록했다. 외형 성장보단 내실 경영에 집중하며 판관비를 전년 대비 12% 절감하는 등 고강도 비용 구조 개선을 이뤄낸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선 비효율 사업 정리 등 체질 개선 과정에서 매출 규모가 다소 축소된 점을 지적하며 향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가 과제라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남양유업은 새로운 먹거리로 동남아시아 시장과 고기능성 제품군을 정조준하고 있다. 특히 '임페리얼XO'가 베트남과 캄보디아에서 프리미엄 분유로 입지를 굳히면서 해외 매출 비중을 키우고 있다. 이를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달엔 베트남 최대 유통 기업인 '푸타이 그룹'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 안정적인 현지 공급망을 확보했다. 향후 3년간 2000만 달러(약 290억원) 규모의 분유를 수출하는 대규모 계약이 포함했다. '맛있는우유GT' '초코에몽' 등 기존 주요 브랜드 외에도 건강 지향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동남아 시장의 소득 수준 향상과 중산층 증가에 따른 프리미엄 수요를 흡수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다. 저출산 기조 속에서도 지난해 1~11월 누적 출생아 수가 약 23만3708명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 이상 늘어났다. 17개월 연속 증가한 수치다. '아이 귀한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기능성 고급 분유를 찾는 부모들이 늘어난 점도 호재다. 실제 남양유업의 분유류 내수 매출은 2022년 1530억원에서 2024년 1630억원으로 꾸준히 늘고 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도 1219억원을 기록하며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유업계 한 관계자는 "오너 리스크 해소는 분명 긍정적이지만 국내 유업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든 만큼 해외와 고부가 제품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성장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며 "이번 판결 이후 실제 사업 성과로 연결되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창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